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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초등맘 상담실] 자녀가 '수포자' 안 되게 하려면

2021-03-29

"연산문제 반복적으로 풀면 수학 흥미 잃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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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쌓은 모양과 쌓기나무 개수를 찾을 수 있는 방법 모둠 학습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아이가 수학 점수가 낮거나 수학을 싫어해 걱정인 부모들이 많다. 우리 아이들이 수학을 잘하고 좋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Q: 계산 실수를 자주 하는데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A: 2~4학년 학부모님들께서 자주 묻는 것 중 하나가 "계산 실수를 너무 많이 해요. 연산 문제집을 풀면 도움이 될까요"입니다. 학생의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연산 문제집을 푸는 것이 조금의 효과는 있습니다. 그러나 반복적인 연산 문제 풀이로 인해 수학은 계산하는 지겨운 교과라는 생각이 자리잡게 되고 수학에 흥미를 잃게 됩니다.

수학은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등 사고력을 키우는 교과입니다. 그러므로 계산 실수가 있다면 그 문제를 자신의 언어, 그림 등으로 표현하도록 하면 좋습니다. 부모님께서는 "틀렸어, 다시 풀어 봐" 대신 "네가 푼 방법을 설명(언어, 그림, 수직선, 수모형 등 시각적으로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방법)해 줄래"라고 하시면 됩니다. 아이가 설명하다가 자신의 실수를 찾아 스스로 고칩니다. 만약 실수를 찾지 못하고 잘못된 방법으로 설명할 때 나무라지 마시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난 이렇게 생각했는데"라며 서로 의견을 나눈다는 느낌으로 말하면 자신의 실수를 곧바로 또는 시간이 지나서 깨닫게 됩니다.

우리 뇌는 단순 계산 반복은 지겨워하지만 '저건 왜 저렇게 될까'라는 의문이 생기는 순간 내적동기가 부여되어 몰입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녀의 생각을 들어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계산 원리에 대해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스스로 자신의 실수를 찾기도 하고 계산 원리가 터득됩니다. 계산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면 자연적으로 실수는 줄어듭니다.


자신의 풀이 방법 설명하게 하면
계산할때 실수 스스로 깨닫게 돼
"나를 닮아 수학·이과 머리가 없어"
편견 싸인 부정적 말에도 좌절해



Q: 아이가 수학을 못해요. 수학 점수를 높이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일단 '내 아이는 수학을 못한다'는 생각을 버리셔야 합니다. 아이에게 말하지 않아도 부모님의 부정적인 생각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든 사람마다 배우는 속도가 다른데 수학도 마찬가지로 기다려 주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수학 수업을 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모둠 학습입니다. 개별 학습을 하면 개별로 성장을 해나가서 성적에 늘 차이가 있고, 받아들이는 속도가 달라서 그 차이가 더 벌어집니다. 모둠 학습을 하면 학생들의 수준차가 오히려 수학을 재미있게 만들어 줍니다. 학생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나랑 다른 수학적 아이디어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고 질문을 하게 되며 자신의 방법이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 최대한 논리적으로 설명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수학은 답을 얻는 여러 가지 길이 있음을 깨닫고 수학적 아이디어를 나누는 데 빠지게 되어 수학을 재미있어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님께서는 아이를 수학 시험에 너무 자주 노출시키기보다는 아이가 가지고 있는 수학적 아이디어를 존중해주고,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면 됩니다. 다른 아이와 수학 점수를 비교하는 대신 내 아이가 수학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면 수학을 좋아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수학 점수는 저절로 따라올 것입니다.

Q: 내 아이가 수포자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나요.

A: '내가 수학 머리가 없으니까' '우리 애는 이과 머리가 아니야' '우리 애는 여자라서 수학을 잘못해' 등 온갖 부정적인 말들은 아이들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또 '수학 잘하는 애가 똑똑해' '똑똑한 애가 수학을 잘해'라는 편견에 싸인 말은 아이를 좌절하게 하거나 자만하게 만듭니다.

수학은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교과가 아니라 모든 학생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일상생활과 가장 관련이 깊은 교과입니다. 내 아이를 수포자로 만들지 않으려면 부모님께서 수학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지 않으며 수학을 아름다운 교과로 바라봐 주시면 됩니다. 이와 더불어 적어도 초등학생 때만이라도 시험 점수보다는 내 아이의 수학적 아이디어에 감탄하고 논리적인 설명에 귀 기울여 주시면 수학을 진정으로 좋아하고 잘하게 될 것입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도움말=김재순 대구성동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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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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