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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촌동이라도 다 같지 않아요." 대구 수성구 만촌2동 주민들 서러움 '폭발'

2021-08-05

건축 제한으로 수십 년 간 개발 길이 막혀왔는 데다
인근 도시철도 출입구마저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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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에 만촌2동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대구 수성구 만촌 2동 주민들의 서러움이 커지고 있다. 건축 제한으로 수십 년 간 개발 길이 막혀왔는 데다, 인근 도시철도 출입구마저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구 만촌2동 주민들은 대구시에 도시철도 2호선 만촌역 출입구를 수성메트로병원 앞에 하나 더 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4일 만촌네거리에서는 "대구시장은 만촌2동을 무시하지 마라", "수성구는 된다는데 대구시는 왜 안 된다고 하나. 출구를 뚫어달라" 등의 현수막이 내걸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남부시외버스정류장 후적지에 들어설 450세대 규모 주상복합아파트의 시행사는 오는 2024년까지 만촌역 출입구를 4개 더 만들어 대구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하지만 만촌2동 주민들은 "신설되는 출구들이 원주민들의 편의와는 동떨어져 있다"고 입을 모은다. 새로운 만촌역 출구는 수성대 방향, 옛 남부정류장 방향, 만촌2동 주민센터 방향 등으로 날 예정인데, 길 건너에 사는 주민들이 이 출구들을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 기존의 만촌역 1번 출구마저 달구벌대로와 인접한 또 다른 아파트 재개발로 인해 주민들이 50여 년 사용한 도로가 없어지면서 접근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했다.

수성구청은 "수성메트로병원 앞 출입구를 신설하는 데 드는 비용 약 110억 원의 30%를 부담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대구시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만촌역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역사가 더 있는 상황이라, 도시철도건설본부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서 진행해야 한다는 게 대구시의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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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지구 위치도 <대구 수성구청 제공>

만촌2동 주민들의 지하철 출구 요구엔 축적된 서러움도 한몫 하고 있다.

만촌2동 일부는 1970년대 토지구획정리사업 과정에서 범어2동과 만촌1동 일원과 함께 '범어지구'(1.8㎢)로 구분돼, 단독주택지로 기능해왔다. 지난 2003년부터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였고, 현재 4층 이하로만 건축할 수 있다. 40여 년간 개발이 거의 불가능했던 탓에 동네가 점점 낙후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김모(여·25)씨는 "바깥쪽 대로를 따라서 형성된 분위기와 동네 안의 분위기는 천양지차"라며 "외부에서 비치는 '만촌동'의 이미지와 우리 동네의 현실은 괴리가 크다"라고 했다.

2015년 대구시는 '지구단위계획수립 지침'을 개정하면서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조성된 대규모 단독주택지(대명지구, 송현지구, 범어지구, 수성지구)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유지하되, 지구단위계획으로 건축물의 용도·종류·규모 등을 완화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에 조건이 충족되면 '7층 이하'의 건물을 지을 순 있지만, 실제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종 상향'은 만촌2동 주민들의 숙원이다. '만촌2동 일꾼'으로 출마한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종 상향'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지금껏 지켜지지 않았다.

김동호 만촌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의 상향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단히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개인이 사유재산권을 제대로 행사 못하니 억울하다"라며 "주택가는 점점 낙후되는데, 빌라와 원룸은 즐비하다. 쓰레기 투기와 고성방가가 난무하고, 주민 간 소통도 힘들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도시철도 출입구와 관련, "개발의 사각지대에 처해있는데, 신축 아파트에 막혀 도시철도 접근성까지 떨어진다. 원주민 대부분이 어르신인데 도시철도를 타기 위해선 한참을 빙 둘러 걸어가야 한다"며 "종 상향이 이뤄지더라도 도시철도 출입구까지 빙 둘러 걸어가야 한다면 어느 누가 입주하려 하겠나"라고 했다.

대구시 도시계획조례에 따르면,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 상향이 이뤄질 경우 용적률은 220% 이하가 된다. 제1종 일반주거지역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아파트 단지 조성도 가능해진다.

대구시는 대구경북연구원에 의뢰한 '대규모 단독주택지 관리방안 정비 용역'을 오는 12월 마무리짓고, 범어지구 등 대규모 단독주택지 정비 및 관리 방안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용역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번 용역은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용역 결과를 갖고 당장 종 상향을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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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정경부 서민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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