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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지간 연극인 안희철 대표와 박세향씨, 20년 간격 신춘문예 당선

2021-01-21

초이스 시어터 안희철 대표
2001년 일간지 희곡부문 뽑혀
극작프로그램 제자 박세향씨
스승 이어 같은 상 받아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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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동엔 작가가 산다' 프로그램을 통해 극작 사제지간이 된 대구 연극인 안희철 극단 초이스시어터 대표(왼쪽)와 박세향 연극배우. 스승인 안 대표가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당선된 지 딱 20년 만에 제자 박씨가 올해 같은 신문사 신춘문예 당선자가 됐다.

대명공연거리에서 활약 중인 사제지간 연극인이 20년 간격을 두고 신춘문예에 당선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안희철 극단 초이스시어터 대표와 박세향(30) 연극배우. 안 대표가 20년 전인 2001년 부산일보와 전남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다른 작품으로 동시 당선된 데 이어, 박씨가 '노을이 너무 예뻐서'로 올해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자로 선정되는 경사를 맞은 것. 이들은 대명공연예술센터가 2019년부터 실시한 극작가 양성 프로그램인 '대명동엔 작가가 산다'를 통해 스승과 제자가 됐다.

박씨는 "선생님(안 대표)께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응시한다고 말씀드리지도 않았고, 사실 선생님이 20년 전에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줄도 몰랐다. 신기했고 깜짝 놀랐다"고 너털웃음을 웃으면서 "이렇게 당선될 거라고 생각 못 했는데 기쁘면서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대구대 일반사회교육학과 출신인 박씨는 교사가 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바람을 뒤로하고 연극계로 뛰어들었다. "교생도 해보고 학원 강사도 해봤는데 적성에 안 맞더라고요. 다양한 삶을 연기하며 살 수 있는 배우의 매력에 이끌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무작정 대명동에서 연극을 시작했어요."

2014년 극단 처용이 제작한 연극 '묘도'로 데뷔한 늦깎이지만 배우 겸 무대·조명·음향 등을 두루 다룰 수 있는 전천후 스태프다.

그런 박씨가 극작에 도전한 것은 안 대표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2019년 '대명동엔 작가가 산다' 프로그램을 통해 극작을 시작, 첫 작품 'OTL'을 무대에 올렸다. 두 번째 작품 '아무개'는 지난해 낭독공연에 이어 오는 4월 정식 공연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세향이는 연극을 대할 때 자신의 배역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작품 전체를 이해하려고 했다. 작가·연출가 기질이 있다고 판단하고 극작을 권하게 됐다"면서 "서사를 끌고 가는 힘이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대명동엔 작가가 산다'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5년 안에 신춘문예 당선자 한 명을 배출하자고 목표로 세웠는데, 그 바람이 2년 만에 성사됐다"면서 "세향이가 예상보다 일찍 신춘문예에 당선돼 우려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앞으로 극작법·희곡 등 체계적인 공부도 하고, 배우지만 계속 글도 썼으면 좋겠다. 훗날 문우(文友)로 대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선생님께서는 대명동에서 마주칠 때마다 글 쓰라고 채찍질해 주시고 극작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면서 "배우는 정해진 배역을 표현하는 역할이지만, 극작가는 캐릭터를 만들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색다르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연극은 관객이 극장에 와서 볼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주는 작가·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현재 또래의 젊은 연극인과 함께 만드는 2인극 '데이트' 연습에 한창이다. 이 공연은 내달 19~28일 한울림소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글·사진=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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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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