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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빵의 도시 대구

2021-11-18

윤여창
윤여창〈봉산문화회관 기획PD〉

지난 2월 봉산문화회관은 개관 이래 최초로 창작공연 공모사업인 '스테이지랩-봉산'을 추진했다. 연극·무용·뮤지컬·음악 등 총 25편이 넘는 작품들이 접수됐고, 1차와 2차 심사를 거쳐 '휴(휴), 쉼..' '무무익선시리즈-혼춤' '꽃마리 양과자점' 이렇게 세 작품이 최종 선정되었다.

각 작품의 제작과정에 참여하면서 '스테이지랩-봉산'의 마지막 작품이었던 '꽃마리 양과자점'을 보며 '빵의 도시 대구'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연극 '꽃마리 양과자점'은 일제강점기 시절 말을 하지 못하는 조선인 제빵사가 운영한 빵집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일제강점기 중구 북성로에 있던 대구 최초의 제과점인 '이마사카 제과점'에서 시작된 대구의 빵의 역사를 바탕으로 제작된 연극이다. 이 연극을 통해 대구 최초의 빵 공장인 수형당, 대구 대표 빵집이었던 삼미제과사·삼송·고려당·송영사와 현재까지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삼송빵집, 최가네케이크 등 몰랐던 대구 빵의 역사를 알게 되었다.

필자는 고교 시절까지 대구에서 자랐다. 시내에 있는 고교에 다닌 덕분에 방과 후 동성로에 자주 나갈 수 있었고, 그 당시 유명했던 최가네케이크에서 생일케이크를 포장했다. 그리고 버스를 타기 전에 밀밭베이커리를 들러 단팥빵을 사 먹었던 기억이 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 친구들이 대구에 가면 뭘 먹어야 하는지 어딜 가야 할지 물어도 딱히 대답할 게 없었다. 나에게 대구는 먹거리도, 놀거리도, 특색도 없는, 그저 보고 싶은 가족들이 있는 고향이었다.

하지만 대구의 빵의 역사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 가면서 서울 3대 베이커리 중 하나인 김영모과자점의 김영모 명장이 대구에서 빵을 시작했고, 업무차 출장을 갈 때 빈손이 적적해 들린 삼송빵집이 1950년대부터 대구를 대표하는 빵집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평소 맛있게 사 먹었던 멜론빵의 특허를 밀밭베이커리가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내가 자라온 고향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지인들이 대구에 방문한다고 하면 대구에서 꼭 빵을 사 먹어 보라고 추천하겠다. 그리고 내가 아는 '빵의 도시 대구'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대구를 소개하고 싶다.
윤여창〈봉산문화회관 기획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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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창 봉산문화회관 기획PD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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