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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대 박사의 '스마트 시티·따뜻한 공동체' .1] 스마트시티는 어떻게 도시혁신의 도구가 되는가?

2021-06-25

시민을 도시문제 해결사로 만드는 기술이 스마트시티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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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대 박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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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대 박사는 대구테크노파크 디지털융합센터장이다. KAIST에서 기술경영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ICT산업정책과 기업육성, 스마트시티 국가혁신성장동력, 산단대개조를 포함한 도시의 디지털전환 업무를 담당하며 데이터사이언스학회, 한국기술혁신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포럼창조도시를 만드는 사람들, Creative Daegu Living Lab(ENoLL membership), 대구리빙랩 네트워크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첫 직장 경험으로 한때는 철강회사 사장이 되고자 했다. 모두가 저 하고픈 대로 하고도 행복해지는 세상의 보물지도를 여전히 꿈꾸는 몸만 큰 어린아이다. 작은 딸과 40여일 동안 안나푸르나와 히말라야 산지를 두 발로 어지럽히며 생명을 깨닫고 개인적 소명을 얻는다. 스스로 포지션 디자이너라 부르며 개인·기업·산업·도시·국가·관계를 '성장과 행복'으로 옮기는 시시포스 신화를 쓴다. '데이터노믹스' 'S.O.S 리빙랩 핸드북' 등을 책을 출간했으며 산업클러스터, 혁신시스템, 소셜네트워크, 데이터거래, 스마트시티, 사회문제해결 리빙랩 등을 주제로 International Small Business Journal, Scientometrics, 한국통신학회 등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하였다.

로봇·AI는 인간의 반복적 작업 돕고
시민들은 창의·복잡한 일에 더 집중
위기대응 역량 키우고 혁신 쉬워져

첨단기술 무장 똑똑한 도시 아니라
시민 중심 친환경도시 조성이 개념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곳곳에 스스로 생각하는 똑똑한 기계들이 말없이 숨어있다. 건물에 다가오는 사람을 감지하여 문을 미끄러지듯이 열거나, 복도를 따라 걷는 사람에 앞서 전등을 밝히며 길을 인도한다. 더운 공기를 감지하여 에어컨을 작동시키거나 사람이 있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감시카메라가 낯설지 않다. 스마트한 센서와 데이터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도시는 시민의 라이프스타일마저 변모시킨다. 출근하기 전 집에서 버스 도착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거나, 꽉 막히는 혼잡한 도로를 피하고자 전동킥보드를 어플리케이션 하나로 이용한다. 안테나를 통해 원격으로 교통신호등을 통제하고, 아날로그 눈금판을 디지털숫자로 변모시킨다. 감시카메라의 렌즈 뒤로 수많은 영상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알고리즘은 유령처럼 숨어서 기계학습을 수행한다. 스마트시티를 상상할 때 떠오르는 모습들이다.

◆ 도시혁신 플랫폼으로써 스마트시티

스마트시티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스마트시티를 위에서 기술한 모습처럼 첨단기술이 무장된 도시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스마트시티에 대하여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첨단 솔루션 집적 도시'로 정의한 유럽의회나, '최첨단 기술로 도시 기능을 서로 연결한 지능도시'로 규정한 아이비엠(IBM) 같은 기업도 이러한 기술 중심의 도시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앞서가는 세계 도시들이 점차 기술 중심의 스마트시티를 넘어 '시민을 중심에 두고 도시설계와 운영에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하여 똑똑하고 따뜻하며 지속 가능한 친환경 도시'라는 확장된 스마트시티 개념을 받아들이고 있다.

