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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대한민국 산업화의 동반자 한국폴리텍 대학] <5·끝> 이권희 한국폴리텍Ⅵ대학 학장 인터뷰

2020-09-08

"지역과 상생하는 인재 양성 목표…직업교육 변화 이끌어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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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희 한국폴리텍Ⅵ대학 학장이 학교혁신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04년 대구에서 처음으로 문화를 통한 도심재생 컨설팅 회사를 설립·운영했던 이권희(57) 한국폴리텍VI대학 학장. 대구 중구 수창동에 있는 대구예술발전소의 산파역을 비롯해 그의 손을 거쳐간 문화적 마인드를 접목한 도심재생 프로젝트가 여럿 있다. 경북대에서 도시 행정학 석·박사학위를 취득, 논문 주제인 도심재생을 화두로 삶의 철학을 쌓아가고 있다. 대학 경영 비전전략에 녹아 있는 핵심가치 또한 삶의 철학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는 "도심재생의 궁극적 목적이 공동체 회복에 있듯, 지역마다 있는 대학은 그 지역의 혁신과 공동체 형성의 주체로서 독특한 위치에 있다"라며 "대학은 필요한 인재양성 외에도 사회를 잇는 느슨한 형태의 가교역할을 통해 지역사회 공동체 회복의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곳곳 산재한 학교 캠퍼스 장점
네트워크 강화로 지역혁신 주도

학습자 중심의 교육공간 제공
대학 넘어 사회 직접 만나게 해
협력적이고 현장감 있는 교육

변화에 맞춘 발빠른 학과 개편
학생능력·기업경쟁력 함께 높여

▶취임한 지 3년째다.

"우리 대학이 그동안 지역 사회와 함께 이룬 사회안전망 역할을 존중한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다. 제가 이 대학에 온 후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자문자답하는 과정에서 우리 대학 구성원들에게 줄기차게 제안하고 있는 것이 있다. 분업을 통한 협력(Cooperation)보다는 협업을 통한 협력(Collaboration) 문화를 통해 정량적 목표 달성과 함께 정성적 경쟁력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그 첫걸음으로 대학 내 협력문화가 반드시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제를 옳게 제기하고 진단하면 그 문제의 반 이상이 해결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을 좋아한다. 빅토르 위고가 말한 것처럼 '당장 땅을 갈면 땅이 아플 것이고 꽃이 피고 열매 맺는 것 또한 한참 후의 일'일 수 있지만 동참해 줄 것을 주문했다. 내 생각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시간이 짧을수록, 그리고 공적 이익을 통해 사적 이익을 극복할 수 있을 때 협력적 행동과 협력의 에너지가 증가하게 된다고 믿고 있다. 큰 틀에서 세 가지 메시지를 통해 협력의 에너지를 불어넣고자 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우선 교양과정 수업의 혁신이다. 토론식 인문학 강의, 석학 초청 세미나, 지역사회 체험활동 등 3단계에 걸친 프로그램을 도입해 교육자(공급자) 중심에서 학습자(수요자) 중심의 창의적 교육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P-MAP: Polytech Mentor & Mentee Assistant Program)은 막 대학 생활에 첫발을 뗀 신입생들의 창의성과 사회성 및 사회관계 지능 향상 등 교양 교육의 방향을 확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캠퍼스 안에서만 이루어지던 직업 교육의 지평을 확장해 때로는 머리로, 때로는 가슴으로, 때로는 발로 학생들이 지역사회의 구성원들과 함께 만나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통해 즐겁고 긍정적 경험을 쌓게 한 것이다."

▶한국폴리텍대학의 존재 가치를 많이 강조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대학의 브랜드 가치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는 캠퍼스는 우리 대학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한국폴리텍VI대학 본부대학이 있는 대구 캠퍼스를 비롯해 달성, 구미, 포항, 영주, 영남융합(옛 섬유패션), 영천로봇(2021년 개교-내년 본부 직할로 소속 변경) 등 7개 캠퍼스 간의 유대관계를 촘촘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대학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최우선 과제라고 진단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사회적 자본의 축적이 필요함을 인식, 사회적 자본의 핵심 지표로 인용되는 네트워킹 강화를 구체화해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로서의 이미지를 축적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5월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에서 주최한 직업교육 혁신포럼에 우리 대학의 교육 현장을 소개, 지역사회와 함께해온 저력이 곧 직업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는 바탕이 된다는 믿음을 심어줬다."

▶기술인재 육성에도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다.

"창의인재 양성의 기초 다지기라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 인재는 기술능력 외에도 복합적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과 환경은 우리 대학 대구캠퍼스에 신설, 내년부터 운영하는 인공지능(AI엔지니어링)학과의 의미와 기대를 갖게 한다. 인공지능 관련 인력 양성은 지역 전문대 가운데 처음으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학생·교직원을 넘어 지역사회 구성원에게도 높은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인공지능의 바탕 기술이 되는 응용 소프트웨어 교육으로 프레임워크의 활용이 가능한 초·중급 실무 위주의 엔지니어를 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학과는 기존의 개념을 훨씬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술인력 양성이 시작되는 신호탄으로도 작용해 신기술을 선도하는 대학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책 특수대학 운영에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책을 결정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학교 행정 전반에 걸쳐 경영적 측면을 접목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들어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유치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 대학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학생이 필요로 할 때 찾는 대학으로서 역할과 자리매김을 통해 공익성을 도모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산업 수요에 맞춘 기술인재를 양성, 맞춤형 일자리를 찾아내는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수익성을 도모하고자 한다. 공익성과 수익성을 병행한 경영 방침은 책무성이 저하되고 실적에만 매몰되는 환경에서 벗어나게 하며, 결과적으로는 대학 구성원들에게 자긍심을 북돋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학 내 대다수의 딜레마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모두가 협력하면 좋은 결과가 예상되는데도 서로 갈등하면서 결국 가장 나쁜 대안을 선택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대학과 지역사회 그리고 기업과 연계하기 위한 다양한 협업이 필요하다. 상생 전략은.

"대학 내 각종 최첨단 실험·실습기자재를 활용한 현장감 있는 교육훈련을 통해 긴밀한 산학협력 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 지역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춰 발빠르게 학과를 개편하고 대학을 재편하는 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이 기업과 연계해 진행하고 있는 향상 훈련의 목표는 수요자의 능력 향상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연간 4만5천여 명에 이르는 교육생을 배출하고 있으며, VI대학의 경우 대구경북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6개 캠퍼스에서 연간 4천200여명(2019년)을 교육 훈련하고 있다."

▶최근 영남융합기술캠퍼스의 VI대학 편입과 영천 로봇캠퍼스의 개교에 대한 한국폴리텍VI대학 수장으로서의 견해는.

"대학마다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학과의 개편과 함께 캠퍼스 재편은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영남융합기술캠퍼스는 전신인 섬유패션캠퍼스를 기반으로 대구경북지역 산업구조 변화에 맞춰 신기술과 IT 중심으로 기술적 체질 개선을 이뤘다. 또 지역 성장동력 재편에 발빠르게 대응해온 폴리텍대학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 첨단기술 교육중심으로 바꿔 지역산업 인력수요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선도 기술캠퍼스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7월 교육부로부터 개교 승인을 받은 영천 로봇캠퍼스는 영천지역 최초의 대학(2년제 학위과정)으로, 지역사회의 열의에 힘입어 차별화된 로봇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요람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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