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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권미순 작가 대백프라자 갤러리에서 프랑스 자수전 가져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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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20일 대백프라자 갤러리에서 '뵈뵈순 프랑스 자수 전'을 연 권미순 작가.


어릴 때 꿈이 화가였던 작가 권미순(51)씨는 청도 각북면에서 자수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경북 봉화가 고향인 권 작가는 가난한 농부의 맏딸로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때마다 마을 뒷산에 올라가 그림을 그리면서 놀았다.


초등, 중학교 때 사생대회에서 상을 줄곧 받아서 그림에 소질이 있는 것을 알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미대를 가는 건 꿈에도 생각을 못 했다. 부모님께서도 "미대는 무슨, 공부나 해라"고 했다.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조폐공사에 입사하면서 그의 인생은 조금씩 달라졌다. 낮에는 직장, 밤에는 야간대학에서 주경야독했다. 30대에 들어서면서 유화를 접했다. 꿈에 그리던 그림 그리기에 도전하고 보니 현실은 만만치가 않았다. 그림을 중도에 포기했다. 10년 전 그림 대신 자수를 놓기 시작했다. 실과 바늘을 잡고 삶을 꾸려갈 때 주변 사람들은 돈 안 되는 일이라고 그만두라는 말을 했다. 좋아하는 일을 잠시 내려놓고 서문시장에서 옷가게를 열었다. 손님의 발길이 뜸한 시간에는 자수를 놓았다. 손님 중 한 사람이 배우고 싶다고 해서 수강생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입소문을 타고 수강생들이 많아지면서 옷가게를 접고 자수를 가르치는 공방을 마련했다.


인생의 굴곡을 겪으면서 자수를 포기하려고 생각했지만, 끈을 놓지 못한 것은 수를 한 땀 한 땀 놓으면서 완성된 작품이 주는 희열은 어떤 것에도 비교가 안 되는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수를 놓으면서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했다. 


차곡차곡 모아둔 작품을 선보이고자 지난 15~20일 대백프라자 갤러리에서 '뵈뵈순 프랑스 자수 전'을 개최했다. '뵈뵈순'의 뵈뵈는 성경에 나오는 집사 이름으로 '순결'을 뜻하고, 순은 본인 끝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했다. 대백프라자 갤러리를 계약할 때는 코로나19가 오리라고는 상상 못 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라 오픈 전날까지 고민하다가 이럴 때일수록 열심히 준비한 작품으로 다른 사람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워 주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전시회를 했다. 


이번 전시회를 오픈하기 전에 첫째,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안전하게 해 줄 것 둘째, 좋은 사람들과 귀한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전시회가 되기를 셋째, 청도 공방은 외지에서 오는 분들에게 멀고, 열악해서 더 좋은 환경이 마련되기를 소망했는데 모두 이루어 행복하다고 했다. 권 작가는 내년 1월 대백프라자 2층에 공방을 오픈한 후 기회가 있으면 자신이 만든 옷과 가방을 이용해서 패션쇼를 가질 예정이다. 


자수를 손에서 못 놓는 이유에 대해 권 작가는 "저는 마땅히 드러낼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림을 그릴 때처럼 실과 바늘을 부여잡고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마음이 가는 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과 자수로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입니다"라고 진솔하고 겸손하게 말했다.


권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는 자수가 예술인 줄 몰랐는데 수를 놓는 해를 거듭할수록 자수도 예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 소녀처럼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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