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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디스펜스 설치를 통한 쓰레기 제로운동 벌이는 로컬푸드 직매장 '농부장터;

2020-11-04
농부장터3
대구 북구에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 농부장터를 찾은 한 고객이 곡물디스펜스에서 미리 준비한 주머니를 이용해 곡물을 담고 있다. 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이용, 쓰레기를 줄이려는 '제로웨이스트'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곳에서는 비닐 등 대신 미리 준비한 주머니를 활용하고 있다.


긴 장마와 잦은 태풍이 이상고온에 의한 기후위기라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이러한 가운데 일상생활 속에서 쓰레기를 줄이고자 하는 움직임이 최근 주부들 사이에 일고 있다.

'겹겹이 싸인 비닐포장재 때문에 장보기가 무섭다' 는 말들이 주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이용, 쓰레기를 줄이려는 운동이 바로 '제로웨이스트' 다.

로컬푸드 직매장 농부장터(이하 농부장터·대구 북구 학정로)는 최근 매장내 곡물디스펜스를 설치해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농부장터의 이같은 운영 철학은 SCN성서공동체FM '우리는 마을에 산다' 프로그램에 지난 7월에 소개되면서 주부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농부장터의 김기수 대표를 비롯한 기획실 직원들은 평소 비닐 포장재를 비롯한 쓰레기 배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때마침 대구환경교육센터에서 자원순환사업의 일환으로 쓰레기배출 저감운동을 실시하던 중 지역 로컬푸드 매장인 농부장터가 선정된 것. 지난 5월에 업무협약식을 맺고 7월 3일 '세계 비닐봉투 없는 날' 에 맞춰 시범적으로 곡물디스펜스 설치를 통한 제로웨이스트샵의 문을 열였다.

소비자는 재활용이 가능한 주머니를 들고 와서 직접 디스펜스에 담긴 곡물을 필요한 만큼만 덜고 저울에 올려놓고 가격표를 출력한다. 이처럼 곡물디스펜스를 활용하면 포장되어 나오는 다른 곡물보다 단가도 저렴해 소비자는 이득이다. 미처 곡물주머니를 준비하지 못한 소비자를 위해 소비자 모니터단이 만든 곡물주머니도 매장 내에 준비돼있다.

이처럼 비닐포장재를 줄이려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은 현재 곡물류에 한정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호박이나 무, 배추, 뿌리채소 등의 농산품에도 확대해 상품에 바로 가격표를 붙이거나 마끈을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비닐 포장재를 줄여 나갈 방침이라고 농부장터 측은 설명했다.

농부장터는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으로서 운영주체가 한 성격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직원, 생산자, 소비자 등 다양한 구성원이 조합원이 되어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운영 된다는 점이 여느 협동조합과는 다른 점이다.

예를들어 소비자 모니터단 '이거어때요?' 팀이 한땀 한땀 수를 놓아 만든 곡물 주머니는 매장에 비치되어 소비자가 소득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다. 또 군위소보 마을의 생산자 박신주씨는 농부장터에 농산품을 출하하면서 "매달 월급을 타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여기에 농부장터는 쓰레기 배출 저감운동의 일환으로 '크리닝데이'도 진행하고 있다. '크리닝데이' 는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품을 내 놓으면 필요한 사람이 되가져가는 것으로, 6월에는 아이스팩, 7월엔 책, 8월엔 에코백 등 매달 품목을 정해서 실시했고, 9월에는 옷이나 손수건을, 10월에는 텀블러를 계획했었다. 고객 반응이 좋아서 내년에는 연초에 미리 1년치 '크리닝데이' 품목을 정해서 공지할 계획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은 밴드에 공지되어 생산자, 소비자, 직원들이 다함께 공유하고 고민한 흔적이다.

로컬푸드가 지향하는 점은 작은 규모로 여러 가지 작물을 재배하는 소농, 중농의 숫자를 늘려 농가의 소득을 보장해 주는 것인데 로컬푸드를 브랜드화 해서 마케팅에 이용하는 프렌차이즈 매장과는 그 출발점을 달리 한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자영업이나 중소기업이 버팀목이 되어야 하듯이 소비자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인근의 중농과 소농의 소득이 보장 되어야 푸드 마일리지가 줄어들면서 환경도 지키고 식량 주권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농부장터의 생각이다. 결국 소비자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환경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로컬푸드가 활성화 되는 것이며 그것은 결국 우리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다.

농부장터 기획실에서 일하는 박지연씨는 "다음 세대에 살만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동참할 때"라면서 "코로나시대에 탄소마일리지를 높이고 일회용품이 늘어나는 온라인 배송을 자제하고 오히려 지역의 로컬매장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농부장터가 지역의 좋은 놀이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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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림 시민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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