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10927010003079

영남일보TV

[주 원장의 '건·다·이(건강한 다이어트 이야기)'] 회식에서 살 적게 찌는 법

2021-09-28

술은 포만감 억제해서 많이 먹게 해
안주는 내장에 쌓여 복부 비만 유발
술자리선 안주 덜 먹고 물 많이 마셔야

2021092701000731400030791
주현수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30대 회사원 A씨는 회식으로 다이어트 흐름이 깨졌다고 하소연한다. 회식을 다녀오면 그동안 참았던 식욕이 폭발해 과식을 하게 되고 다이어트 의지도 무너진다고 호소한다. 다시 늘어난 체중으로 실망하고 또다시 이어질 회식 자리를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회식 자리에서 최대한 살이 찌지 않으면서 다이어트를 이어갈 좋은 방법은 없을까.

먼저 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술은 g당 7㎉로 열량이 높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섭취하면 절반 정도는 체온 유지에, 나머지 절반은 활동하는 데 쓰인다. 술과 안주를 함께 섭취하면 술의 높은 열량은 체온 유지에 우선적으로 사용된다. 반면에 섭취한 안주는 술이 대신 체온 유지를 시키는 만큼 사용될 필요성이 없어져 그대로 잉여 에너지로 남아 몸에 지방 형태로 저장된다. 정확히 말하면 살을 찌우는 건 술이 아니라 함께 먹는 안주다.

또 술은 중추신경을 억제해 포만감을 느끼는 부위를 억제시킨다. 우리 몸에는 식욕을 조절하는 '그렐린'과 '렙틴' 두 가지 호르몬이 있다. 그렐린은 식욕을 증가시키는 호르몬·렙틴은 포만감을 주는 호르몬이다. 술은 렙틴을 억제해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많이 먹게 한다. 술을 마실 때 배부른 느낌 없이 계속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1차 삼겹살, 2차 호프집, 3차 선술집과 같이 우리나라 술 문화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음식을 먹으면 주로 소장에서 흡수되어 간으로 전달된다. 소장과 간 사이에는 흡수한 많은 영양분을 실어 나르는 고속도로인 '문맥'이라 불리는 정맥이 있다. 간으로 전달된 영양분은 대사되어 그 영양분이 필요한 전신으로 배달된다. 그런데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음식을 분해할 충분한 시간이 없기 때문에 전신으로 가지 못하고 가장 가까운 장소인 내장에 지방 형태로 저장한다. 이렇게 내장 지방으로 찐 살은 복부 비만의 원인이 되며 빼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회식 자리에서 써볼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첫 잔을 거절해서는 안 된다. 술을 적게 마시기 위해 첫 잔부터 내빼다가 술을 빼는 소인배로 낙인 찍히기 십상이다. 첫 잔을 내뺐을 때 상대에게 '거절감'을 주어 불쾌감으로 이어지고 술자리 내내 잔을 들 때마다 술잔을 비우는지 감시받을 수 있다. 술이 들어가고 난 이후에는 사람들이 관대해지므로 첫 잔은 시원하게 마시면서 분위기를 이끌고, 분위기가 무르익은 시점에 술을 조절하는 것이 현명하다.

둘째,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많아도 안주를 먹지 않는다고 혼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만큼 술을 두고 내가 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안주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효율적이다.

셋째, 우리가 취하게 되는 이유는 술의 절대량도 있지만 얼마나 빨리 마시는지도 영향을 미친다. 단시간 내에 술을 마시면 체내 알코올 농도가 급속하게 증가되어 빠르게 취하고, 뇌의 중추신경계가 억제돼 그동안 참아왔던 식욕이 폭발할 수 있다. 따라서 알코올 농도가 최대한 느리게 올라갈 수 있도록 물을 최대한 많이 마셔주는 것이 좋다.

주의할 것은 술 마신 다음날 체중이 감소되는 경우에 속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술로 인한 탈수 현상으로 수분이 빠져나가서 생기는 일시적인 체중 감소다. 체내 수분이 일시적으로 빠진 것이지만 음식과 수분을 섭취하면 체중은 다시 증가, 술 마신 다음날 체중계를 보고 살이 찌지 않았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술자리에서 체중 증가는 필연적이므로 최악을 피하고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별개로 만성적으로 술을 찾거나 끝까지 마셔야 직성이 풀리는 경우라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및 검사를 통해 근본적 원인을 진단받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현수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기자 이미지

주현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 인기기사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