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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임식 소방위(대구서부소방서)...코로나19만큼 주의해야 할 벌쏘임

2020-09-22
최임식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계절이다. '코로나19'라는 불청객만 아니었다면 마음 놓고 가족 또는 친구들과 나들이를 하며 맑은 날씨를 즐기고 있을 때지만 감염우려로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


코로나19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현재 우리를 위협하고 있지만 추석을 앞둔 이시기에 벌 쏘임 사고는 전염병만큼이나 주의해야 한다. 소방청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최근 3년간 벌에 쏘여 사망한 사람은 31명으로, 2017년 12명, 2018년 10명, 지난해 9명으로 그중 26명이 7∼9월에 사망했다. 올해도 현재까지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3년간 벌 쏘임 사고로 119구급대가 이송한 환자는 총 1만6천751명으로 2017년 7천552명, 2018년 6천118명, 지난해 3천81명으로 3년간 평균 5천584명을 이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7월~9월이 1만2천683명으로 전체의 75.7%를 차지했다. 특히 9월 벌 쏘임 환자가 1천555명(27.8%)으로 가장 많다. 벌초 및 성묘로 인한 야외활동이 그 원인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에 소방청은 벌 쏘임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올해 여름부터 '벌 쏘임 사고 주의 예보제'를 운영하고 지난달 13일 '주의보'를 처음 발령한데 이어, 지난 4일 부터는 '경보'로 상향 발령하고 있다. 가장 위험한 말벌의 경우 8월 중순에서 10월 중순 사이가 가장 활발한 활동시기로 벌 쏘임 사고 빈도가 가장 높다. 따라서 9월 벌초 및 성묘, 기상여건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벌 쏘임 사고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소방안전본부와 서부소방서는 벌 쏘임 사고에 대비해 언제든지 출동할 태세를 갖췄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6천16건, 올해는 7월말까지 1천834건의 벌집제거 출동을 실시했으며, 벌 쏘임으로 인한 구급출동은 최근 5년간 987건으로 연평균 197건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8월까지 약 90여건의 벌 쏘임으로 인한 구급출동을 했다. 


벌에 쏘였을 때는 신속하게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를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하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말벌에 쏘였을 경우에는 즉시 119신고 후 병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말벌의 독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강해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과민성 쇼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벌독에 의한 사망시간은 79%가 벌 쏘임 후 1시간 이내 사망한다.


이처럼 위험한 말벌을 맞닥뜨렸을 때 대처방법을 알아야 한다. 의도치 않게 벌집을 건드려 벌이 공격해올 때는 자세를 낮춰 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그곳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2016년 말벌 공격성향에 대한 실험을 한 결과 벌집을 건드린 후 자세를 낮추고 있으면 검은 머리부분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벌집과 접촉했을 때는 머리 부위를 감싸고 신속하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피하는 게 가장 좋다. 빠르게 20m정도를 뛰어가면 대부분의 벌들이 벌집으로 복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말벌은 어두운 색에 공격성향을 띄기 때문에 야외활동 시 밝은색 계열의 옷과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긴 팔·긴바지를 착용해야 벌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 벌을 유인할 수 있는 향이 진한 화장품이나 향수, 단맛이 나는 탄산음료는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벌초할 때는 말벌집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면 바로 들어가지 말고 5∼10분 동안 주변을 둘러보며 움직임을 확인해야 한다. 또 작은 구멍 앞에 흙덩이가 쌓여있는 경우 장수말벌 집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지금, 이번 추석에는 벌초대행을 이용하거나 성묘를 조금 미루는 게 좋을 듯하다.
최임식 소방위(대구서부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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