결국 스마트시티는 하나의 큰 원안에 '도시경제성장'과 '시민행복'이라는 두 개의 작은 공이 공존하며 상호 성장하는 도시혁신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시티가 기술 중심에서 도시를 혁신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면 시민의 주체적 참여를 이끌어 내고, 지속가능한 공동체의 필수 요건인 경제화·민주화·위기대응을 지원하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 공동체 기여자인 시민의 성장을 돕는 스마트시티

시민의 주체적 참여를 이끌어내려면 먼저 행정이 시민을 바라보는 관점이 전환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행정시스템은 '모성적 행정'에 가깝다. 시민을 열두 살 아이 정도로 보고 보호와 통제하는데 익숙하기에, 대부분의 공공서비스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하향식 전달체계를 지닌다. 시민은 소비자, 노동자, 유권자라는 이름으로 도시정책의 대상으로만 존재할 뿐 도시공동체의 기여자라는 인식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시민은 과연 그런가? 시민은 도시경제 순환과정에 단순 참여자가 아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를 돌보고(Care), 무언가 만들며(Craft), 이치를 깨닫고(Cognition), 때론 창조적이면서(Creative) 복잡성(Complexity) 문제를 다루는 존재다. 도시혁신 도구인 스마트시티는 이러한 시민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가령 생활속 실험실(리빙랩)을 통해 도시문제를 시민 스스로 발굴하고 첨단기술이나 적정기술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로봇이나 인공지능 같이 새롭게 등장한 기술은 인간의 반복적인 작업을 도와주고 시민들은 창의적이고 복잡한 일에 더 집중한다. 시민을 도시 문제해결의 기여자로 끌어내는 것이야말로 혁신이 쉬운 도시로 가는 지름길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스마트시티 홈페이지가 있다. 여기는 시민들이 문제와 해결책을 제안하는 창구가 있다. 시민 제안에 '좋아요'가 100개 이상 되면 도시 행정에서 반드시 검토하여 실행여부를 결정한다. 시는 작은 실험예산을 투입하여 실제 사용자와 연구기관, 기업이 함께 리빙랩 방식으로 해결책을 실험하고, 효과성이 높으면 도시에 대규모 확산을 지원한다. 지역화폐와 연동하여 시민들의 자발적으로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WASTED 프로젝트', 저전력 블루투스를 활용해 반경 50~70m 범위 안에 있는 사용자들에게 위치 정보나 메시지를 전송하고 모바일 결제 등을 가능하게 해주는 근거리 통신 장치인 비콘(beacon)을 활용하는 마을경제 활성화 프로젝트들은 모두 이러한 과정을 통해 유명해졌다. 이것이 바로 혁신이 쉬운 도시이자 시민을 문제해결의 기여자로 앞세우는 스마트시티의 모습이다.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스마트시티

도시혁신을 위한 스마트시티는 도시의 지속가능을 돕는다. 스마트시티는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첨단기술 인프라로 무장된 유비쿼터스 도시로 불렀지만, 오늘날에는 오픈 에자일시티, 팹시티, 포용적 스마트시티, 바이탈리티 시티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모두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이름이다.

도시 공동체가 지속가능하다는 말은 다음의 세 가지가 구비되었다는 의미다. 첫째는 먹고사는 문제다. 이는 산업 번영과 직업 기회, 기업가정신을 가진 스타트업이 활발한 경제생태계와 깊이 관련 있다. 둘째는 민주화 시스템이다. 말 그대로 자기의 생각을 마음껏 표현하고 소수의 의견이라도 소외되지 않는 환경을 말한다. 셋째는 위기대응 역량이다. 도시는 코로나, 전쟁, 지진처럼 갑작스런 위기상황을 대응하는 기반이 필요하다. 오늘날의 스마트시티에는 이러한 도시경제생태계 지원, 시민참여 민주주의 환경, 민첩한 위기 대응 지원체계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대구는 그동안 국가혁신성장동력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알파시티 스마트시티 실증, 인공지능기반 교통망 구축, 120개가 넘는 리빙랩과 도시문제발굴단 운영, 공익데이터실험실 등을 추진하였으며, G20 스마트시티 얼라이언스와 유럽 리빙랩네트워크(ENoLL)의 멤버십을 획득하였다. 스마트시티로 국내외에 위상이 높아졌지만 시민들은 아직 혁신의 기분 좋은 바람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도시혁신 도구로써 스마트시티를 다루는 본 연재를 통해 위기에 강하고 지속가능한 도시의 스마트시티즌이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대구테크노파크 디지털융합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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