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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새로움을 찾아서

202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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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미술평론가〉

프랑스 출신 미국 작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은 '레디메이드(기성품)' 소변기를 1917년 뉴욕의 앙데팡당전에 출품하고 심사위원들로부터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작품은 결국 전시되지 못했지만 훗날 레디메이드는 미술의 의미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소변기는 뒤샹이 정성껏 만든 것이 아닌,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제품으로서 예술가의 '선택'이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술사에서 뒤샹의 혁신적 작품은 팝아트와 개념미술에 영향을 주며 현대미술의 한 획을 그었다.

그러나 혁신과 새로움에 과감히 도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사회적 외면과 그에 따른 논란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개인적인 일일지언정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가 겁부터 난다. 일상적이고 익숙한 것이 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목표가 있어도 도전할 용기가 없다. 주위의 시선, 혹시 모를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 주변의 만류, 편견 등이 그보다 컸다. 따라서 용기를 내 도전적인 일을 한 적이 없다.

느지막한 오후, 집에 앉아 변변찮은 세간살이들을 바라보니 크게 성공한 인생은 아니라는 생각에 주눅이 든다. 그러나 도전을 통한 리스크가 있었다면 이마저도 지킬 수 없었을 것이라 홀로 위안을 해 본다. 마음으로는 늘 새로움에 대한 도전을 동경하지만, 슬프게도 현실의 벽에 곧 체념하고 만다.

가까운 지인이자 70대의 민화 작가가 대학에서 컴퓨터와 디자인을 배워 올해 졸업을 한다는 연락이 왔다. 젊은 학생들도 어려운 각종 디자인 프로그램을 활용해 본래의 활동인 민화를 접목해 새롭고 다양한 작품을 창작해 왔다. 민화란 오랜 시간 공들여 그려 한 작품이 완성되지만, 디자인 프로그램을 접목한 텍스타일 상품으로서 민화는 대량생산의 장점이 있다. 민화의 대중화를 위한 획기적인 아이디어임이 틀림없다. 학생들과 학교생활을 하며 컴퓨터와 관련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점차 극복하며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새로움을 향한 도전은 늘 설레고 가슴 벅차다. 민화 작가와의 대화 덕분에 용기가 조금씩 생겨나는 듯하다. 도전 없는 변화는 없다. 가능성은 넓고 꿈은 아름답기에 나와 비슷한 이들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움을 찾아 끝없이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구본숙〈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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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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