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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일편(一師一便)] 마스크로도 가리지 못하는 '미소 백신'

2020-07-06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상황은 잠시일 뿐 지나갈 것이라고 여기며 힘든 마음을 겨우 누르며 버텼을 것입니다. 하지만 날이 더워질수록 마스크 착용 및 방역 지침 준수와 관련하여 학생들과 마찰을 빚기도 하고 더 예민해지는 관계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곧 인내의 한계치를 경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한숨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하루는 학생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제일 힘든 게 무엇이냐고요. 내신 관리와 진학 준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할 거라 생각했는데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것, 상대에 대한 불신과 단절'이 가장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상황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온라인 수업 방식에 적응하다가 학년별로 다른 등교 시간과 들쑥날쑥한 등교 일자를 지켜서 등교를 하고, 친구와 사회적 거리 유지하기, 칸막이 칸 안에서 말없이 혼자서 밥을 먹는 것 등 방역 지침을 바탕으로 하는 수많은 규제 사항과 수시로 변경된 많은 일정들을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아이들을 지키겠다고 제1순위에 방역 지침을 놓고 지도했지만 그들의 긴장되고 힘든 마음을 들어주지는 못했습니다. 뒤늦게 학생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목소리는 예전보다 훨씬 크고 건강하게 들렸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도 학교 오기 싫다!"라고 외치자 마스크 쓴 얼굴 위로 반달눈의 미소들이 킥킥거리는 소리와 함께 교실을 가득 채웠습니다. 저도 아이들과 크게 한 번 웃고 나니 이후 아이들을 마주하는 게 아주 편해졌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코로나 전염 상황보다 더 무서운 상황에 처해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럴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너'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소통함으로써 불안과 단절감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겁니다. 소통을 위해서 먼저 미소 짓는 연습을 해 보세요. 마스크를 껴도 가리지 못하는 그 '미소'로 나와 너, 우리의 삶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워 봅시다. 그럼, 지금 당장, 씨-익 하고 우리를 지키는 백신의 미소를 환하게 지어보길 바랍니다. 김묘연<대구과학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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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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