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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홍경임 (대구 수성구의회 의원)...행복의 변화

2020-09-21
홍경임
홍경임 대구 수성구의회 의원


얼마 전 어느 아빠와 딸의 대화 내용이다. 딸 "아빠 BTS 콘서트 한다는데 가고 싶어" 아빠 "전교에서 1등 하면 BTS 콘서트 뿐만 아니라 휴대폰도 새로 사 줄게" 딸 "헐~" 대화는 여기서 뚝 끝나 버렸다. 그런데 딸은 계속 핸드폰을 보고 친구들과 톡을 하고 엄마에게 BTS 이야기를 한다. 아빠의 "공부해라"라는 큰 소리가 들린다. 아빠는 딸에게 계속 자신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하는 중이다.


그 때 문득 나는 이 대화를 들으면서 1989년 7월 29일 개봉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최상위권의 성적을 자랑하던 여학생이 남학생과 어울리면서 성적이 떨어지자 부모님의 차가운 눈초리를 받다가 결국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한 슬픈 이야기이다. 영화에서 보면 가장 큰 문제였던 것이 부모자식 간의 소통부재였다. 


요즘 청소년 관련 각종 통계지표에서는 성적이나 진학, 진로 문제가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조사되고 있다고 한다.


2020년도 통계청과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8년째 청소년 사망 1위는 자살이며 중·고등학생 중 2주 내내 슬픔이나 절망감 등 우울감을 느낀 비율이 28.2%에 달하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비율이 높고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게 나온다고 한다. 학년별로는 고등학생 29.4% 중학생 26.9%, 성별로는 여학생 34.6% 남학생 22.2%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을 꼽고 있는데 가난하고 어렵던 후진국 시대를 넘어 선진국에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현실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매우 서글픈 일이다.


몇 년 전 청소년 폭력과 자살 문제로 큰 사회이슈가 되고 온 나라가 시끄럽고 뒤숭숭하기도 했었다. 정부와 교육계, 청소년단체 및 각종 유관기관, 학부모, 청소년 모두의 노력으로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 주변의 사각지대는 여전히 문제점들이 존재하며 특히나 자살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다.


이러한 현실을 만든 것은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우리의 미래 청소년들이 한 명의 낙오자가 없이 보다 행복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각자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한번 반성하고 다 같이 노력했으면 한다.


연예인을 좋아한다고 폰을 만진다고 게임을 한다고 공부를 못하는 건 아니며 공부를 못한다고 행복하지 않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분명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코로나 속 BTS 덕분에 힘이 나고 대구 출신 소속원이 있어서 더 자랑스럽다는 기사를 봤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우리들 세대보다 더 뜨겁게 연예인들을 보면서 매스컴을 통해 꿈과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그들을 통해 더 넓은 세계를 보고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대구 시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고, 또한 그 속에서 또 다른 창의적인 생각과 아이디어로 자신들의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우리 어른들이 가만히 기다려 주지 않는 조바심으로 인해 그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무조건적 수용적 대화의 자세가 우리 어른들에게는 필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진심을 담아 진솔하게 대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행복한 청소년이 행복과 사랑의 맛을 느낄 때 그들이 어른 되어 또 다른 행복과 사랑의 씨앗을 싹 틔울 수 있다고 본다.


세상에 공짜 없고,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진심을 다해 섬기는 언어로 온 힘을 다해 행복한 대화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
홍경임 <대구 수성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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