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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4류가 초일류를 훈계하고 군림하는 대한민국

202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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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살아보니 반에서 일등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세계 초일류라니. 꿈 같은 일이다. 기업으론 삼성과 LG가, 문화상품으론 BTS와 블랙핑크 등이 이끄는 K-pop, K-드라마 등이 한국을 초일류 국가로 이끌고 있다.

이런 기적을 이끈 많은 주인공이 있지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78)은 그중 가장 특별한 존재다. 그는 신념을 갖고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통해 삼성전자를 '세계 제 1위 전자회사'로 성공시켰다.

2017년 필자가 코스타리카에 있는 유엔평화대학원의 지속가능개발학과에 석사과정으로 재학 중의 일이다. 학기말 발표를 앞두고 주제 선정 때문에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있던 차에 담당교수였던 Alonso Munoz Solis가 특별제안을 했다.

"행. 삼성전자가 어떻게 인텔을 이겼는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충격이다. 가난했던 대한민국이 어떻게 그토록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었는지 발표해달라. 이 학교엔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 최극빈국에 이르기까지 130여 개국의 엘리트 학생들이 와 있는데, 그들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것이 한국의 성장 모델"이라고 간곡히 청해 온 것이다.

열흘간을 거의 밤새면서 신나게 PT 자료를 준비했다. 첫 페이지는 한국전쟁 직후 폐허가 된 대한민국과 길거리를 깡통 들고 다니는 전쟁 고아들이었다. 외국 선교사들이 찍은 동영상 자료들을 활용했다.

두 번째 페이지는 한국을 이끈 리더들. 당시 한국 경제를 주도했던 박정희 대통령,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박태준 포스코 회장 등의 얼굴을 크게 뽑고 이들의 리더십을 북한의 김일성, 필리핀의 마르코스, 중국의 마오쩌둥, 싱가포르의 리콴유 등과 대비시켰다.

그때 중국인 학생 YInyi가 손을 들더니 "대한민국의 개발 시기에 '빅 5'가 있었다는 것은 천운이었다고 중국에서도 평한다"고 거들어주었다.

당시 정치인들과 엘리트 관료, 기업인들이 세계 최빈국을 벗어나기 위해 국민들과 함께 '잘살아보세'를 노래하며 얼마나 헌신했는지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독일에 차관 얻으러 갔을 때 일화를 소개할 때는 필자도, 몇몇 학생들도 울먹거렸다.

'새마을운동'과 국민들의 근면성과 교육열도 자세히 알려줬다. 내친김에 삼성이 인텔을 이긴 결정적인 리더십은 이건희 회장이라고 구체적인 자료를 근거로 설명했다. PT 후 필자는 단박에 스타가 되었고, 대륙별로 특강 요청까지 받았다. 특히 중남미권 학생들에겐 앙코르 강연 요청까지 받았다. 필자가 받은 성적은 A+.

개발도상기를 벗어난 1995년 고(故) 이건희 회장이 말했다.

"우리나라는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가 어떻게 끝장나고 경제가 어떻게 파탄나는지의 시험대가 되고 말았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나라'의 초대 총리였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회장의 죽음을 두고 삼성의 '빛과 그림자'를 운운하며 "과거의 잘못된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이게 애도의 자세인가. 제발 민주당부터, 물론 야당까지, 과거의 잘못된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났으면. 4류가 초일류를 훈계하고 군림하는 나라 대한민국, 우리에게 미래는 있는가.

삼가 이건희 회장의 명복을 빈다.
김 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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