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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장사 11년차 신동관씨 "시기별로 맛있는 사과 종류 선별해서 판매하는 것이 단골 유지 비결"

20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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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장사 11년차인 신동관씨가 대구 북구 서변중앙시장에 위치한 자신의 노점에서 사과를 바구니에 담고 있다.


대구시 북구 서변중앙시장 5일장에 줄을 서서 사과를 구입할 만큼 인기 있는 노점이 있다.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구입할 가격만 이야기 하면 알아서 비닐봉지에 담아준다. 자판기에서 물건을 구입하듯 사과 봉지를 받고 돈을 건네는 풍경이 참으로 신기하다. 이 노점의 주인은 사과 장사 11년차 신동관(47·경북 경산)씨다.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신씨는 30대 중반 잘 나가던 사업이 한순간에 무너지자 막연하게 대구로 왔다. 죽을 수는 없고 살아야겠다는 마음이었다. 달서구 와룡시장 인근에서 밑천이 가장 적게 드는 노점상을 시작했다. 시장 인근 대구은행 앞 인도에 차를 주차하고 연근 장사를 하는데 물건이 팔리지 않아 밥 사먹을 돈도 없었다. 물건을 사라는 말도 한마디 못하니 물건이 팔릴 수 없었다.

월 26만원 하는 고시원 생활은 사치였다. 대구 중구 대봉동 재개발 예정지역에서 보상받고 공사하기 직전의 집에서 살았다. "말도 마이소, 생각만 해도 눈물 납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은 5개월 장사해서 처음으로 가족에게 34만6천원을 송금한 것이다. 가족들은 부산 내려와서 다른 곳에 취직하라고도 했었다.

신씨는 장사라고 시작했으니 1년은 해봐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 무렵 지인의 권유로 품목을 연근에서 사과로 변경하고 오일장을 찾아다녔다. 연근 장사는 경험이었다. 1년 정도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월수입이 100만원을 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체기도 있었다. 그 모든 것이 밑거름되어 장사 7년 차가 되었을 때 손님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루에 120상자, 많을 땐 170상자 판매할 때도 있었다. 어떤 때는 장사를 너무 쉽게 하고 세상을 너무 편하게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단골이 그저 만들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6년 동안 이윤보다는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사과의 맛과 질에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 손서영 (73·북구 서변동 )씨는 "이 집 사과 먹다가 다른 집 사과는 못 먹는다. 5일장이 서는 날에는 어김없이 사람들이 사과를 사러 나온다. 여기 오는 사람은 99%가 단골"이라며 엄지를 들어 올렸다.

5일에 하루는 안동 사과 경매장에 가는데, 이곳에는 전라도·경남 거창·경북 청송· 강원도 정선까지 전국의 사과와 상인이 다 모인다. 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적게는 100상자에서 많게는 200상자를 가져온다. 신씨는 안동 사과 경매장에서 소매하는 사람 중 물건을 많이 판매하는 사람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시기별로 맛있는 사과의 종류를 선별해서 판매하는 것이 신씨의 비결이다. 그 덕분에 서변중앙시장 외에도 반야월시장, 울산시장의 오일장에 신씨의 사과를 기다리는 단골이 있다. 신씨는 "현대인은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맛으로 결정한다. 고객의 기호에 맞는 상품 선정이 두터운 단골 층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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