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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극장·OTT '공생'…영화계 뉴노멀 시대로

2021-07-08

팬데믹으로 극장 지배력 줄어
OTT 플랫폼 '보완재'로 등장
극장이 시각효과 등서 우위에
영화 콘텐츠별 맞춤관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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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전 세계 영상 콘텐츠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단편적으로 극장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산업은 위기에 빠진 반면 온라인 산업의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비대면 기반 산업들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난 덕분인데, OTT로 대표되는 영상 콘텐츠 산업의 변화는 그중 가장 빠르고 뚜렷하게 나타났다. 오프라인 영상 산업이 부활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뉴노멀 방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전주 콘퍼런스'에서도 이는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엔터테인먼트 소비는 지속

최근 할리우드 에이전시 UTA의 데이터 분석 부서(UTA IQ)에서 엔터테인먼트 소비와 관련해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미국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극복된 후에도 지금처럼 엔터테인먼트 소비 습관을 유지할 것인가'에 관해 물었는데, 응답자의 84%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엔터테인먼트 소비에 할애하고 있었고, 이 중 67%는 코로나19가 극복된 이른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더 많은 시간을 엔터테인먼트에 소비하겠다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건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다양한 스트리밍 플랫폼(OTT)을 구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앞으로도 계속 같은 수준으로 스트리밍 플랫폼을 이용할 계획이라 밝혔는데, 응답자 3명 중 1명은 국경을 넘어 더 많은 해외 콘텐츠를 소비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중 상당수가 한국 콘텐츠를 그 대상으로 지목했다. UTA IQ의 조 케슬러 글로벌 대표는 "이 조사를 통해 OTT가 실내 생활에서 믿을 만한 탈출구가 되었음을 증명했다"며 "이게 행동과 기대치의 측면에서 보다 지속적인 변화가 가능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다양한 플랫폼 군웅할거

OTT 산업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시청 패턴 및 삶의 형식 변화 등으로 인해 수요가 급증했다. 스트리밍 방식에 사람들이 적응할수록 오프라인 산업의 입지는 더욱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왔는데, 물론 그것 때문에 극장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테지만 그 규모가 지금과 같게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국내 영화 관계자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OTT의 부상과 극장의 침체를 앞으로 어떻게 전망할까.

영화 '신과 함께' '광해' 등을 제작한 리얼라이즈 픽쳐스의 원동연 대표는 "OTT가 극장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극장에서 보는 게 OTT로 관람하는 것과 다른 정서적 보상이 분명히 있기 때문인데 OTT를 많이 활용하는 사람들이 극장을 더 많이 가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원 대표는 "다만 OTT 영화와 극장용 영화가 조금은 구분될 것 같다"며 "VFX가 더 많다거나 정서적인 보상을 주는 영화가 극장으로 많이 가는 식으로 균형을 맞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승리호'의 투자배급사인 메리크리스마스 유정훈 대표도 원 대표와 비슷한 생각을 밝혔다. "퍼스트 윈도우(제1의 관문)로서 극장이 갖는 시장의 지배력은 상당히 줄어들겠지만, 군웅할거하는 다른 플랫폼이나 OTT들이 (극장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형태가 바뀔 것"이라며 "때문에 콘텐츠별 전략 차별화도 중요하지만 극장 비즈니스모델, 수급에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도 심도 있게 지금 시점에서 고민해볼 타이밍"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영화 제작 모델이 어떻게 이상적으로 변해야 할지도 관심 사항이다. 영화 '부산행'과 '스위트홈' '킹덤' 같은 OTT 시리즈를 통해 아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한국 콘텐츠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한국영화의 보다 발전적인 변화를 위해선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유 대표는 그 과정에서 IP(지식재산권)가 콘텐츠 비즈니스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제 영화 한 편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갔다. IP로 파생되는 수많은 콘텐츠로 수익을 다변화시키는 게 필요하다"며 IP 중심 비즈니스 모델로 '승리호'의 사례를 언급했다. '승리호'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영화는 넷플릭스에, 웹툰은 카카오페이지에 제공하는 전략을 취했다. 하나의 IP를 다양한 플랫폼에 공급하면서 수익을 다변화하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한국의 콘텐츠 경쟁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에도 한국영화의 미래를 낙관하게 하는 요인이다. 과거에는 외국 제작사들과의 대화 주제가 리메이크나 판권 구매에 한정돼 있었다면 최근엔 한국말이 나오고, 한국 배우가 나오고, 한국 감독이 감독하고, 자막이 나와도 상관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OTT가 활성화되면서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라는 게 인지된 덕분이다. 원 대표는 "여기엔 자본력을 가진 IT·게임회사들이 콘텐츠 업계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주효하게 작용했다"며 "예전엔 상상하지도 못한 장르들, 상업적으로 경쟁력 있을까 했던 장르나 이야기들이 OTT로 가면서 다양성이 유지됐고 이 점이 바로 경쟁력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의 조영욱 프로듀서는 "때문에 한국에 많은 (해외)OTT 플랫폼이 론칭을 했고, 준비 중이다. 그 플랫폼들이 우리나라 시장성을 보고 들어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보다 훨씬 더 인구가 많은 아시아 국가가 있음에도 한국에 들어와서 비즈니스를 한다는 건 결국 우리 콘텐츠를 높게 평가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지금처럼 지켜나갈 때 한국영화의 가능성도 크게 열린다는 얘기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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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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