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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건희미술관' 유치 나선 대구…제2의 빌바오 될 수 있다

2021-05-10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기증한 2만3천여 점에 달하는 미술품을 전시할 별도공간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각 지자체가 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대구시도 '이건희미술관' 유치에 본격 나섰다. 삼성가(家)가 기증키로 한 작품의 규모나 가치로 봐서 기증품만 전시하는 독자적인 미술관 건립은 꼭 필요하다. 나아가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시는 지난 7일 가칭 '국립이건희미술관' 대구유치추진위원회 구성 및 추진전략에 관한 실무협의회 개최를 시작으로 앞으로 정부의 정책방향을 파악해 미술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대구시가 이건희미술관 유치에 뛰어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구와 삼성의 뿌리 깊은 인연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고(故) 이병철 회장이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를 대구 중구 인교동에서 창업했다. 이건희 회장이 태어난 곳도 인교동이다. 한국 문화 발전을 위해 작품을 대거 기증한 고인의 유지를 살리기 위해선 이 회장의 고향인 대구에 짓는 것이 마땅하다.

대구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근대미술의 발상지이자 메카였다.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상황에서도 이인성, 이쾌대 등 걸출한 미술인들이 한국화단을 개척했다. 한국전쟁기에는 이중섭 등이 머물며 전쟁의 화마 속에서 한국미술을 지켜냈다. 그 저력은 현재까지 이어진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대구아트페어는 매년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 역량의 지역배분을 통한 균형발전은 국가적 과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4개관 중 3개관이 수도권에 있고 1개관만 충청권에 있다. 지역민이 국립미술관에 한 번 가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국내 267개 공공미술관 중 40%(104곳)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지역민의 문화적 박탈감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 이건희미술관이 수도권에 있으면 여러 미술관 중 하나이지만 대구에 오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된다. 내년 개관 예정인 대구간송미술관과 함께 시너지효과도 낼 수 있다. 구겐하임빌바오미술관 덕에 쇠퇴해가는 공업도시에서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된 제2의 빌바오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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