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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김은경의 소소한 패션 히스토리] 니트웨어(Knit Wear)

2020-11-13

포근하게 레이어드…'집콕' 멀티 아이템
니팅 기법, 4세기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확산
스웨터, 英운동선수들이 입었던 셔츠에서 유래
20세기 샤넬이 여성복化…고품질 패션 인식
언택트 시대, 편안한 스타일링 최적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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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시즌 레이어드 옵션으로 제공된 베스트 스타일링. 〈출처 : https://wgsn.com〉
재택근무 라이프스타일에 발맞춰 고급스러운 라운지웨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올가을 니트웨어(Knit Wear)는 다양한 스타일의 컷 앤 소우(Cut & Sew : 편물로 짠 천을 재단하여 봉제한 것의 총칭)와 레이어드 스웨터 패션이 강조되고 있다.

니트웨어는 편안하고 활동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유연성, 신축성, 드레이프성, 성형성에 의한 자유로운 스타일링이 가능한 특성으로 인해 개성적인 표현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기호에 적합한 아이템이다. 또한 언더웨어에서부터 아우터웨어·액세서리에까지 이르는 폭넓은 활용성은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패셔니스타들의 기능적·심미적 기호를 모두 충족시키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니트(Knit)는 고대 산스크리트어의 '나티(Nahyti)'로부터 파생된 '손에 의하여 짜인 직물'이라는 뜻으로 앵글로색슨어의 '니탄(Nyttan)'이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니트는 재료나 기법에 관계없이 모든 것의 편조 직물을 가리키지만, 좁은 의미에서는 고리(Loop)를 기본으로 이어진 한 가닥 실로부터 선이나 면 상태로 구성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따라서 실 형태의 모든 재료는 어느 것이나 니트의 재료가 될 수 있으며, 용구나 뜨는 방법에 따라 나타나는 조직의 결과물이 다양하여 대단히 흥미롭고 변화무쌍한 소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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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퍼프 소매 니트는 매스마켓에서 지속적인 인기다. 〈출처 : https://wgsn.com〉

니팅(Kniting)과 관련하여 통용되고 있는 용어로는 니트, 니트웨어, 메리야스, 편성물, 편물, 편직, 스웨터(sweater), 저지(jersey) 등 매우 다양하다.

편물은 손으로 대바늘이나 코바늘을 사용하여 짜진 것 또는 사람이 직접 힘으로 작동하는 수편기로 짜진 작은 크기의 것을 의미한다. 스웨터는 일반적으로 '니트웨어'라고 했을 때 대표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아이템으로, 스웨터라는 말의 등장은 1880년경 한 영국 신사가 운동선수들이 땀을 뺄 목적으로 입었던 모직 니트 셔츠를 보고 '땀을 빼게 하는 것'이란 의미로 스웨터라고 부르게 되었다. 저지란 용어는 15세기경 영국 해협의 저지 섬에 사는 어부의 아내들이 손으로 짠 양모로 된 허름한 니트 셔츠나 튜닉을 상품화한데서부터 그 말이 유래하며, 그 산지명이 상품명이 되었다. 현재에는 가는 실을 써서 경편기나 환편기로 짜낸 평면조직의 두꺼운 메리야스 천을 총칭한다. 메리야스의 어원은 포르투갈어의 '메이아스(Meias)' 또는 스페인어의 '메디야스(Medias)'에서 온 것으로 양말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오늘날 메리야스는 수편을 제외한 기계편의 모든 편성물을 가리키는 말로 일반화되어 있다.

니트가 인류의 의복재료로 사용되기 시작한 기원에 대하여 많은 역사가는 북아프리카를 떠돌아다니던 유목민들에 의해서 약 4세기경부터 실용화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 뒤 아랍의 무역상들이 이 기술을 배워서 낙타를 타고 사막을 횡단하며 여행할 때 뜨개질로 무료함을 달랬다고 한다. 이들이 뜨개질을 티베트·이집트에 전달하였고, 결국에는 지중해의 선원들에게까지 전파하여 그 선원들의 이동루트를 따라 유럽으로 확산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하고, 혹은 AD 711~712년에 발생했던 북아프리카의 이슬람교도인 무어족의 스페인 침공의 결과로 유럽에 소개되었을 것이라고 추정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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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패션으로 부각된 코쿤 터틀넥 스웨터는 지속가능한 프리미엄 원사를 사용, 고가 상품으로 출시되었다. 〈출처 : https://wgsn.com〉

니트와 관련하여 현존하는 최고의 유물로는 3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프라테스 강변에서 발견된 황갈색 모편물(毛編物) 조각과, 런던 빅토리아앨버트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4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역시 아라비아에서 발견된 적색 수편 샌들 양말이 있다. 유목·농경으로 식생활을 해결하던 고대인들은 발을 보호하기 위하여 맨 처음 모피를 조각조각 잘라서 이것을 동물뼈로 만든 바늘로 대충대충 꿰매어 신었을 것이다. 이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나 손뜨개질의 양말이 탄생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니트의 변천 과정은 생활환경이나 문화적 배경 또는 역사적 사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패션의 역사에서는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에 이르는 시기로 나누어 흥미로운 해석과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 고대는 아라비아 니트 기법과 문양의 영향권에 있었고, 중세는 고대로부터 전파되어 들어온 아라비아 니트가 최절정에 달하는 시기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독교의 영향 아래 교회의 권위를 드러내는 종교적 니트가 발전하기도 하였다. 그 후 교회 중심의 니트가 근세로 이어지면서 점차 왕족과 귀족의 부를 상징하는 것으로 변화하였으며, 그것이 근대에 이르러 여성의 교양을 대신하는 것으로 보편화되는 과정을 겪기도 했다.

니트는 20세기 현대에 이르러서 1920년경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에 의해 여성복 외의로 디자인되어 유행하면서 패션의 한 분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신축성이 좋아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며, 가볍고 손질도 편하여 운동복 외에 일상생활에서도 널리 쓰이게 되었고, 남녀구별 없이 통근·통학용으로 사랑받게 되었다. 이후 니트웨어는 고품질 고가격의 경쟁력 있는 아이템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발전하였고, 세계적인 유명 패션디자이너들은 그들의 컬렉션 구성에서 빼놓지 않고 독특하고 트렌디한 자신만의 니트웨어 디자인을 발표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니트웨어'에 대한 패션 소비자들의 니즈와 기대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는 하나의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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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계명대 패션디자인과 교수
세계적으로 재택근무 추세가 계속되면서 일상적인 스웨트셔츠와 팬츠 스타일에 식상함을 느끼게 된 소비자들의 주문에 따라 보다 럭셔리한 라운지웨어의 출시가 줄을 잇고 있는 이번 시즌에 니트와 컷 앤 소우 저지류는 빠질 수 없는 활력소다. 찬바람을 피하기 위해 스웨터를 입었던 기억은 물리고, 높은 활용도와 상품가치로 제공된 멋진 스타일들을 시즌리스 아이템으로 즐기며 남다른 '집콕패션'을 연출해 보자.
계명대 패션디자인과 교수

▨ 참고자료

△2020 FW 여성복 리테일 분석_ wgsn.com △2020 FW 여성복 리테일 분석:니트웨어_ wgsn.com △니트웨어 트렌드 고찰과 소비자선호도 분석을 통한 2019년 S/S 니트 디자인 개발_양선정(학위논문, 2019) △현대 여성 니트웨어 디자인의 표현 양식에 관한 연구_최경희(학위논문, 2005) △니트웨어의 변천에 관한 연구_전현옥(학위논문,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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