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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맘 상담실] 자녀 발표력 향상시키는 방법…"독서·여행·체험학습 통해 경험 많이 쌓도록 해야"

2021-06-07

정답 없는 주제발표 익숙해지면
난도 높이며 논리적 말하기 훈련
이야기 펼칠땐 존중하며 경청을
발표 준비하면서 책임감 높아져
자신 생각 정리하는 힘도 길러져
수업 내용 오랫동안 기억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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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에서 발표가 차지하는 부분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발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꾸준히 훈련을 해야 한다. 초등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과거와 달리 학교 수업에서 발표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아졌다. 때문에 우리 아이가 학교 수업에서 발표를 잘하고 있는지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점차 더 중요해지는 요즘, 학생들의 발표에 대한 자신감을 올리고 완성도 있는 발표를 만들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Q: 발표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A: 첫째, 발표도 교과 학습처럼 단계별로 연습해야 합니다. 발표의 요소에는 논리적인 내용, 적당한 목소리, 분명한 끝처리, 바른 자세, 자연스러운 시선, 명확한 발음 등이 포함됩니다. 발표를 잘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요소들의 순서를 정해 단계적으로 훈련합니다. 예를 들어, 첫째 주에 목소리 크기를 연습하였다면 둘째 주에는 목소리 크기와 바른 자세를 연습하는 식입니다. 실제 학급에서 발표 훈련을 할 때에도 '오늘은 목소리 크기를 키워보는 시간이에요'라고 과제를 명확하게 이야기해 줍니다. 목소리 크기에 중점을 두는 시간에는 발표 내용이 부족하거나, 자세가 흐트러져도 크게 언급하지 않습니다.

둘째, 정답이 없는 발표 주제를 제시합니다. 학생들이 발표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틀리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처음 발표 훈련을 할 때는 정답이 없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물건과 이유 소개하기' '오늘 나의 기분을 색깔로 표현해보고 그 이유 소개하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학생들이 발표에 익숙해지면 발표 주제의 난도를 조금씩 높여나가며 논리적 말하기를 훈련합니다. 팁을 덧붙이자면 발표를 할 때 간단하게라도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덧붙여 말하는 습관을 들이면 논리적 말하기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셋째, 자녀에게 많은 경험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어른도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대화 주제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말수가 많아집니다. 발표 소재를 넓히기 위한 경험에는 여행이나 체험학습과 같은 직접 경험과 양질의 독서를 하면서 쌓는 간접 경험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여행을 가거나 독서를 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가족과 함께 대화를 나누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은 언제였니'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이었니'와 같은 간단한 질문을 통해 발표를 위한 소중한 보물들이 자녀의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이게 됩니다.

넷째, 허용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편안하게 제시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생각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야 합니다. 어른들도 고민하다가 어렵게 꺼낸 이야기가 무시당하거나 부정적 피드백을 받게 되면 위축되게 됩니다. 자녀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였을 때 허용적 태도로 들어주고 함께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자녀의 발표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완성도 높은 발표는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실제 학급에서도 일 년에 걸쳐 꾸준히 발표 훈련을 해야 학생들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조급함은 버리고 조금씩 나아지는 자녀의 모습을 지켜보며 꾸준히 응원해주어야 합니다.

Q: 요즘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전문가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되는 직업이 각광 받는데 발표를 못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A: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활용한 직업들이 더욱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직업의 경우 프레젠테이션 능력보다는 개인의 업무 역량이 중시되는 경향이 있어 발표 훈련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아이들의 발표력을 길러주어야 하는지 알아볼까요.

첫째,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힘이 길러집니다. 발표의 효과는 단지 타인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데에 그치지 않습니다. 발표를 위해서는 머릿속에 떠올린 추상적인 생각들을 구조화하여 정리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점검하고 수정·보완하게 됩니다.

둘째, 수업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집니다. 발표를 위해서는 수업 시간 중 교사나 주변 친구의 말을 경청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업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지게 됩니다. 더불어 자신의 발표 내용을 주변 사람이 피드백 하는 과정에서 수업에 대한 주체성을 느끼게 되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셋째, 수업 내용을 잘 기억하게 됩니다. 배운 내용에 대한 기억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 다양한 학습 방법을 동시에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표를 할 때에는 친구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듣고, 메모를 하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많은 학습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게 됩니다. 더불어 친구들 앞에서 나 혼자 주목받는다는 특별함까지 있어서 수업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하기에 무척 좋은 방법입니다. 실제로 발표를 잘하는 학생이 학습 결과도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넷째, 타인과 자신의 의견을 조율하는 능력이 계발됩니다. 토론·토의와 같은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의견을 비판적 관점에서 듣고, 자신의 생각과 비교하여 논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타인을 비난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완전히 굽히지 않고도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이처럼 발표는 의사소통 이외에도 많은 긍정적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발표를 훈련하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 있게 생각을 이야기하는 아이의 모습을 떠올리며 학교와 가정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도움말=강민정 대구도림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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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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