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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지식 집어넣는 대신 생각 꺼내는 수업 '글로벌 인재' 키운다

2021-08-09

■ 대구 국제바칼로레아(IB)교육과정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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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사대부초등 2학년 학생이 탐구하고 싶은 여름 생물을 조사한 뒤 보고서로 작성하고 이를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예측불허의 미래 사회에 적응하고 나아가 글로벌 리더로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낼 것인가가 교육계 화두다.

대구시교육청이 도입·운영하고 있는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가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IB는 스위스 제네바에 소재한 비영리기관인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가 개발해 보급한 교육과정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 161개 나라 5천464개 학교(올해 1월 기준)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개념 이해 및 탐구학습 활동을 통한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한다.

대구시교육청은 IB교육과정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미래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대구는 인증학교 2개교, 후보학교 13개교, 관심학교 6개교, 기초학교 50개교 등 총 71개교가 IB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9월쯤엔 IB 고등학교 프로그램(DP) 한국어과정 인증학교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대 사범대학부설고와 대구외국어고, 포산고가 오는 9월 국제 바칼로레아 본부(IBO) 인증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영남일보는 대구시교육청이 힘을 쏟고 있는 IB교육과정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미래교육환경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대구선 총 71개교 IB교육과정 운영
전과목 절대평가로 경쟁분위기 완화
이해·배려 키우고 자기주도학습 강화

내달 고교프로그램 인증학교 3곳 추가
국제인증 대입자격 취득 2년과정 교육
전 과목 논술형 시험으로 사고력 요구


◆IB교육과정이란

IB는 1968년 유엔 등 국제기구 주재원, 외교관, 해외 주재 상사의 자녀와 같이 어느 한 국가에서 만든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를 안정적으로 다니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어느 국가에서도 유용할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민간 비영리 교육 재단인 IBO가 개발한 교육과정 및 대입 시험 체제다. IBO는 교육과정 개발, 학생 평가, 교사 연수와 전문성 개발, 개별 학교에 대한 인증과 평가 업무를 담당한다.

IB는 상호 문화의 이해와 존중을 통해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탐구심이 많고 지적이며 배려심이 있는 학생을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IB는 학교, 정부, 국제기구들과 협업해 국제적인 교육과 엄정한 평가의 도전적인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으며, 이 프로그램들은 전 세계 학생들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도 옳을 수 있음을 이해하고 능동적이며 공감력 있는 평생 학습자가 되도록 돕는 것을 교육목표로 한다.

IB에는 총 4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초등학교 프로그램(PYP, Primary Years Program), 중학교 프로그램(MYP, Middle Years Program), 고등학교 프로그램(DP, Diploma Program), 직업교육 프로그램(CP, Career-related Program)이다. DP는 대학 입시와 관련된 프로그램으로 1968년부터 운영됐으며, MYP

는 1994년, PYP는 1997년, CP는 2012년 개발됐다. PYP와 MYP는 많은 나라들이 초·중학교를 의무교육으로 운영하는 점에서 교과 내용을 정하지 않고 교육의 틀만 제공한다.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우리 교과서를 그대로 쓸 수 있고 교육 내용도 우리나라 국가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할 수 있다. DP는 2년 과정으로, 최종 시험을 거쳐 일정 성적을 받으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대입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우리 수업과는 어떻게 다른가

그동안 우리 교육과정이 교과적 지식을 '집어넣는' 것에 집중된 반면, IB는 자신의 생각을 '꺼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객관식 정답을 찾아내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하고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역량을 키우는 것에 집중한다.

이미 우리 학교 현장에는 토론학습·프로젝트수업·문제기반학습·거꾸로 수업 등 학생 참여를 이끄는 교수법이 도입돼 있다. 하지만 수행평가가 변별력이 없고 지필고사인 중간·기말고사 성적이 변별을 좌우한다. 때문에 학생들이 '꺼내는' 것보단 '집어넣는' 데에 집중하게 된다. IB의 주요 특징은 핵심 개념 이해 및 탐구학습을 통해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탐구-실행-성찰'활동을 통해 학습자의 생각을 꺼내는 수업을 하며, 수업 밀착형 평가와 적절한 피드백을 동반한 과정중심 논·서술형 평가를 한다. IB의 학습자상도 △탐구적 질문을 하는 사람 △지식을 갖춘 사람 △생각하는 사람 △소통할 줄 아는 사람 △원칙과 소신이 있는 사람 △열린 마음을 지닌 사람 △남을 배려하는 사람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사람 △균형을 갖춘 사람 △성찰하는 사람이다.

DP의 경우 수료하기 위해서는 고급 수준 3과목, 표준 수준 3과목에 소논문(EE, Extended Essay), 지식론(TOK, Theory of Knowledge), 창의·체험·봉사활동(CAS, Creativity·Activity·Service)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평가는 전 과목이 논술형 시험이고 수행평가가 포함되며, 최종 총점에 내신 점수가 포함된다. 모두 절대 평가다. IB는 꾸준한 피드백과 수업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평가를 통해 학생의 성장을 이끌어 낸다. 특히,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를 통해 옆에 있는 친구를 경쟁자로 인식하지 않게 한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참여 중심의 실생활과 연계된 교과 융합적인 수업과 토론·발표·논서술형 시험 등 수업 밀착형 평가를 특징으로 하는 IB를 공교육에 적용하게 된다면 점진적으로 학교 교수학습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시스템 구축도 자연스럽게 이뤄져 궁극적으로 공교육의 질적 향상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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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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