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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동물 보호" vs "개체수 증가"...대구서 '길고양이 돌봄' 찬반 팽팽

202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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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4시 대구 남구 대명4동 성명공원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에 물과 사료가 준비돼있다.

'길 고양이 돌봄' 문제를 놓고 찬반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유기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반면, 길고양이 개체 수 증가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지난 22일 오후 남구 대명4동 성명공원. 최근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가 눈에 띄었다. 3.3㎥(1평) 남짓 공간에 길고양이를 위한 사료와 물이 놓여 있었다. 벽면에는 '길고양이도 소중한 생명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고양이 몇 마리가 나타나 먹이를 먹고 금세 자취를 감췄다.

인근 주민들은 길고양이들이 내는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배설물 악취에 대한 고통도 호소하고 있다.

신모(53·대명4동)씨는 "동네에 길고양이가 많은 편인데 툭하면 동네를 어지르고 울어서 생활하기가 힘들다"며 "길고양이 급식소가 생기면 고양이 개체수가 급증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정병용(53)씨는 "길고양이를 지켜주는 것도 좋지만 소음, 배설물, 동네 더러워지는 것 때문에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동물과 상생해서 살아가야 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길고양이 급식소를 통해 밥을 주면 고양이가 점차 많아질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대구지역 길고양이 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유기동물로 분류된 고양이 수는 2천5마리에서 지난해 2천737마리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는 2천751마리에서 2천225마리로 줄어든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길고양이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주민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체 수 증가 문제에 대해서는 중성화 수술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율리아 대구길고양이보호협회 대표는 "길고양이를 혐오하는 마음이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공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공감대를 쌓아가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현재 유일한 대안은 중성화 수술을 확대하는 것이다. 중성화 수술은 번식을 막고, 중성화 된 길고양이는 낯선 개체의 유입을 막는 파수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유기 동물 관리의 주체인 지자체의 대응은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대구시가 지원한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지원금액은 지난해 2억1천450만 원으로 2019년(3억3천만 원)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예산은 국비에 따라 시비가 결정되면서 삭감된 부분이 있다. 길고양이 문제를 두고 논쟁이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정책적 지원 외에 '갈등'을 조율할 수 있는 대책도 강구하겠다"고 했다.

글·사진=이남영 수습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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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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