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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의대병원이 들려주는 한방이야기] 노인성 어지럼증… 갑작스러운 어지러움, 중풍과 구별이 중요

2021-07-06

주로 전정계·시각계·고유감각계 불균형 원인
이석증·기립성 저혈압·심장질환 있어도 발생
기혈·신정 보하거나 노폐물 습담 제거해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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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어지럼증은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보았을 만한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어지럼증은 다양하지만, 양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단순 어지럼증으로 우리가 흔히 "어질어질하다"고 표현하는 증상, 두 번째는 술 취한 사람처럼 물건을 잡을 때 부정확하거나 걸을 때 비틀거리는 경우, 세 번째는 주위가 빙빙 도는 듯한 회전성 어지럼증 등이다. 어지럼증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의 연령분포를 보면 노인층이 가장 많다. 하지만 노인 환자의 어지럼증은 종종 정상적인 노화현상으로 여겨져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노인의 어지럼증은 단순한 귀의 문제에서부터 심장 또는 뇌의 문제까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어 간과하다가는 평생 후유증을 가지고 살아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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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순환신경내과 백경민 교수


◆증상은 비슷하지만 원인은 다양

어지러움의 원인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고 매우 다양하다. 즉 어지러움은 하나의 질병명이 아니고, 인체의 평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여러 감각 기관, 운동기관과의 연결 상태에서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현상을 통칭한다. 일반적으로 어지럼증은 평형기능에 관여하는 전정계, 시각계, 고유감각계의 불균형에 의해 발생하는데, 노인에서는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여러 구조의 기능이 동시에 저하되어 어지럼증이 자주 나타날 수 있다. 즉 속귀의 감각세포 숫자가 감소하고, 전정신경과 뇌의 뇌간, 소뇌, 대뇌 신경세포수가 감소해 전정기관으로 들어오는 정보가 부정확해지고 들어온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도 감소한다. 또 나이가 들수록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시각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는데 시각 역시 노화에 따라 저하, 평형유지를 더 어렵게 한다. 이와 같은 여러 감각의 퇴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어지럼증이 자주 발생하고, 젊은 층에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경미한 이상도 노인에서는 어지럼증을 유발시키고 오랫동안 지속되게 한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 중에 특히 나이가 들면서 많아지는 것이 '양성돌발성체위성 어지럼증(이석증)'이다. 양성돌발성체위성 어지럼증은 속귀 중 전정 안에 들어 있는 이석이 여러 가지 이유로 떨어져 나가 반고리관 안에 들어가서 어지러운 증상이 생기는 것으로, 잠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누울 때, 고개를 돌릴 때,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숙일 때 수초에서 일 분가량 지속되는 빙빙 도는 어지럼증이 특징이다. 병명의 '양성'이란 단어와 같이 수일간 반복되다가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로 정확한 진단에 따른 치료법이 필요하다.

어지럼증이 갑자기 생긴다면 응급치료를 요하는 중풍인지, 아니면 귀에서 오는 어지럼증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체의 평형을 유지하는 중추는 소뇌와 뇌간인데 이 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척추뇌바닥동맥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지럼증이나 평형장애가 잘 발생한다. 중풍은 혈관이 막히는 형태로 많이 나타나는데, 완전히 막히는 경우를 뇌경색이라고 하고 상당수는 이전에 일시적으로 혈관이 막혔다가 뚫리는 상태를 경험한다. 이를 일과성허혈발작이라고 하며 앞으로 뇌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을 경고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척추뇌바닥동맥 분지에 일과성허혈발작이 생기는 경우는 어지럼증 외에 구토, 어둔, 물체가 둘로 보이는 등의 시각장애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중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에 비해 높아 적극적인 검사 및 중풍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한다.

또 평상시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특별한 자세에서 어지럼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서 있는 자세에서 고개를 좌로 또는 우로 완전히 돌린 상태를 유지하거나 고개를 뒤로 젖힌 상태에서 갑자기 어지럽다면 척추뇌바닥동맥이 척추에 의해 눌려 혈액 흐름이 일시적으로 저하되어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또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빠르게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어찔한 느낌이 발생하면 일어설 때 혈압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못하고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할 수 있고, 노인에서는 특히 부정맥 등의 심장 질환으로 인해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정확한 진단 통해 원인 분석해야

어지럼증의 원인이 다양한 만큼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찰을 통한 원인 분석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원인이 불분명하고 복합적인 경우가 많아 종합적이고 다양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 어지럼증을 완화시키는 진훈제 또는 진정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오히려 집중력저하, 졸음, 평형저하로 어지럼증을 지속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어지럼증을 현훈(眩暈)이라 부른다. 현(眩)이란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어지럽다는, 훈(暈)이란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것을 뜻해 환자들이 일반적으로 호소하는 어지럼증을 현훈의 범주로 보고 치료한다. 이 중 노인성 어지럼증은 주로 기혈이 부족하거나 신장의 정(精)이 소모되어 뇌에 영양을 공급시켜 주지 못하는 경우와 비위(脾胃)기능이 허약해서 영양물질흡수 및 수액대사 기능 저하로 인해 인체에 쌓인 노폐물인 습담(濕痰)이 기혈 순환을 방해하는 경우에서 흔히 발생한다. 따라서 원인에 따른 치료, 즉 기혈과 신정(腎精)을 보하거나 비위기능을 보해서 습담을 제거해 주는 치료를 통해 잘 회복되지 않는 노인성 어지럼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어지럼증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는 증상이 같다고 해서 똑같이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동반 증상이나 체질을 고려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치료하기 때문에 좀 더 효율적으로 치료하고 어지럼증이 재발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

대구한의대 부속 한방병원 백경민 교수(한방순환신경내과)는 "어지럼증이 나타날 때 머리에서 느끼는 증상이라고 무조건 겁낼 필요는 없다. 다만 일부의 경우에서 중풍과 같은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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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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