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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지상파도 중간광고, 7월부터 '30분마다 1회' 도입…시청자 불만 잠재울 수 있을까

2021-05-13

콘텐츠 제작비 확보 숨통 트여
드라마 시즌제 좋은 대안으로
실패부담 덜고 완성도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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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의 숙원사업인 중간광고가 7월부터 도입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분석에 따르면 중간광고의 도입으로 지상파 중간광고량은 26% 늘어나고 광고 시청률 역시 평균 17%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관건은 이에 걸맞은 수준 높은 콘텐츠로 시청자들의 불편과 불만을 잠재우는 일이다. 독점적 우위를 점하고 있던 지상파는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의 등장으로 여러 면에서 체면을 구긴 지 오래다. 중간광고 도입으로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좋은 기회를 얻은 만큼 이를 반전 카드로 적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상파 자존심 회복될까

지상파는 중간광고 도입으로 콘텐츠 제작비 측면에서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최근 4년간 방송콘텐츠 관련 제작·투자비는 2015년 2조764억원에서 2019년 2조4천749억원으로 약 19% 증가했다. 회당 수십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드라마가 등장하면서부터다. 2016년과 2018년 tvN 드라마 '도깨비'와 '미스터 션샤인'의 회당 제작비는 각각 9억원과 16억원이다. 2020년 SBS '더 킹: 영원의 군주'의 제작비는 이보다 훨씬 늘어난 약 20억~25억원으로 추산된다.

치솟는 제작비를 감당하기 위해선 결국 광고·협찬의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2019년 기준 지상파의 방송사업 전체 매출의 42%, 일반 프로그램 제공자(PP)의 59.3%가 광고·매출에서 발생했다. 결국 협찬·광고 없이는 이익 창출이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원활하지 않으면 자칫 투자 위축, 글로벌 경쟁력 약화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방송 광고시장 여건이 날로 나빠지는 상황에서 지상파가 중간광고 도입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던 이유다. 코바코는 중간광고가 공식 도입되면 기존 유사 중간광고인 프리미엄CM(PCM)에 비해 중간광고 용량이 KBS2 23%, MBC 31%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PCM은 광고를 프로그램의 한가운데 삽입해야 했지만, 중간광고는 방송사가 원하는 시점에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 45~60분 분량 프로그램은 1회, 60~90분 프로그램은 2회 등 30분마다 1회가 추가돼 최대 6회까지 중간광고를 할 수 있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마다 광고를 할 수 있다.

이를 적용하면 MBC 간판 예능인 '나 혼자 산다'의 경우 현재는 통상 120초의 PCM이 편성되지만, 7월부터는 60초씩 3회의 중간광고가 총 180초 편성될 수 있게 된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현재 평균 90초 편성되던 PCM 대신 최대 180초의 중간광고가 도입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KBS와 MBC의 광고 시청률은 평균 17%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침체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상파 드라마다. 중간광고를 적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시청자들의 거부감이 예능보다 훨씬 클 수 있어서다. SBS '모범택시'가 15% 시청률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이건 예외적인 경우이고, 일부 주말극이나 일일극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드라마는 시청률 5%를 넘는 것도 벅찬 상황이다. MBC '오! 주인님'은 시청률이 한때 0.9%(닐슨코리아)까지 하락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KBS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7일 첫 방송된 '이미테이션'이 전국 기준으로 1%(1부), 0.9%(2부)를 기록했다. 애국가 시청률로 치부되는 1% 벽도 넘지 못한 것이다.

왜 이런 상황까지 왔을까. 일단 지상파 드라마의 제작비는 타 채널에 비해 낮게 책정된다. 지상파끼리만 경쟁하고 인기 드라마의 시청률이 50%를 넘나들던 '지상파 프리미엄'이 과거 이야기가 된 상황에서, 자유로운 창작과 과감한 베팅이 이뤄지는 케이블과 종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공영방송이라는 허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스타 작가와 감독, 배우들이 지상파 드라마를 꺼리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이유다.

◆콘텐츠 완성도에 성패 달려

결국 지상파의 생존은 광고 방식이 아닌 콘텐츠에 달려있다. 콘텐츠가 좋다면 중간광고가 들어가도 크게 문제가 될 건 없다. PCM이 2년여에 걸쳐 이미 안방극장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상황이라 시청자들의 거부감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 그 점에서 시즌제 드라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빠듯한 제작비로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야 하는 지상파 입장에선 말이다. 전작의 명성에 기댄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성공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위험 부담은 줄일 수 있다.

올해만 해도 방송사들이 벌써 5편의 시즌제 드라마를 선보였거나 예고했다. SBS '펜트하우스'는 다음 달 시즌3로 돌아오며,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도 같은 시기 시즌2를 선보인다. '펜트하우스'는 시즌1 21회, 시즌2 12회, 시즌3 12회 총 45회로 기획됐다. KBS 2TV 주말극의 절반가량 되는 분량인데, 시즌제를 택한 덕분에 더 트렌디하고 더 많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미니시리즈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역시 다음 달 중순 시즌2로 컴백하고, OCN '보이스'는 벌써 4번째 시즌을 예고했다.

김광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어떤 장르라도 시즌제로 방송하면 제작 기간에 충분한 여유를 둘 수 있기에 완성도가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이야기와 연출 면에서 익숙하지만 새로운 스케일을 과감히 시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만큼 시청자들도 시즌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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