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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구병관(새마을세계화재단 기획총괄부장)...우리의 청렴은 과연 어디쯤 있는가?

20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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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관새마을세계화재단 기획총괄부장

내가 몸을 담고 있는 새마을세계화재단은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청렴 시책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늘 이런 의문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과연 '내가 근무하는 재단은 진정으로 청렴하게 변하고 있는가?'. 아니면 '시책평가 지침에 따라 계획을 잘 수립해서 추진한 결과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의 청렴은 어디쯤 와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양심은 사전적 의미로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라고 한다. 얼마 전 국민권익위원회가 제작한 '양심을 지키려는 심리'라는 짧은 동영상에 큰 감동을 받았다. 반복해서 수차례 봤던 동영상은 양심을 두 가지로 표현하고 있다. 하나는 양심(良心)이라는 '어진 마음'이고 다른 하나는 '두 마음'을 뜻하는 양심(兩心)이다. 두 가지 의미에 모두 공감이 간다. 양심을 영어로 표현하면 conscience이다. con(함께)과 science(과학)을 합친 말인 모양이다. 아마도 서구의 사람들은 양심을 여러 사람이 공감하는 과학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경북도에 살면서 내가 오래전부터 양심에 관해 관심을 가진 것은 '두 마음'이다. 늘 내 마음속에는 두 마음이 존재하고 있다. 어떤 때에는 하나가 더 강하게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다른 하나가 더 강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늘 싸움의 연속으로 항상 괴로울 수밖에 없다. 이것은 단순히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속해있는 조직의 문제이자 사회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것은 어쩌면 양심의 진정한 의미를 곡해할 수 있다. 나를 포함한 경북도민 모두가 잘해야만 진정한 양심에 따르는 것이자 청렴 시책에 대한 바람직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동영상이 의미하는 양심의 모양은 참 흥미롭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어린이의 양심은 세모(△), 어른들의 양심을 동그라미(○)로 정의했다고 한다. 죄를 지을 때마다 뾰족한 모서리로 마음을 아프게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닳아 잘못해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동그라미로 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말 이렇게 변하는 것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종교적 관점이 아니라도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으나 여기에 완전히 동의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우리의 마음속에는 두 마음이 항상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렴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 잠시나마 마음이 변화됨을 느낀다. 반복 교육이나 어떤 충격적인 계기가 있으면 동그라미가 뾰족한 세모로 변할 수 있다. 마음은 마모되기도 하고 더 날 선 각으로 깎이고 변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좋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대에 따라 가치가 변하고 있다. 몇 년 전 마이클 샌델의 대표작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공정이나 정의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떠올랐다. 요즘 젊은 세대는 반칙을 용납하지 않는다. 맛집 앞에서나 버스정류장에서 장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새치기와 같은 불공정을 생각하지도 않는다. 아무리 결과가 좋더라도 과정이 공정하지 않거나 정의롭지 못하면 결국 결과에 따라 더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반칙에는 항상 대가가 따르듯 양심은 어느 시대나 사회를 막론하고 변함이 없다. 그만큼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가 된 것이다.


나를 포함한 새마을세계화재단 임직원은 올 한해 양심이 동그라미보다 세모 쪽으로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모두가 알아주는 청렴 시책에 대한 더 값진 상을 받기 위해서라도.


구병관<새마을세계화재단 기획총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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