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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칼럼] 많은 고민이 필요한 위드 코로나

202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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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배 DGIST 뇌·인지과학 전공 교수

초기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한층 강화된 전염력을 지닌 변이 바이러스의 연속적인 출현과 이들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해 우리는 이제 코로나를 퇴치할 수 있는 한시적인 대상으로 여기기보다는 감기나 독감처럼 앞으로 인류와 함께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전 세계적인 인식 변화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라는 신조어까지 만들게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위드 코로나 논의가 시작됐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조만간 현실로 마주하게 될 위드 코로나 상황을 과연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하고 있을까.

영국의 경우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모든 방역조치를 한번에 해제함으로써 코로나 이전으로의 삶으로 복귀하였다.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 이후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여 하루 평균 3만명 정도 쏟아지는 상황이지만, 전국민 대상 빠른 백신 보급 덕분에 독감과 비슷한 수준인 0.1% 내외의 낮은 치명률을 유지하고 있기에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하다. 물론 0.1% 치명률만으로도 산술적으로 하루 평균 코로나 사망자가 약 30명, 한 달이면 대략 1천명 가까이 나오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치명률이 비슷하긴 해도 겨울에 독감환자가 하루에 3만명씩 쏟아지는 상황이라면 매우 큰 위기 상황이 아닌가 싶다. 반면 단계적 방역 조치를 완화하며 위드 코로나를 시행해 나가고 있는 싱가포르의 경우에는 영국과 비슷하거나 그보다도 낮은 수준의 치명률이 나오고 있는데, 확진자 수는 하루평균 100~200명이다. 싱가포르는 적극적으로 검사 시행을 하지 않고 있어서 정확한 확진자 수가 파악되지 않았을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까지 고려하면 치명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 10배 정도 차이나는 인구 규모를 고려한 인구당 사망자 수를 비교해 보면 싱가포르는 영국에 비해 코로나 상황을 훌륭히 통제하고 있어 보인다. 즉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인해 아직까지 전국민 백신 2회 접종 하나만으로는 완벽한 위드 코로나의 시행이 시기상조일 수 있다. 그러기에 우리가 향후 취해야 할 위드 코로나 모델은 싱가포르 모델에 기반해야 함은 자명하다.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정부는 전 국민적 백신 접종(성인 80%, 고령층 90%)이 이뤄진 시점인 올해 말쯤을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시점으로 잡고 있는 듯하다. 최근 한 호흡기질환 전문가는 위드 코로나 전환 시기로, 백신 보급 외에도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11월쯤을 언급한 바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위드 코로나 시행에 대한 단계적 로드맵을 꼼꼼히 잘 갖추는 것과 위드 코로나를 통해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위드 코로나 선언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는 싱가포르 모델처럼 백신 2회 접종과 더불어 마스크 착용은 한동안 유지해야 할 것인데, 자칫 위드 코로나 선언이라는 행위 자체가 국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의 경각심을 낮추는 신호를 줄까 우려스럽다. 나는 부스터샷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본다. 백신의 2회 접종보다는 3회 접종을 하면 항체 형성이 5배 이상 증가한다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고, 특히나 변이 바이러스에 강한 모더나나 노바백스와 같은 백신을 교차접종 방식까지 포함하여 부스터샷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상당히 강력한 방역 수단이 될 수 있다. 부스터샷 시행 이전까지는 마스크 착용을 반드시 강제해야만 현재의 영국과 같은 상황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의 관심이 더 이상 위드 코로나 선언 시점에만 머물지 말고 좀 더 본질적인 고민들로 전환되길 간절히 바란다.
이성배 DGIST 뇌·인지과학 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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