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01208010001092

영남일보TV

[동네뉴스]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화가 '정을 그리다'

2020-12-09

장애인 미술협회 사무국장 박태숙씨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달성 다사 휴 갤러리서 개인전

2020120801000270900010921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달성군 다사읍에 있는 휴 갤러리에서 '정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연 박태숙화가가 갤러리에 전시된 자신의 작품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한해를 보낼 수 있었어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달성군 다사읍 매곡로12길에 있는 휴 갤러리에서 '정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연 박태숙(52·장애인 미술협회 사무국장) 화가의 말이다.

1992년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중도장애인이 된 그녀는 전동휠체어에 의지하는 신세가 됐다. 이후 그녀는 마음의 빗장을 걸고 세상과 단절하고 살았다. 그렇게 7년의 세월을 속절없이 보내던 그녀 앞에 장애인미술협회와 인연을 맺도록한 A씨가 나타났다. A씨는 그 이후로도 20년간 그녀처럼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중도장애인들을 세상과 통하는 문을 열어 주는 장애인봉사자로서 평생을 살았다. 그랬던 A씨가 작년 12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

박화가는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허탈감을 느꼈지만, 장애인들에게 민들레 홀씨처럼 사랑의 씨앗을 퍼트리고 간 그분을 생각하며 민들레 홀씨를 캔버스에 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대구에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평소 해오던 미술 강의마저 줄어들게 됐다.

화가의 길로 접어든지 어느덧 20년. 사지 중 유일하게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왼손으로 그림을 시작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림은 그녀를 일으켜 세운 동력이었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준 고마운 존재다.
또 '살아보니 마음의 장애가 가장 큰 장애'라는 것도 그림과 함께 만난 사람들을 통해서 깨닫게 됐다. 그래서 잃어버린 세월만큼 그림에 더 몰두하게 됐고, 각종 대회에 수십 차례 출품하고 수상한 경험으로 2년전 봉산문화 회관에서 '삶을 그리다' 라는 주제로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밝은 성격으로 장애인미술가협회 사무국장직을 수년간 맡아 안살림을 꾸려왔고 서대구주간보호센터에서 성인 발달장애인들 대상으로 미술 수업을 수년간 해온 이력이 박화가의 열정적인 삶을 대변한다.

올 한해는 코로나로 인해 각종 바깥 활동이 줄어들자 그 시간들을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화폭으로 옮기는 귀한 시간으로 활용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그녀를 일으켜 세워주고 그녀의 정서를 마르지 않는 옹달샘처럼 채워 주신 분들이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너희들은 아픔이 있으니까 성숙한 그림이 나온다. 마음에 있는 것을 표현 하는 작품이 제일 좋은 작품" 이라며 그녀를 화가의 길로 인도해 주셨던 스승님도 생각나고 현재 갱년기를 겪고 있는 봉사자 동생도 생각났다. 함께 살고 있는 치매를 앓고 있는 구순의 노모와 조카에게도 새삼 더 고마웠다.

"올 한 해는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새롭게 태어난 느낌이다. 두 번째 개인전이지만 진정한 의미의 첫 번째 개인전 "이라며 그녀는 환하게 웃었다.

휴 갤러리에서 전시된 그녀의 두 번째 개인전에는 '홀씨는 어디로' 9점과 평소 자신의 굴곡진 삶을 뒤틀어진 소나무에 비유해 그린 '솔향 꿈' '솔향 마을' 작품 등 총 24점을 전시했다. 또 휴 갤러리에서는 7~11일 박태숙 작가와 함께 수업을 해온 서대구주간보호센터 성인발달장애인의 '행복을 그리는 화가의 꿈' 작품 10점이 전시된다.
글·사진=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 인기기사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