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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6주년 기획] 획일화 거부하는 MZ세대(상) - 기업·정치권 3040·1020 마케팅 분주

2021-10-08 14:37

"우릴 하나의 틀에 묶지 마라" 나이차 적어도 가치 차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색다른 경험 추구
연애는 '쿨'...'공정' '개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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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과제를 하고 있는 20대 학생과 아이와 산책을 하는 30대 부부는 같은 MZ세대이다.(왼쪽사진: 이자인기자, 오른쪽 사진: 독자제공)

'MZ세대를 잡아라.' MZ세대를 향한 구애가 뜨겁다. 기업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큰 데다 독특한 문화로 무장한 MZ세대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새로운 세대가 출현할 때마다, 기업과 정치권은 바빠진다. 이들의 특성을 분석하고 수요에 맞는 콘텐츠를 내놓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현재 MZ 세대를 겨냥한 정책, 마케팅이 쏟아지면서 비슷한 내용의 콘텐츠가 반복 재생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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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획일화 거부

 

통계청에 따르면 MZ세대에 해당하는 인구는 1천895만3천468명으로 전체 인구의 36.5%를 차지한다. 2021년 기준 밀레니얼(M)세대는 3040세대로 성장해 사회활동의 주축이 됐고, 1020세대에 해당하는 Z세대는 미래의 트렌드를 이끌어갈 주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정치권은 '청년'을 상징하는 용어로 MZ세대를 사용한다. '스윙보터(부동층)'로 보고 표심을 잡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운다. 최근 국민의힘 이준석이라는 젊은 대표의 등장으로 MZ세대 마케팅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지지하는 정당을 바꾸는 일이 드문 기성세대와 달리 MZ 세대 상당수는 고정적인 정치적 성향을 지니지 않고 있다. 특히 MZ세대는 공정, 개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김모(23)씨는 "이제는 지역, 정당에 따라 투표하는 시대는 지났다. 인물의 행적이나 정책을 보고 선택을 하고 싶다. 나쁘게 보면 줏대없이 이리저리 흔들린다고 볼 수 있지만, 그건 아니다. 시대 변화를 빠르게 수용하고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업 역시 MZ세대가 주역으로 부상하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MZ세대를 위한 기업문화를 마련하고 있다. 업무 평가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성과에 맞는 보상을 주는 식이다. 직장인 이모(30)씨는 "비합리적인 방향으로 운영이 되더라도 조직이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면 계속 근무할 수 있다. 하지만 작은 변화조차 없다면 업무에 대한 열의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이직을 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MZ세대 '고객'을 위한 상품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MZ세대의 감성과 추억을 자극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는데 주력한다.
MZ세대를 세분화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려는 노력도 전개되고 있다. 대구지역 기업의 한 홍보 담당자는 "마케팅 전략을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하면 MZ세대 안에서 몇살 차이나지 않아도 생각과 가치의 차이로 요구가 달라지는 것으로 파악했다. 의견을 보다 많이 수렴하고 세분화시켜 적절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백승대 영남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청년들을 MZ세대라는 프레임으로 설정하면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마케팅 전략을 구성하는데 편리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MZ세대 내에 포함된 세대별 생각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들을 공통적으로 묶기 쉽지 않다"며 "세대별 특징을 드러내기 위해 용어를 세분화하기 위한 논의를 거치는 것도 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자극적인 콘텐츠 줄이어
최근 MZ세대의 이목을 사로잡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헤어진 커플이 다시 만나 지나간 사랑을 되짚는 '환승연애', 이별한 세 커플이 서로 연인을 바꿔가며 데이트를 하는 설정의 '체인지데이즈' 등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연일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환승연애'는 유튜브와 네이버TV 누적 조회수 2천만 뷰를 돌파했고, '체인지 데이즈'는 누적 조회수 4천300만을 돌파하며 시즌2 출연자를 모집하고 있다.


2030세대는 '사랑에 서툰 현실적인 모습'을 보며 공감하고 있다. 서모(여·33)씨는 "처음에는 다른 프로그램들에 비해 소재가 신선하고 제목에 대한 호기심으로 프로그램을 봤다. 이제는 '내가 그 사람이라면'하는 몰입감때문에 열광하는 것 같다"며 "기성세대가 '사랑과 전쟁', '애로부부' 같은 자극적인 프로그램을 찾듯이, 청년세대들도 현실에 많이 있고 겪어봤을 법한 연애라 감정이입이 잘된다"고 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자극적인 연애, 결혼 콘텐츠 등 청년세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은 이미 많이 나왔고, 현재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OTT서비스가 확장되면서 유행을 끌고 가는 추세"라며 "연애에 대한 청년들의 '쿨'한 생각을 엿볼 수 있고 달라진 연애관 등 다양한 양상을 볼 수 있는 게 재미 요소가 될 수 있겠다"고 풀이했다.


자극적인 콘텐츠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홍모(36)씨는 "가끔씩 보긴 하지만 가정을 이룬 입장에서는 윤리적으로 맞는 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주위에서는 재밌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이 나와 불편할 때가 있다 "고 했다. 또 박모(여·27)씨는 "자칫 우리 세대는 가볍게 사람을 만나고 헤어진다는 잘못된 고정 관념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진솔한 것도 좋지만 경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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