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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르포] "우롱당했다" 월성1호기 감사 결과 발표 후 들끓는 경주·울진 민심

2020-10-22

"국책사업 말없이 수용했는데 결국 우롱" 격분
"이참에 맥스터 증설 중단여부 재검토해야" 주장까지
"신한울3·4호기 건설 약속 저버리면 누가 정부 믿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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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주시청 송고실에서 경주시의회 최덕규 국책사업 및 원전특별위원장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월성 1호기 감사 결과 발표에 따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보고서가 발표된 지 하루 지난 21일 월성 1~4호기가 나란히 보이는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바닷가 마을.

주민들은 월성 1호기에 대한 감사원 감사 발표에 겉으로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감사 결과 이야기를 꺼내자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속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 A씨는 “정부와 한수원이 40년간 말없이 국책사업을 수용해 온 우리 주민들을 철저하게 속이고 우롱했다”고 얼굴에 핏대를 세웠다. 그는 월성 1~4호기, 신월성 1·2호기, 중·저준위방폐물처분시설(방폐장),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맥스터' 증설 등 굵직한 국책사업을 수용해 왔지만 정부와 한수원은 철저하게 주민들을 속였다고 덧붙였다.

지난 40년간 매일 월성원전을 바라보며 살아왔다는 B씨는 “월성 1호기 10년 계속 운전 때는 주민들의 의견을 물어봤지만 조기 폐쇄 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이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자기들 마음대로 세웠다”며 감사 결과를 보면 공무원들이 지역주민을 유린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부가 경주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나아리 횟집 앞에서 만난 또 다른 주민들은 2005년 경주시가 중·저준위방폐물처분시설을 유치해 특별법으로 사업비 3조3천4억원으로 55개 사업(10개 부처) 추진을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이날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 방폐장 유치 이후 15년이 지났으나 정부가 약속한 55개 사업 가운데 완료된 사업은 34개에 불과했다.

여기에다 2016년 7월 정부가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을 발표하면서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를 2016년까지 경주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로 약속해 놓고 아직 지키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해 해명 한 번 없다고 꼬집었다. 월성 1호기 감사 결과 발표는 지난 7월25일 월성본부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맥스터’ 증설 공론화 결과에도 불똥이 튀었다.

주민 B씨는 “맥스터 증설 공론화 결과 주민들이 81.4%의 압도적인 찬성률을 보여 공사가 시작됐는데 이참에 맥스터 증설 공사 중단 여부도 다시 검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한울 3·4호기의 갑작스러운 건설 중단에 지역협력업체, 숙박업체, 원룸, 식당 등의 부도와 폐업으로 쑥대밭이 된 울진 군민들도 감사원 발표에 불만이 가득하긴 마찬가지다.

울진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 C(52)씨는 3년 전 지인의 소개로 신한울 3·4호기가 들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에 정착해 장사를 하고 있다. 그는 "정부와 울진군민이 신한울 3·4호기를 건설하기로 어렵게 합의 결정해 놓고 정권이 바뀌었다고 약속을 안 지키면 누가 정부를 믿겠냐"고 허탈해 했다. 울진읍에서 38년간 양복점을 운영하는 군민 D(58)씨도 "울진은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전국적으로 부도 등 경기 파탄이 될 때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서 "군수와 군의회가 앞장서고 군민들이 함께 신한울 3·4호기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원형래기자 hrw7349@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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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욱 기자

경주 담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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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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