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내려앉은 산에 바람 부니…훤히 드러낸 정상 그저 감탄만
전망바위에서 본 금성산 정상. |
금성산을 한 바퀴 돌아내려오는 코스를 잡고 율정마을 부근 공터에 차를 세우고 버스정류장과 팔각정이 있는 마을 입구에 들어선다. 150m쯤 마을 사이로 난 길을 오르면 오른쪽에 희양2구 율정동 마을회관을 지난다. 70m쯤 더 지나면 포장길은 왼쪽으로 휘어지고 그 오른쪽에 주택과 창고 사이로 경운기가 지날 정도의 좁은 길이 나 있는데 '금성산 1.7㎞'로 적은 이정표가 서 있다. 평소 같으면 절벽을 이룬 금성산 정상부가 훤히 보이는 위치지만 한차례 소나기 예보가 있던 터라 잔뜩 흐린 하늘과 구름이 걸려있어 전혀 보이질 않는다.
평소엔 율정마을서 훤히 보일 정상
흐린 하늘·구름에 가려져 궁금증만
능선 오르면 정상까지 이어진 바윗길
넓은 바위 2단으로 된 금성산 정상부
안부 삼거리 일대의 참나무 군락. |
금성산 정상의 바위구멍. |
북소리 내는 북바위, 절구처럼 파여
합천댐 내려다보이고 북쪽엔 악견산
절벽 가운데 '금반현화' 불리는 반석
곽재우 장군 이야기 얽힌 바위구멍도
대원사에서 마주보이는 악견산. |
정상에서 바위구멍을 통해 산불감시초소로 내려선다. 이 바위는 임진왜란 때 왜적이 장기전을 기하자 선비들이 의병을 모아 악견산과 줄을 매어 붉은 옷을 입힌 허수아비를 띄워 달밤에 줄을 당기니, 흡사 신이 하늘에서 내려와 다니는 것 같았다. 이것을 본 왜적은 곽재우 장군이 왜적을 전멸시킬 것이라며 겁에 질려 도망쳤다는 전설이 있는 바위구멍이다.
최원식 대구시산악연맹 이사·대구등산아카데미 강사 |
철계단을 되돌아 내려와 정상석이 있는 정면으로 길을 잡는다. 평탄한 길이 이어지다가 급경사를 이룬다. 율정마을에서 올랐던 길과 비슷한 경사지만 계단과 밧줄을 설치한 구간이 많아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다. 경사지에 간혹 한국특산종인 노각나무가 자라고 있고, 15분 가까이 내려서니 '대원사 1.3㎞' 이정표를 지나면서부터는 다소 완만해진다. 길이 편해지자 작은 물길을 만나면 세수도 하고 여유가 생긴다. 대원사가 가까워지자 낙엽송이 자라는 길을 지나면서 길이 넓어지며 어두컴컴하던 숲에서 나와 정면의 악견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원사를 한 바퀴 둘러보고 내려서면 금성산 등산안내도가 세워진 도로를 만나게 된다. 도로를 따라 약 1㎞쯤 걸어야 오전에 올랐던 율정마을 입구가 나온다. 준비해간 물은 다 마셨고, 빈 물병에서 달그락거리는 얼음소리에 장단을 맞추며 걷는데 후배가 한마디 한다. "형님 이따 앞산에 야간산행 안 가실래요." 아무 대답 없이 묵묵히 걷기만 했다.
대구시산악연맹 이사·대구등산아카데미 강사 apeloil@hanmail.net
☞산행길잡이
율정마을 -(7분)- 밤 밭 -(30분)- 금성산 0.7㎞ 지점 -(20분)- 안부 삼거리 -(25분)- 금성산 -(25분)- 대원사 1.3㎞ 지점 -(50분)- 대원사 -(15분)- 율정마을
경남 합천군 대병면에 속한 금성산, 악견산, 황매산을 일컬어 대병삼산으로 부르며 정상부는 모두 바위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옹골차기로 꼽는다면 단연 금성산이다. 코로나 사태로 단체산행이 어려워지자 개인 산행 위주로 산행을 즐기는 꾼들에게는 제격인 산이다. 소개한 코스를 한 바퀴 돌아내려오면 약 4.7㎞로 비교적 짧은 코스지만 경사가 심해 3시간30분 정도 넉넉히 잡아야 한다.
☞교통
광주대구고속도로 고령IC를 빠져나와 좌회전으로 삼거리 회전교차로까지 간 다음 합천·고령 방향의 33번 국도로 진주 방향으로 합천읍까지 간다. 남정교차로에서 합천호 이정표를 따라 조정지댐과 영상테마파크를 지나 용문2교를 건넌다. 약 3㎞를 더 가면 합천댐 물문화관을 지나 약 1.5㎞를 더 가면 율정마을 입구가 나온다.
☞내비게이션: 경남 합천군 대병면 합천호수로 44(율정마을 입구 팔각정)
☞볼거리
-임란창의기념관
합천댐 바로 아래에 있는 임란 창의기념관에는 임진왜란 당시 상황도와 그 당시에 사용된 화살과 칼, 갑옷, 창이 전시되어 있다. 임진왜란 때 전국 의병의 실제적 효시가 된 합천의병사(史)와 내암 정인홍 선생 및 남명학파의 숭고한 구국정신과 장렬히 산화한 선현들의 정신을 기리고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영상테마파크
합천댐과 조정지댐 사이에 있는 영상테마파크는 2004년도에 건립한 1920~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국내 최고의 특화된 시대물 오픈세트장으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인천상륙작전, 드라마 각시탈 등 수많은 작품을 남긴 촬영세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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