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가 만든 형상 - 공 차는 모습

플라타너스가 만든 형상 - 연인

몇 년 전 나무에 꽂혀서 정신없이 찍어댄 사진들이 엄청나게 많다. 특히 대구 곳곳에 있는 플라타너스를 만날 때면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길 가던 사람들이 나무를 촬영하고 있으면 "뭘 찍는가요?"라고 말을 건넨다. "나무에 사람, 동물 형상이 있어서요"라고 답하며 사각 앵글에 담은 여러 형상을 보여주면 감탄을 자아냈다.
 

플라타너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다. 나무는 오랜 세월을 지내며 줄기에 세월의 흔적을 남겼다. 부부, 연인, 아이들, 말, 양 등 온갖 형상들이 내 마음과 혼을 빼앗아갔다.
 

몇 년 동안 주말이면 나무의 흔적을 찾아 여러 곳을 다니며 촬영하고, 말 없는 형상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었던 시간이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나만의 사진이지만 볼 때마다 세월의 흔적이 추억으로 남아 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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