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10108010000920

영남일보TV

대명동 '지오네'와 '국수'…이탈리아 맛에 제대로 빠진 형제 'A부터 Z까지' 정통 아닌게 없다

2021-01-08

나폴리 화덕으로 구운 피자, 현지 공인받아
이탈리아식 버섯 리조또, 어르신 입맛에 딱
인테리어도 현지식…올리브나무까지 심어

2021010801000248300009202
국수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포르치니 리조또'. 올리브오일을 베이스로 요리를 해서 심플한 게 특징이다.

◆구자태·구자덕형제 셰프

형제는 함께 이탈리아에 빠져버렸다. 형은 23세, 동생은 25세부터 이 길로 접어든다. 사색적이고 말수가 거의 없는 형은 2001년 중구 삼덕성당 뒤편에 있는 '이태리 앤 이태리'에서 일을 시작했다. 2008년에는 이탈리아 전역을 미식여행했다. 2016년엔 제대로 된 피자를 배우기 위해 나폴리피자학교에도 들어간다. 형은 그동안 매년 이탈리아를 방문했고 2017년에는 형제가 칼정보를 얻기 위해 보름 정도 이탈리아 전역을 푸드투어를 했다. 그때 그림, 종, 조명등 등을 구입해 왔다. 두 가게 모두 앤티크하면서 럭셔리하고 모던하다. 형은 2층 양옥을 리모델링 할 때 1층과 2층 바닥보 가운데를 뻥 뚫어버렸다. 그리고 이탈리아스러움을 위해 7년째 올리브나무를 실내에서 키우고 있다. 일단 피자 대신 '핏짜', 파스타도 '빠스타'라 표기해달란다. 그래야 현지 기분이 난단다.

1-2
지오네 화덕에서 조리된 모짜렐라치즈와 루꼴라가 토핑된 '마리게티따 피자'.

이탈리아 사내처럼 친근하고 사교적이고 적극적인 기질의 동생도 형처럼 리틀이탈리아에서 기본기를 쌓는다. 2001년 6월 남구 대명9동 앞산카페거리 도로변에서 '국수'란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오픈한다. 아무튼 7년간 형제는 떨어져 일했다. 형이 내친김에 동생 집 옆에 또 다른 레스토랑을 차렸다. 그게 '지오네(ZIONE)'. 현재 동성로점과 앞산점이 있다. 동성로점은 정통 나폴리피자 전문점, 앞산점은 생면파스타 전문점. 형 밑에서 300여명, 동생 밑에서는 100여명의 스태프가 지나갔다. 형은 박철민 셰프, 동생 곁에는 이성국 셰프가 각을 잡아준다.

지오네 동성로점에 가면 'AVPN 646'이란 인증표지판이 붙어 있다. 형이 언저리 얘기를 전해준다.

피자가 원형을 잃어간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나폴리 피자쟁이들이 1984년 한자리에 모인다. 거기서 '진정한 나폴리 피자 협회(AVPN)'를 결성한다. 2004년 급기야 이탈리아 정부에 정통 나폴리 피자의 재료와 요리법을 규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와인처럼 지역특산품으로 인증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베수비오 화산 남쪽에서 나오는 산 마르자노 토마토와 캄파냐와 라치오에서 자라는 버팔로 소의 젖으로 만든 모차렐라치즈,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만 사용할 것. 피자의 원재료인 도우의 경우 반드시 손으로 사용해 둥글게 만들어야 한다. 벽돌 화덕 바닥 온도는 485℃, 내부는 430℃ 이상이어야 한다. 피자를 오븐에서 굽는 시간은 80~90초를 넘기면 안 된다. 땔감은 반드시 장작. 완성된 피자의 경우 두께는 중앙이 0.3㎝, '고르니초네'로 불리는 테두리는 1~2㎝, 즉시 먹어야 하고 냉동했다가 나중에 팔면 절대 안된다.

나폴리 피자에 매료된 형은 3천만원을 들여 이탈리아에서 정통 화덕을 주문제작해 무려 4개월에 걸쳐 국내로 반입했다. 생면을 빼내기 위해 1천500만원짜리 몬페리나 생면 추출기까지 구비했다. 치즈류만 해도 모차렐라, 파마산, 고르곤졸라, 스모크, 리코타, 브라타, 체다, 아시아고 10여종의 치즈를 구비해 놓고 있다.

◆형제는 요리 레시피와 식재료 공유.

지오네는 '오스테리아(Osteria)', 국수는 '트라또리아(Trattoria)'로 분류된다. 둘은 모두 이탈리아 가정식 레스토랑이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은 최고급 풀코스를 즐길 수 있는 '리스토란테', 가족이 경영하는 가정식이면 트라또리아, 가족 경영이 아니면 오스테리아. 위의 세 업소는 피자를 팔지 않는다.

동생의 대표 메뉴는 'T본 스테이크'. 2012년 확장 이전한 후 안심과 등심을 동시에 먹을 수 있는 신개념 스테이크를 개발한 것. 그리고 '모듬 버섯 리조또' 또한 별미다. 밥과 버섯류(표고, 새송이, 양송이, 느타리, 포르치니가 혼합)를 1대 2 비율로 섞은 건데 여느 식당 리조또처럼 크림 범벅이 되지도 않았고 국물이 질척거리지도 않는다. 올리브오일 베이스로 15~20분 담백하게 요리해낸다. 이탈리아식 버섯잡채 같은 느낌이 든다. 초창기부터 인기짱 메뉴인데 특히 어르신 단골한테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형은 이번 취재를 위해 프로슈토 대신 모차렐라 치즈를 토핑한 마리게리따 피자를 구워왔다. 희고 빨갛고 푸른 삼색 이탈리아 국기 이미지가 토핑으로 재현돼 있다. 루꼴라, 토마토, 그리고 모차렐라치즈만 토핑돼 있다.

형에겐 아주 소중한 매머드 치즈가 있다. 40㎏에 달하는 자동차 바퀴처럼 생긴 '그라나파다노'다. 이걸 긁어내 파마산치즈로 뿌려준다. 꽤 비싸다. 한 개 100여만원. 두 달도 안돼 다 소진해버린다.
이춘호 음식·대중문화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