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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시론] 김정은에게 무슨 죄를 지었나요?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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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지난달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관련 남측이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개성공단 철거, 남북연락사무소 폐쇄, 9·19 군사합의 파기 등의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선 이후 북한은 일련의 만행을 저질렀다. 남북 간 모든 연락채널을 차단한 데 이어 6월16일에는 4·27 판문점 선언의 상징인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그런데 6월23일 여동생 뒤에서 두문불출했던 김정은 위원장이 갑자기 나타나 전례가 없던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대남 군사행동 보류를 결정했다. 김정은이 무슨 권한으로 우리를 향해 만행을 저지르고, 이를 보류한다는 말인가?

북한이 내세운 대남도발의 명분은 남측이 김정은에게 죄를 지었기에 그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것인데 과연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단 말인가? 그들 입장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죄는 다음 두 가지로 추정된다.

첫째, 최고 존엄인 김정은이 하지 말라는 행위를 한 죄다. 북한 정권이 인간쓰레기로 취급하는 탈북자를 감싸주고, 그들의 대북 전단살포 행위를 적극 막지 않으며, 한미연합연습 중단과 F-35 도입 등 군사력 강화도 금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대북 전단에서 최고 존엄을 비판해 그를 분노케 했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다. 둘째, 김정은이 하라고 명한 것을 하지 않은 죄다. 즉, 김정은이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대북제재 전선에서 이탈하여 민족 이익의 관점으로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개, 북한철도 및 도로 현대화 등 본격적인 대북지원을 하라 했는데 이 명을 지키지 않은 죄다. 북한에서 최고 존엄은 신(神)인데 신의 명령을 어겼으니 그들 입장에서 보면 죄가 성립된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거짓과 기만이다. 죄의 근원을 따진다면김정은과 북한 정권이다. 지금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고통은 전적으로 북한 지도자의 실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들은 대남적화목표 달성 여건을 조성하고 김씨 세습 독재정권을 공고히 하려고 핵·미사일 개발에 재원을 집중 투입했다. 이는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2016년 이후 강력한 대북제재를 불러왔다. 탈북민이 발생한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북한 정권이 그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고 모든 인간에게 주어지는 기본인권조차 허용하지 않았기에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해외를 떠돌아다녔고 그중 일부가 자유와 생존을 찾아 대한민국의 품에 안긴 것이다. 결국 모든 잘못은 김정은정권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은 최고 존엄이자 신이기에 오류나 실책은 있을 수 없다. 누군가 희생양이 필요하다. 바로 그 대상을 남한으로 겨냥하고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 한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를 향해 갑질을 한 것이다. 김정은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 정부와 국민을 향해 갑질을 해대며, 감히 우리를 죄인 취급하는 것인가?

이번 북한의 만행으로 김정은이 2년 전 남북관계 발전, 비핵화 운운한 것은 모두 위장 평화공세임이 입증된 셈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세 차례나 하고 공동선언에 합의한다고 평화가 오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약속이라도 지키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북한의 잘못된 언동을 바로잡지 않는 한 우리가 바라는 평화나 남북관계 발전은 꿈에 불과하다. 모든 문제해결의 열쇠는 김정은이 쥐고 있다. 핵을 내려놓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그래야 제재도 풀리고 남북 간 교류협력도 가능하다. 무모한 도발과 만행으로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분명히 깨닫도록 만들어야 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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