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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초등맘상담실] 독서력 키우기

2021-08-16

"독서 핵심은 '재미'…흥미롭게 읽다가 빠져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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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이야기책을 읽은 후 생각나누기 모둠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스스로 찾아 읽기를 원한다. 하지만 적지 않은 아이들이 책은 지루하고 따분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독서력을 높이고 평생 독자가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책읽기 통해 생각하는 힘 길러져
비판적인 사고의 계기가 되기도

초등 저학년 '독서 입문기' 해당
판타지나 쉬운 단편동화 좋아해
2~3학년때 독서 개인차 두드러져
어려운 책 강권하면 부작용 생겨


Q: 이야기책을 왜 읽을까.

A: 동화를 포함하여 여러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우리가 다 경험할 수 없는 세계와 삶을 책을 통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그 속에서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발견하고, 타인의 삶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며 삶에 대한 통찰력을 얻습니다. 문학이나 예술은 아름다움과 감동을 생명으로 하는데, 그 아름다움과 감동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동화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문학적 경험을 제공하여 평생 문학에 관심과 흥미를 갖고 책을 가까이 하도록 이끄는 역할을 합니다. 즉, 평생 독자를 만드는 씨앗인 셈입니다. 아이들은 동화 읽기를 통해 이야기의 내용과 자신의 삶을 관련시키며 경험적 배경을 확장합니다. 다양한 동화를 만나는 과정에서 동화의 질을 구별하는 안목도 기르며 비평의 싹을 틔웁니다. 또한 동화를 통해 자신과 타자 세계를 더 섬세하게 만나면서 경쟁보다는 연대를, 전쟁보다는 평화와 공존을, 그리고 소수의 그늘을 발견하며 따뜻한 마음과 아름다운 눈을 가질 수 있습니다. 동화가 아름다우면서도 가치 있는 것을 지향하고 감동적이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Q: 책을 많이 읽기만 하면 독서력이 향상되나요.

A: 학부모님들께서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우리 아이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입니다. 학부모님들 중에는 '독서 잘하는 아이가 공부 잘하는 아이'라는 생각에 '다독'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서력이 공부의 기본임에는 분명하지만 '독서력'은 생각만큼 잘 길러지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이해하되 거기에 나의 생각을 더 하는 것,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자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혹은 읽고 난 후 '그래서 나의 생각은 뭐지?'하고 묻고 답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책을 읽는 목적과 방법에는 물론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알아낼 수도 있습니다. 그림의 여백이나 문장의 행간을 통해 내 느낌을 살려 상상하고 예측하고 추론하며 읽을 수도 있습니다. 당연한 듯 여겼던 것을 다시 생각해 보는 관점 전환의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책을 통해 내가 생각한 것만이 아닌 다른 해결 방법이 있음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진짜 이런 게 가능할까?' '이게 최선일까?' 등 여러 호기심과 의구심을 더하며 재탐색하고 재발견하는 비판적 사고의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여럿이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다 보면 타인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나는 왜 이렇게 느꼈을까?'라는 물음을 통해 자기 성찰도 이루어집니다.

아이의 언어 능력을 키운다는 것은 상황을 조망하며 대화할 수 있도록 언어 이해력을 키워준다는 의미고, 이를 위해서는 '깊이 읽기'가 매우 큰 힘이 됩니다. 깊이 읽기의 힘은 문장 안에 써진 단어에 대한 이해, 문장 안에서 그 단어의 맥락적인 의미, 그 문단의 메시지, 글 전체의 흐름, 그림의 상징적 의미, 글과 그림의 조합으로 재해석하는 능력까지 포괄합니다.

Q: 아이가 어떤 동화를 좋아할까요.

A: 아이들의 시기마다 좋아하는 책들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학년의 경우 짧고 친숙하고 쉬운 책, 흥미 욕구를 충족하는 책들을 좋아합니다. 독서와 읽기 능력 면에서 보면 이 시기 아이들은 독서 입문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자와 소리의 관계를 인식하는 시기라서 음독 활동이 중요합니다. 이 시기에 좋아하는 책들은 일반적으로 판타지나 쉬운 단편 동화 등입니다.

저학년이 지나서는 현실 동화부터 모험, 신나는 이야기까지 폭이 넓어집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만화, 명랑 소설, 짧은 과학 상식 책을 좋아하지만 여전히 동화를 좋아하며 주변에서 일어남직한 일들이나 모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에 관심을 많이 둡니다. 아이들마다 개인차가 있지만 대체로 호기심이 왕성하여 다독을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작품의 맛을 느끼고 자기 나름대로 거침없이 표현하기도 합니다. 보통 2학년에서 3학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책 읽기에 대한 개인차가 두드러지기 시작하는데, 이때 어려운 책을 강권하면 책 읽기를 싫어하거나 심한 경우 읽기 장애가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학년의 경우 지식 위주, 역사를 다룬 책에 흥미를 갖기 시작합니다. 읽기와 독서 능력 면에서 기초 독해기로, 지식과 논리의 시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고학년은 객관적인 이해를 넘어서 초보적이나마 자기 나름의 해석과 분석이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직접 드러나 있지 않은, 글 속의 배경과 상황을 분석하고 인물을 자기 나름대로 평가하는 초보적 비평 활동이 가능할 정도로 사고 활동이 왕성해집니다. 또 결론이 뻔한 이야기보다 갈등 구조가 드러나거나 현실에서 있음직한 이야기에 더 흥미를 보이며, 사건 전개가 빠르고 인물의 심리가 잘 묘사된 이야기, 공상, 상상, 유머가 있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독서의 핵심은 '지식'이 아니라 '재미'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책은 '힘든' 독서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상쇄하는 마법을 부립니다. 재미있게 읽는 동안 깊이 빠져들게 되지요. 독서력도 쑥쑥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도움말=임영수 대구월촌초등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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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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