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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포항 출신 가짜 수산업자에 휘둘린 참으로 허약한 정치

2021-07-16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20대 대선이 권위주의 시대 악폐(惡弊)였던 철 지난 '공작'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의 시곗바늘을 수십 년 되돌린 듯한 이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대구 출신 전직 언론인이다. 포항 출신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구속)에게서 수백만 원 상당의 골프채를 받은 혐의로 입건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주장한 '경찰 수사 정치 공작설'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그가 얼마 전까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 캠프에 몸 담았던 적이 있어 논란이 더욱 크다. 여야는 물론 당 밖 유력 후보들도 한마디씩 거들면서 예기치 않은 선거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구시대적 논쟁은 진실 규명 절차를 거쳐 신속히 마무리짓는 게 바람직하다. 이 전 위원이 자신을 찾아온 '여권 사람'만 밝히면 끝날 일이다. 시간을 끌 이유도, 확대 재생산할 까닭도 없다.

이 전 위원 주장의 핵심 내용은 이렇다. "여권, 정권 사람이라는 이가 찾아온 적이 있다. 와이(Y·윤석열)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사실이라면 엄중한 사안이다. 정치공작은 당연히 뿌리 뽑아야 한다. 그러나 이 전 위원은 그 '여권 사람'이 누군지 여태껏 답하지 않고 있다. 계속 침묵하면 논란만 키운다. 신뢰성도 떨어뜨린다. 만약 수사를 모면하려고 거짓말을 했다면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신냉전의 혼돈과 코로나19 시대의 고통을 정리하고 새로운 과학기술을 선도할 미래 지도자를 뽑는 선거에서 이런 3류 논쟁은 하루빨리 끝내야 한다.

사건의 시작이 지역 인사들과 많이 연관된 것은 유감이다. 화려한 언변의 김씨에 감복해 그를 유력 인사들에게 연결시킨 이가 감옥 동료 송모씨다. 언론인 출신 송씨는 정치지망생으로 김천이 연고지다. 등장하는 검사와 경찰 간부 역시 포항에 연고를 뒀던 이다. 지역 출신 중견 정치인 여럿 이름도 오르내린다. 김씨가 사기로 갈취한 남의 돈을 물 쓰듯 뿌려댄 것이다. 이들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휘둘렸다. 한심한 일이고 그 취약함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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