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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의 소소한 패션 히스토리] 퍼프 소매…18C 부르주아의 낭만, 올봄 어깨에 살포시

2021-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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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먼트 칼라와 퍼프 슬리브(Puff sleeve)를 장착한 상의는 이번 봄·여름 시즌에 트렌디한 아이템의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출처: Ulla Johnson 2021 S/S Collection〉
랜선 모임이 점차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고 SNS에 한 장의 사진으로 인사를 전하는 생활이 어느새 익숙해지는 요즘, 패션은 우리의 우울감을 떨쳐낼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패션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실생활에서뿐만 아니라 화면상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을 갈구한다. 따라서 임팩트 넘치는 우븐탑은 스타일링에서 여전히 중요한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브랜드들은 거듭되는 시즌을 통해 보다 드라마틱하고 다양한 디자인 제안에 몰두하는 것 같다.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스테이트먼트 칼라와 퍼프 슬리브(Puff sleeve)를 장착한 상의는 이번 시즌에도 트렌디한 핫 아이템의 지위를 유지 중이다.

한껏 부풀렸다, 좁혔다…
소매, 아름다움 표현 수단
상의 스타일 결정 포인트
20C 초·중반 들어오면서
활동 편한 직선형태 선호

랜선모임이 일상 된 시대
화려한 넥라인과 어깨선
멋스러운 화상패션 주목


슬리브(Sleeve), 즉 소매는 상의 형태를 결정하고 몸판과 더불어 상의를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팔의 형태를 미화시켜 아름답게 표현하고 동적인 기능을 더해줌으로써 상의 디자인에서 중요한 포인트적 요소가 된다. 소매의 기능적 역할은 팔을 감싸 체온을 유지하고 외부충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소매의 형태는 기능적인 면 이외에 옷을 통해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패션소비자들의 미적인 요구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디테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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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시를 넣은 16세기 소매 스타일.
패션의 역사에 나타난 고대 의복에는 소매가 따로 달리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드레이프가 소매의 형태로 보여지는 정도에 그쳤다. 현재와 같이 상의 몸판에 소매가 따로 부착되는 의복 구성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변화가 거듭되었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12세기와 중세 말기에 패션에서 있어서 합리적이고 기능적인 면을 추구하면서 의복 구성에 여러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고 그 후 소매라고 칭할 수 있는 기본적인 형태가 출현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15세기 말부터는 어깨에 패드를 넣어 부풀어 보이게 했고, 16세기에는 슬래시를 넣은 부풀린 소매가 유행했으나 17세기 동안에는 다시 팔의 자연스러운 형태로 되돌아갔다. 18세기 여성들 사이에서는 반소매에 프릴로 된 커프스와 레이스의 러프가 달린 소매가 전형적인 스타일로 인정받았다. 19세기가 되면 매우 짧고 앙증맞은 소매에서부터 초기 빅토리아 시대의 넓고 풍부한 퍼프의 로맨틱 스타일의 재등장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의 소매가 출현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 후 1840년대에는 거대한 소매가 점차 꼭 끼게 되면서 커프스가 넓어졌고, 1890년대에 다시 넓적한 퍼프 슬리브가 유행하기를 되풀이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정치적 격동기가 끝나고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19세기 말~20세기 초의 기간을 이르는 벨 에포크(Belle Epoque) 시대를 끝으로 패션에서 더 이상의 지나친 확대나 축소, 과장, 장식적인 요소들은 사라지게 되고 그 대신 자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고 작업하기에 편리한 복장으로 변했다. 그에 따라 소매 형태도 기능을 중시해 직선형의 세트-인-슬리브(Set-in-sleeves)의 형태가 주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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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형태로 돌아온 17세기.
1912년 폴 푸아레(P. Poiret)가 발표한 미나렛 스타일(Minaret style)에서는 소매 도련에 털 장식을 달아 유행했고, 1917년 배럴 스타일(Barrel style)의 코트에는 돌먼 슬리브(Dolman sleeves)가 달리고 칼라와 소매 끝이 역시 털로 장식되었다. 1920년대는 단조로우면서 직선적인 실루엣으로 소매 디자인 또한 단순했거나 소매가 없는 슬리브리스(Sleeveless)의 드레스가 각광 받았다. 1930년대에는 어깨가 넓어지고 패드를 넣은 소매로 여성의 가는 허리가 강조되는 스타일이 나타났고, 1947년부터 10여 년간 계속된 라인의 시대가 지나면서 디자이너들이 점자 기능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다양하게 제안함에 따라 소매의 디자인은 거의 직선적인 형태로 단순화되었다. 그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소매는 상의 스타일을 결정짓는 중요한 디테일로 유행의 주기를 이끌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실용성과 기능성, 전위적인 것과 낭만적이고 감각적인 것에 대한 추구 등 패션의 트렌드는 사회문화적인 환경 변화와 소비자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변화했고, 이에 따라 소매 디테일은 실용성만이 강조되는 것이 아니라 패션성 역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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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년대 소매 스타일.
유례없는 팬데믹 환경으로부터 탈출구를 찾고자 하는 패션 피플 사이에서 화상 패션(above the keyboard dressing)에 대한 관심이 여전한 가운데 클래식하고 단순한 디자인이면서도 풍성한 컬러감이나 소재, 디테일의 포인트를 더해 멋스러움을 더해주는 스테이트먼트 룩(Statement look)의 트렌드는 이번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화면에서 돋보일 수 있는 스테이트먼트 룩을 위해 퍼프 소매의 우븐탑은 이번 시즌 멋진 선택이 될 것이다. 퍼프 슬리브는 '부풀린 소매'라는 뜻으로 주로 짧은 소매를 소매달림선이나 소맷단에서 주름잡아 부풀린 소매를 이르는 말이다. 풍부한 볼륨으로 표현되는 형태감으로 인해 인상적인 스타일링이 가능함에 따라 앞서 언급한 패션의 역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여성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아 왔다.

퍼프 슬리브는 디자인에 따라 소맷단 부분을 부풀린 디자인, 소매달림선을 부풀린 디자인, 소매달림선과 소맷단을 부풀린 디자인으로 나뉘어지며, 퍼프의 양과 개더, 턱 등의 분량 변화로 여러 가지 디자인의 묘미를 살릴 수 있고 퍼프를 강조하기 위해 어깨에 패드를 넣거나 어깨선을 줄여 어깨가 좁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퍼프 슬리브 디자인은 벌룬(Balloon), 카울(Cowl), 래글런(Raglan), 레그 오브 머튼(Leg of mutton), 드롭 퍼프(Drop Puff), 드롭+라인 퍼프(Drop+Line Puff), 마멜루크(Mameluke), 페전트(Peasant), 비숍(Bishop) 등 스타일도 다양하다.

다가올 봄에는 크롭 길이와 페플럼 헴으로 풍성한 볼륨감을 완화해주거나, 화려한 넥라인을 선택해 스테이트먼트 감각을 더해주고, 편안한 코튼 소재를 선택해 캐주얼하게 스타일링한 퍼프 슬리브 탑을 시도해보기를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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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2021 컬렉션 리뷰-우븐탑-wgsn.com △소매(Sleeve)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박은선(학위논문, 2000) △현대 패션에 나타난 퍼프 슬리브의 패턴 특징에 관한 연구-신장희(한국의상디자인학회, 2020) △2011년 F/W 여성복컬렉션에서 나타난 과장형 재킷의 디테일별 분석-이세종(한국패션디자인학회, 2011) △wgsn.com △google.com △pinterest.com
계명대 패션디자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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