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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대학 다니다 입학해 포스코 합격…현장서 바로 쓸 수 있는 진짜 기술 배워"

2020-08-11

■ 한국폴리텍Ⅵ대학 대구캠퍼스 졸업 유승씨

유승씨

"저도 대학 간판이 마치 저 자신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폴리텍Ⅵ대학 대구캠퍼스 메카트로닉스과 졸업생 유승(29)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 2월 한국폴리텍Ⅵ대학 대구캠퍼스를 졸업했다. 2학년이던 2019년 하반기 포스코 공채에 최종 합격해 현재는 입사 대기 중이다. 8주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신입사원 합숙 교육이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된 탓이다. 포스코에 최종합격한 뒤 결혼식을 올렸고, 지금은 달콤한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그가 한국폴리텍대학 대구캠퍼스에 입학하기까지의 과정은 독특하다. 사실 그는 모스크바 국립공과대학교(바우만 공대)에서 의료기계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러시아로 건너갔고, 1년간 그곳의 언어와 문화를 배웠다고 했다. 그렇게 입학한 모스크바 공대에서 3학년을 마친 후 입대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군 복무 기간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남기로 한 것이다.

"모스크바국립공대에서 공부할 때는 실제 현장에서 쓰이는 기술들을 배웠습니다. 그 부분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고, 한국에서도 사회에 나가서도 활용할 수 있는 진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대학을 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습니다. 결심하고 나서부터는 쉬웠어요. 휴가 때마다 고향과 가까운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의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들을 하나하나 직접 찾아다녔고, 그러던 중 한국폴리텍대학 대구캠퍼스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학과장님께서는 오랜 시간 제 진로에 대한 고민을 상담해주셨고, 흔쾌히 학과 실습실을 일일이 소개해주셨습니다. 때마침 졸업 작품 준비에 한창이던 학생들과 지도하고 계시는 교수님들 모습을 보고 마음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18학번 신입생으로 한국폴리텍대학 대구캠퍼스 메카트로닉스과에 입학했습니다. 입학하던 날은 제대한 지 사흘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27세 늦깎이 신입생으로 입학했던 그는 학과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의 2년 평균 학점은 4.5. 학교 생활에 충실하고 전공 공부에 집중한 것이 꿈의 대기업 포스코에 입사하는 비결인지 물었더니 그는 대외활동도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기능사 자격증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특성화고를 졸업한 친구들, 동생들은 서너 개씩 가지고 있더라고요. 늦었지만 기능사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결국 2학년 때 산업안전산업기사를 취득했습니다. 방학 때는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학과 친구들과 UCC 제작 경진대회나 현대경제연구원이 주최하는 유라시아 청년 아카데미 참가 등 대외 활동도 했습니다.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으로 선발돼 우즈베키스탄으로 해외 봉사도 다녀왔습니다. 무엇이든 도전해보고 또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임했습니다. 그런 다양한 경험들을 자기소개서, 인성 면접에서 녹여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폴리텍에 와서 공부하면서 자신감이 부족한 동생들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대학은 새로운 학문을 배우는 곳이고, 새롭게 배운 것을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후배들에게 '나는 할 수 있다. 조금만 더 해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교수님들을 잘 활용하라는 말도 전하고 싶습니다. 폴리텍 교수님들께서는 전공지식에 대한 가르침은 물론이고 공학도로서 방향성을 잃지 말라며 채찍질해 주셨습니다. 수업 외 시간에도 언제든지 궁금한 것이 있으면 교수님께 달려갔고, 밤낮없이 지도해 주신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대학 정문에는 '기술을 빚다'라는 문구가 크게 걸려 있습니다. 후배들도 도전정신을 갖고 기술을 빚는다는 마음으로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 믿습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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