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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사법당국과 대한체육회 안이한 대응...최 선수 극단적 선택

2020-07-03

경주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 지난달 26일 자살
경주시체육회 2일 인사위원회 열어 감독 직무정지로 배제키로
감독과 선배선수 수사와 재판결과 따라 후속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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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경주시 황성동 경주시체육회 사무실에서 여준기 회장이 고(故) 최숙현 선수의 자살과 관련한 인사위원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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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경주시 황성동 경주시체육회 회의실에서 고(故) 최숙현 선수의 자살에 대해 경주시체육회 인사위원회가 열린 가운데 여준기 회장(왼쪽)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운동부 감독인 A씨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A씨는 숨진 최 선수의 전 소속팀 감독으로 최 선수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 고(故) 최숙현(여·23) 선수가 지도자와 선배들의 가혹행위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법당국과 대한체육회의 안이한 대응이 선수의 목숨을 끊게 했다는 지적이다.

숨진 최 선수는 지난 2월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 등을 고소했고 4월에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폭력 행위를 알렸으나 별도의 조치가 없자 지난달 26일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경주시체육회도 사건이 불거지자 2일 오후 경주시 담당국장·과장·시의원 등이 참석해 인사위원회를 열고 감독을 직무에서 배제키로 했다.
체육회는 수사가 진행 중이고 앞으로 재판까지 남은 만큼 직무정지로 감독이 선수단 활동에서 빼기로 했다.

최 선수를 폭행한 의혹을 받는 선수 2명은 폭행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해 당장 징계하지는 않기로 했다.

다만 경주시와 시체육회는 검찰 수사 결과와 재판 결과 등에 따라 감독과 선수에게 후속 조치를 할 계획이다.

폭행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팀닥터의 선수 폭행 건은 추가조사 후 고발조치할 계획이다.
팀닥터는 선수단이 전지훈련 등을 할 때 임시 고용한 물리치료사로 알려졌다.

최 선수가 활동한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은 경주시 직장운동경기부 소속으로 경주시체육회가 시 보조금을 받아 관리해 왔다.

국가대표·청소년 대표를 지낸 최 선수는 2017·2019년에 경주시청 소속으로 활동하다가 올해 다른 팀으로 옮겼다.

그는 지난 2월 “훈련 중 가혹행위가 이어졌다”며 경주시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팀닥터, 선배 2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경주시청 팀원들과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 정도의 빵을 먹게 한 행위, 복숭아 1개를 먹고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한 사례, 체중 조절에 실패하면 3일 동안 굶게 한 사례, 슬리퍼로 뺨을 때린 행위 등의 피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고소장과 대한체육회 징계신청서에 선배의 폭력에 관해 썼다.
고인은 “감독이 ‘살고 싶으면 선배에게 가서 빌어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며 “결국 나는 살기 위해 선배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지난 5월 29일 감독에게 아동복지법 위반과 강요·사기·폭행 혐의를, 팀닥터와 선배 선수 2명에게 폭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0시 27분쯤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 줘”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남긴 채 세상을 등졌다.

최 선수가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감독과 선배들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스포츠 인권 강화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최윤희 문체부 2차관에게 전반적인 스포츠 인권 문제를 챙기라고 지시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폭력을 신고한 날이 4월 8일이었는데도 제대로 조치되지 않아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난 것은 정말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스포츠 인권과 관련한 일이 재발하지 않게 철저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시했다.

최 선수의 지인들은 가해자들의 엄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글·사진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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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욱 기자

경주 담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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