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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콩글리시였던 웹툰, 이제 전 세계 인터넷 만화 지칭"

2021-01-12

[대구경북 'K-웹툰' 이끈다] (하)세계시장 노리는 K-웹툰
글로벌 IP 유통회사 '판권연구소' 박성혜 대표 인터뷰

"웹툰은 'Web'에서 보는 'toon'이란 의미로, 서양에서 온 단어 같지만 한국에서 만들어진 콩글리시입니다. 이 말이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K웹툰의 영향력은 대단합니다. 최근엔 한국 웹툰을 그대로 모방해 해외에서 영상화한 작품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국내 콘텐츠의 중국 내 서비스가 모두 중단되던 때에도 한국 웹툰만은 여전히 서비스가 가능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한국 웹툰이 재미있고, 잘 만들어졌다는 의미입니다."

글로벌 IP(지식재산권) 유통회사 '판권연구소' 박성혜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 판권연구소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웹툰의 글로벌 영향력이 압도적이라고 평했다. 그만큼 세련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들이 집 밖을 나가지 않으면서 그 수요도 더욱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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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 사태때도 韓 웹툰은 안 막아
웹툰 기반 작품들 제작비 회수 보증
굿즈 등 '2차 저작물' 소재 다양하고
대형플랫폼 연재하는 작품 가치 커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이 모두 어렵다. 웹툰 시장은 어떤가.

"송구스럽게도 웹툰 업계는 때아닌 호황을 맞게 됐다. 국내와 해외 모두 외출을 줄이고, 소위 '집콕 취미'들이 늘어나고 있다 보니 자연스레 웹툰 소비층이 늘어났다. 고객 유입에 따라 네이버 등 플랫폼에서도 더 많은 작품 수급을 요하고 있다. 또 넷플릭스·왓챠 등 OTT(인터넷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에서도 더 많은 작품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면서 웹툰을 활용한 영상화 작업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K웹툰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

"콘텐츠 강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망가'란 단어가 나왔고,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망가가 일본 만화를 지칭하는 말인지 안다. 이제는 망가보다 더 흔히 사용되는 '웹툰'이란 단어는 어느 나라 말인 것 같나? 한국에서 만든 콩글리시다. 외국에서는 주로 웹코믹스·카툰이라는 말을 써왔지만, 현재 웹툰이란 단어를 전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다. 인터넷 만화를 지칭하는 단어마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말로 바꿔 버린 것이 K웹툰의 영향력이다. 한국 웹툰의 강점은 연출의 세련미다. 또 웹툰은 국가색을 띠지 않아 해외플랫폼에 수출되기 좋은 조건을 가졌다. 예를 들어 사드로 국내 콘텐츠의 중국 내 서비스가 모두 중단되던 때에도 한국 웹툰만은 서비스가 가능했다."

▶원소스 멀티 유스로 각광 받고 있는 웹툰의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하나의 웹툰 IP를 제작하면 다양한 2차 저작권 사업이 가능하다. 웹툰을 활용한 드라마·영화·애니와 같은 영상화에 대한 권리가 모두 개별로 나뉘며, 게임·굿즈(상품화)·테마파크·출판 등 하나의 IP(One source)로 다양한 활용(Multi Use)이 가능한 것이다. 웹툰이란 검증된 콘텐츠를 활용한 2차 저작물은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공감하던 작품을 다른 상품으로 연계해 만들어진 만큼 쉽게 소비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는 어떤 주제라도 사람들이 한 번은 보고 싶어한다. 내가 좋아하던 웹툰이 영화로 나온다면 당연히 한 번은 보고 싶지 않을까? 웹툰 기반 작품은 이미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기에 제작비 회수가 비교적 보증된다. 웹툰을 활용한 드라마와 영화가 많이 생겨나는 이유다."

▶돈이 되는 웹툰이란 어떤 것인가.

