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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스토리텔링 2020] 포항 12경 둘레 맛 기행<12> 정성 가득한 음식으로 승부하는 '춘애밥집'

2020-08-03

조미료 안쓰고 저염식 조리…소불고기·소찌개·제육볶음 깔끔하고 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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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정돈된 춘애밥집 내부 모습. 메인 공간 외에도 4개의 방이 따로 준비돼 있다.

경북도 수목원과 인접한 포항 청하에는 유독 식육식당이 많다.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식사를 하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들로 제법 북적인다. 대부분의 식당에선 구이류보다 두루치기와 소찌개 등이 인기다.

식당이 몰려 있는 시장에서 조금 떨어진 청하중학교 인근에도 소찌개 등을 취급하는 곳이 있다. 상호는 춘애밥집. 박현복 대표가 어머니 이름을 내걸고 장사를 한다. 그만큼 요리에 대한 책임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건물 외관이 조금 특이하다. 어두운 갈색톤의 목조 건물이다. 박 대표가 친환경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어 건축자재를 나무로 선택했다고 한다. 널찍한 주차장에는 보랏빛 맥문동과 붉은 배롱나무꽃이 방문객을 반긴다.

식당 내부는 아늑하다. 하얀색 벽과 천장이 깔끔한 인상을 준다. 천장이 꽤 높아 개방감도 있다.

벽면 곳곳에는 배원복 화백의 작품이 걸려 있다. 배 화백은 포항 1세대 미술가로 지역 화단의 기둥 같은 존재다. 박 대표는 배 화백과의 인연으로 여러 작품을 소장하게 됐다.

박 대표는 5년 전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취미가 업이 된 경우다. 경주에서 십수 년간 택배사업을 하던 그는 고향인 청하에서 음식점을 차리는 게 꿈이었다. 학원을 다니며 정식으로 요리를 배우고, 시간이 날 때마다 전국의 유명한 맛집을 찾아다녔다. 춘애밥집은 박 대표의 오랜 소망이 결실을 이룬 공간이다.

박 대표가 요리를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청결이다. 요리하는 시간보다 청소하는 시간이 더 많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일요일 영업을 하지 않는 것도 휴식 겸 청소를 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노력으로 춘애밥집은 포항시 '모범음식점'과 '깨끗한 식당'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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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불고기와 함께 나오는 기본 반찬. 조미료를 쓰지않고 소금 사용도 줄여 음식 대부분이 담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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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와 파, 부추 등 각종 채소가 들어간 제육볶음.

차림상도 정갈하다. 음식 맛은 전체적으로 담백하면서 깔끔하다. 조미료를 쓰지 않는 데다 저염식으로 조리하기 때문이다. 요리를 대하는 박 대표의 신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곁들여 나오는 반찬에도 정성이 듬뿍 담겼다. 식전 음식인 호박죽은 입자가 매우 곱다. 죽이 아닌 스프를 먹는 기분이다. 감자샐러드 위에 뿌려진 계란 노른자도 입자가 균일하다. 개운한 맛의 물김치는 비트를 활용해 색감까지 살렸다. 오이무침과 멸치볶음에서도 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진다. 맛을 위한 수고스러움이 음식 곳곳에 배어 있다.

소불고기는 조금 슴슴하다. 양념 자체 간이 세지 않다. 담백한 맛을 즐긴다면 만족감이 꽤 높을 듯하다. 제육볶음도 기대 이상이다. 돼지고기와 부추·양파 등 채소류가 잘 어우러져 감칠맛을 낸다. 맵지도 짜지도 않다.

소찌개 역시 자극적이지 않다. 대신 소고기의 깊은 맛이 우러난다. 이곳에선 추가 밥을 무료로 제공한다. 넉넉한 인심까지 갖췄다. 후식으론 직접 만든 약밥과 식혜가 제공된다. 박 대표의 어머니가 만든 수제 막걸리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

박 대표는 앞으로 5년만 더 식당을 운영할 계획이다. 처음 식당 문을 열었을 때 10년간 운영한 뒤 카페로 업종을 전환하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경북도 수목원 근처 깔끔하면서 가성비 좋은 식당을 찾는다면 이곳을 기억하자.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 포항시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청하로151번길 16. 운영시간 월~토요일 오전 11시~저녁 8시. 매주 일요일 휴무.

▶김동석 영남대 겸임교수의 한줄평: 정성 가득 건강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 서비스 공간은 물론 주방과 화장실 등 식당 전체의 청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느낄 수 있다. 가격 대비 음식 맛도 훌륭함.

▶평점(5점 만점) : 맛 ★★★★ 가성비 ★★★★★ 분위기 ★★★★ 서비스 ★★★★★ 위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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