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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도산서원 유생이 빌려 간 '입원록' 135년 만에 소수서원으로 반환된다

2021-07-22 14:51

'원록등본'과 함께 이달 중 반환절차 밟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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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서원이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소수서원 입원록' 1권. 영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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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록 3권에 기록된 소수서원 입원록 대출 기록으로 병술년에 도산서원 유생 이휘봉이 소수서원에서 입원록 1권과 원록등본을 빌려갔다고 적혀 있다. <영주시 제공>

경북 안동 도산서원의 한 유생이 약 135년 전 영주 소수서원에서 빌려 간 입원록(入院錄)과 원록등본(院錄謄本) 등 서적 2권이 이달 중으로 소수서원에 반환된다.


세계유산 소수서원의 16세기 원생의 인적 구성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인 입원록은 소수서원 전신인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이 창건된 1543년부터 1672년까지 소수서원에 입원해 수학한 유생 735명의 이름을 기록한 명부이다. 특히 이 자료는 소수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공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원록은 1권(1543~1672년), 2권(1660~1691년), 3권(1721~1760년), 4권(1725~1846년), 5권(1790~1888년)으로 편철돼 있다.
 

이 가운데 2~5권은 현재 소수박물관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1권에 대해선 최근까지 소재가 불명했다가 지난달 문서를 정리하면서 소수서원 입원록 대출 기록을 발견했다. 이 기록을 통해 도산서원 유생 이휘봉(李彙鳳)이 병술년(1886년) 3월 20일 소수서원에서 입원록 1권을 빌려 간 것이 확인됐다.
 

당시 이휘봉은 안동부가 서자(庶子) 여부를 조사할 때 증빙자료로 쓰기 위해 빌려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소수서원 운영위원회(위원장 김선우)는 최근 안동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을 방문해 김병일 도산서원장과 퇴계 종손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위원회 측은 입원록 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도움(반환)을 요청했다.
 

현재 이휘봉이 빌려 간 입원록과 원록등본은 도산서원이 한국국학진흥원에 기증해 보관 중이다.
 

이에 도산서원 측은 입원록과 원록등본 반환을 약속했고, 이달 중으로 돌려주기 위해 한국국학진흥원과 함께 반환 절차에 착수했다.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은 "빌려 간 당시가 혼란기여서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한국국학진흥원과 반환에 대한 절차를 조만간 완료해 이달 중으로 반환토록 하겠다"며 "최근 바쁜 세상 속에서 선비정신을 지키며 정중하게 요청을 해준 소수서원 관계자들의 모습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김선우 소수서원 운영위원장은 "본원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자료인 '입원록' 1권이 그동안 비어 있어 서원의 정체성에 큰 흠이었지만, 이번 반환으로 그 정체성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들 서적이 본원으로 돌아와 완질을 갖추게 되면 다른 고문서와 함께 문화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부로 유출된 자료에 대해 추가 파악한 후 인과관계를 밝혀 가능한 데로 환수해 소수소원 내 자료와 함께 집대성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이들 자료가 국가문화재(보물)로 지정되도록 노력해 최초 서원으로서의 실질적인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정체성 확보에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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