"가장 돈이 되는 웹툰을 단도직입적으로 꼽자면 '2차 저작물이 될 만한 소재와 장르로 대형 플랫폼에 연재 중인 작품'이다. 2차 저작물이 될 만한 소재와 장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작품 자체가 어떠한 교훈과 의미를 내포하는 경우 영상화에 최적화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웹툰 '미생'이 대표적이다. 캐릭터 디자인 자체에 메리트를 갖고 있는 작품들도 있다. '유미의 세포들'의 경우 현대 로맨스물이지만 귀여운 그림체와 독특한 캐릭터 디자인으로 굿즈 상품화에 성공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를 풀어내는 연출이고, 연출력으로 작품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들 작품이 네이버가 아닌 서브 플랫폼에 연재됐다고 한다면 지금처럼 2차 저작권 사업이 활발히 이뤄졌을지는 의문이다. 대형 플랫폼에 연재되는 작품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는 것이 사실이기에 모두가 대형 플랫폼을 목표로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다음 등 각종 플랫폼에 진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진 작가의 경우 도전 만화에 작품을 올리고 인기를 얻어 베스트 도전에 승급하고 플랫폼 담당자의 눈에 띄는 방법이 있으며, 경력 작가의 경우 직접적으로 연재 제안을 받는다. 하지만 작가들은 작업하기에도 시간이 벅차고, 작품 영업과 서비스까지 진행하는 것을 힘들게 느끼기도 한다. 때문에 영업 및 서비스, 프로듀싱을 돕는 매니지먼트·에이전시가 존재한다. 매니지먼트·에이전시 등은 플랫폼 담당자의 눈으로 코치 및 프로듀싱이 가능해 비교적 개인이 혼자 작업하는 것보다 수월하게 정식 연재가 가능하다. 혼자 작업을 오래했지만 연재 계약이 체결되지 않는다면 회사와 계약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외국 플랫폼 진출을 위해서도 전문 회사와 계약하는 것이 좋다."

▶한국 웹툰이 더욱 성장하려면.

"각 플랫폼이 신진작가 개발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작가 양성에 힘을 써주면 좋을 것 같다. 대형 스튜디오·제작사의 경우 여러 사람이 한 작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퀄리티가 높고 컷 수가 많다. 웹툰 한 회차당 평균 60컷인데 스튜디오의 작품들은 기본 80컷을 넘긴다. 주 1회 연재에 60컷을 혼자 마감하는 것도 굉장히 벅찬 일인데 이젠 80컷 이상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 작가들의 노동 강도가 더 세지고 있지만, 개인 작가가 스튜디오의 허들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다. 가능성은 낮겠으나 제작사의 작품과 개인 작가 작품의 코너를 다르게 분리한다거나, 작품 수급량을 두 분류로 나누어 제작사표 작품 'n%', 개인 작가 작품 'n%'로 적정량에 맞춰 수급하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다.

매스컴에서 웹툰 작가의 억대 연봉을 얘기하지만 억대 연봉 작가는 극소수이고 과반 이상은 연봉 2천대 초반이다. 각 플랫폼이 스타 작가만 지원하지 말고 신진 작가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와 소재 발굴에도 나선다면 산업이 더욱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역에서 웹툰 작가로 성공하려면

"수도권에 비해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다양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엔 웹툰 산업 정보를 공유하는 유튜브 채널도 생기고 있다. 판권연구소 또한 주기적으로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멘토링이 가능하다. 어떻게 정식 연재를 준비하면 되는지, 해외 진출 방안과 계약 체결 시 주의해야 할 점 등과 관련해 대구·경북 웹툰 작가들을 지원할 의향이 있다."

글·사진=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박성혜 대표= △1992년생 △정저우 국제47중(국제고 캐나다 과정) 졸업 △중국 인민대 중국문학과 졸업 △연세대 여성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중국 동승배 국제창업대회 전체 2위 △중국 대외경제무역대 창업 경진대회 1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 '북경 IIE STAR GROUP' 해외사업부 팀장 △2018년 3~12월 중국법인 'Sunny Media' 설립 △2019년 2월~ 현재 '판권연구소' 설립 △부산 영산대 웹툰영화학과 산업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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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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