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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피아니스트 김선욱"청중 없는 무대 어색…일상의 소중함 새삼 깨달아"

2020-12-29

'베토벤 소나타' 비대면 연주회 마쳐
"베토벤 음악 인간의 희로애락 담아
청중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되는 듯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명칭은 부담"

김선욱
김선욱은 무관객 무대는 매우 이상하고 어색했다며 빨리 관객과 함께하는 무대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32)은 지난 21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잊지 못할 피아노 독주회를 가졌다. 당초 3월에 열기로 했다가 두 차례나 연기 끝에 잡은 무대였으나 그것도 무관객 연주회, 비대면 실시간 유튜브 중계 무대로 진행하게 된 것이다. 무관객 연주회는 김선욱에게 이날 무대가 처음이라고 했다. 이런 연주회를 마친 그를 만나 소감을 들어봤다. 24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정경화와 함께한 듀오 연주회 녹화를 마친 뒤였다.

▶무관객 유튜브 실황 중계 무대를 마친 소감이 어떤가요.

"처음 경험하는 무대라 시작할 때는 매우 이상하고 어색했으나 점차 뒤로 갈수록 몸도 마음도 풀려 연주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가운데 그 열기와 반응을 느끼며 짜릿함 속에 연주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런 무대 말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청중을 볼 수 없으며 숨소리조차 없는 무대여서 더 늦게 몸이 풀린 것 같았습니다."

▶수없이 많이 무대에 서도 연주를 시작할 때는 긴장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많이 무대에 올라도 항상 시작 전에는 설렘과 떨림이 있는 긴장을 떨칠 수 없어 바로 무아지경에 빠질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도 불리고, 이번에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했는데 베토벤 음악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것은 부담스럽습니다. 베토벤 곡은 인간의 희로애락이 균형을 잘 이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을 분출하고 폭발시키기도 하지만 과하지 않고, 신파적으로 흐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여러 감정이 청중들에게 설득력 있게 가닿는 것 같습니다. 베토벤이 그 각별한 삶을 통해 승화한 인류애, 희망, 불굴의 정신을 잘 담아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청자 중에는 이불속에서 연주를 감상하니 너무 좋다는 등의 반응도 있었는데, 연주자로서 무관객 연주회 무대이기에 더 괜찮았다든가 하는 점은 없습니까.

"연주회는 관객과 함께하는, 그 순간에만 살아있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으로 시청하는 관객을 의식하며 연주할 수도 있지만,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하는 연주에는 비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빨리 관객들의 열기 속에 연주하는 시간이 돌아오길 소망합니다."

▶피아니스트로서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소감이 있을 듯합니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연주자로서의 일상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절감합니다. 당분간 대면과 비대면 무대가 공존할 듯하지만, 관객과 함께하는 무대가 가지는 힘은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최근 피아니스트로서가 아니라 지휘자로 무대에 설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10년 영국 왕립음악원에 입학해 3년 동안 열심히 지휘 공부를 했고 언젠가 지휘도 하고 싶었는데, 코로나19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지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1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KBS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데뷔 무대를 가지기로 하고 연구도 많이 하며 고대했는데, 이 연주회도 못 하게 됐습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네요. 많이 아쉽습니다." 글·사진=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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