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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신간] 블루노트…20대가 쓴 '20대의 우울함'에 대한 기록

2021-06-11

SNS 통해 세대 공감 작가로
게시글·미공개 단편 묶어 내
서간체 소설에선 속내 드러내
'우울하지만 않다' 선언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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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노트
이묵돌 지음/ 냉수/ 336쪽/ 1만6천500원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한 20대가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책에 대해선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며 반응한다.

현재 20대가 어떤 글에 공감하는지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저자 이묵돌은 20대의 지지를 받는 작가다. 이묵돌의 글은 화려하지 않고 탄탄한 스토리로 무장한 글도 아니지만 신기하게 쉽게 읽힌다.

한 네티즌은 이묵돌의 글에 대해 "담백하게 내려쓰다가도 어느샌가 깎이고 깎여 날카로운 가시처럼 박히는 매력이 있다"고 했다. 이묵돌은 그의 필명이다. '이'는 자신의 어머니의 성이고, '묵돌'은 흉노족 족장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이묵돌은 신춘문예, 문학상 등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작가가 되는 정식 코스를 밟진 않았다. 그러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소위 말하는 '먹히는' 작가다. 이번 책은 단편선 '적색편이'와 함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발간했다. 이 펀딩은 당초 100만원을 목표로 시작했으나 이를 훌쩍 넘긴 1천644만7천원이 모였다.

저자는 전작 '시간과 장의사'를 통해 상실로 가득 찬 20대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공감을 얻어냈다. 그런 작가 이묵돌이 이번에는 우울에 관한 글을 선보인다.

저자 소개를 간단하게 하면 아직 20대인 그의 삶은 그렇게 순탄하진 않았다. 1994년 창원에서 태어난 그는 다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대구로 이사했다. 기초생활수급자였고, 성인이 될 때까지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서울의 한 대학에 입학했지만 생활고를 겪다 자퇴했다. 인터넷에서 취미로 쓴 글이 인기를 끌어 구독자가 수십만 명에 달했고, 20세에 콘텐츠 기획자로 스카우트되면서 회사생활을 했다. 퇴사 후 IT회사를 창업했지만 2년 뒤 문을 닫았다. 그는 빚을 갚기 위해 여러 매체에 칼럼과 글을 쓰면서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번 책에는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서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쓴 공개 글과 미공개 단편까지 32편의 글이 실렸다.

책의 1부 'Blue Diamond'에선 우울한 현실을 들여다본다. 같은 인간이지만 누군가는 다이아몬드가 되고, 누군가는 연필심처럼 인식되는 세상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 자신의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지만 젊은이들이 겪는 패배와 좌절감을 담았다.

2부 'Blue haze'에선 외부 영향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지만, 그 안에서 잘 견디며 살아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다.

3부 'Blueprint'는 'Discipline' '개미들의 합창' '혼인비행' 등 '개미'를 소재로 한 세 소설을 엮었다.

4부 서간체 연작소설 '블루노트(Blue Not')'에선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우울한 편지를 쓰며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이번 책 또한 이묵돌의 다른 글과 마찬가지로 빠르게 읽힌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우울(Blue)을 이야기하지만, 하나도 우울하지 않다는 점이다.

저자도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시간과 장의사'의 서평 중에 '잘 읽히고 공감도 되고 좋은데, 읽고 나서 우울해지기만 해서 슬프다'는 평을 기억한다. 나로서도 노상 우울한 감상만 주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다음 단편선을 쓸 때는 '우울함을 극복하는 무언가'를 내놓을 수 있길 바랐다"고 했다. 서간체 소설 '블루 노트'에 대해서도 우울함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우울하지만 않았다는 선언이라고 밝혔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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