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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교육] '기후위기 대응 시민회의' 대구가 앞서 구성하자

202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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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

오는 금요일 개학을 하지만 원격수업으로 수업을 해야 하고, 설을 앞두고 종업식을 하는 게 현재까지 계획된 학사일정이다. 20일은 작년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날이다. 뉴스를 검색해보니 그 당시만 해도 우한폐렴 정도로 그칠 줄 알았고 중국 우한 사람들이 나빠서 그런 줄 알았다. 참 무지하게도 오랫동안 우한폐렴으로 불러야 한다는 것으로 정쟁을 삼아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다. 코로나19가 지난 100년 동안 인간들이 급성장으로 치달으며 살아온 삶의 방식이 만들어 낸 기후위기 환경재난의 하나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온 세계가 1년 내내 코로나19로 두려움에 살아야 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작년에도 학부모도 없이 교실 졸업식을 했지만 그래도 곧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3월 대구 신천지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개학이 불투명해지더니 한 달 보름이나 늦춰져서야 사상초유의 온라인개학을 하고 수업일수를 10% 줄이고서야 겨우 교육과정을 마치게 되었다. 올해 졸업식도 아쉽지만 학급별로 교실에서 하겠지만, 다른 학년은 심지어 통지표도 새 교과서도 워킹 스루로 나누어 주어야 할 판이다. 학교를 옮기거나 퇴임을 하는 교사들은 아이들을 한 번 안아주지도 못하고 사진 한 장도 남기지 못하고 줌으로 이별해야 할 판이다.

이러다 새 학년 등교개학은 가능할까? 원격수업이 일상화되었으니 개학을 미루진 않겠지만 온라인으로 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 제발 코로나19가 확 줄어들고, 더 이상 4차 대유행은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월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11월이나 되어야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이라고 하니 올 한해도 내내 지금과 같이 불안한 학사일정을 보내야 할 모양이다. 코로나가 끝나는 그날이 오면 미루어 두었던 놀이와 운동회, 체험학습을 매일 하고 싶다. 하지만 근본 원인인 기후위기는 어쩌나?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상생의 정신이 발휘되어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자신이 좀 불편해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올해는 기후변화협약 이행 원년입니다. 올해 안에 에너지와 산업을 비롯한 사회 전 분야에서 '2050 탄소중립' 추진계획을 구체화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신년사를 따져보면 기후위기를 말하지만 신년사의 대부분은 온통 당장 먹고 살기 위해서나 앞으로 더 풍요롭게 살기 위해서는 성장을 멈출 수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러니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수준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엔 모든 국가가 서명을 했다. 트럼프가 유일하게 탈퇴를 했지만 바이든은 취임과 동시에 복귀 명령을 내리겠다고 했다. 마침 올해는 2015년에 맺어진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시작되는 해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후변화협약 이행 원년'이라고 선포했다. 이회성 IPCC 의장은 '2030년, 2050년 목표 제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해와 내년에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했다.

그렇다면 대구는 어떨까? 대구 시장은 '올해 온실가스 배출 12% 감축, 초미세먼지를 코로나19로 인해 감축된 19㎍/㎥보다 낮은 수준 유지'를 발표하는 정도에 그쳤다. 대구교육감은 교육감이 참여한 지난 7월 기후위기 환경재난 시대 학교환경교육비상선언을 한 것에 비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아서 아쉽고 야속하다.

시장이나 교육감처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싶을 때가 있다. 나만 걱정하는가? 당부한다. 아니 요구한다. 제발 지금 당장 기후위기 대응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시장과 교육감이 앞장서길 바란다. 그리고 시민의 지혜와 힘을 모으기 위해 대구가 앞서 '기후위기 대응 시민회의'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대구시가 세운 제3차 환경교육종합계획이 문서로 남지 않게 하기 바란다. 교육시민사회단체들도 기후위기를 주요사업으로 결정하기 바란다. 더 늦기 전에.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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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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