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11129010003590

영남일보TV

[송국건의 대선 판 읽기] 윤석열은 김종인-이준석 협조 없이도 대권 거머쥘까

2021-11-30

2021112900020139789.jpeg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대전 유성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과 함께 With 석열이형' 토크콘서트에서 청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의도의 정치 고수들에게 휘둘릴 것으로 예상했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만만치 않은 정치 내공을 선보이고 있다. '정치 초보'란 딱지가 무색할 정도로 빠른 학습능력을 발휘하며 대선정국을 주도한다. 상징적인 장면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의 거리 두기다. 김종인은 윤석열이 차기 대권 주자로 처음 거론될 때부터 '별의 순간'을 얘기하며 자기 관리 아래 두려고 했다. 지난 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임기를 마친 뒤엔 윤석열을 제 3지대에 묶어둔 뒤 야권 후보 단일화 판을 짜려 했다.

 

 그러나 윤석열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초반에 김종인의 공개 구애를 외면하면서 페이스를 자기 걸로 만들었다. 김종인이 종종 불평을 터뜨리며 초조한 모습을 보일 정도였다. 윤석열이 검찰총장 자리를 박차고 나오자 김종인은 "백조가 오리 밭에 가면 오리가 돼버린다"라고 했다. 하지만 백조 윤석열은 김종인이 '오리밭' '흙탕물' '아사리판'이라고 했던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그 결과는? 아직은 중간 성적이지만 윤석열의 선택이 옳았다. 김종인은 "국민의힘에 들어가면 모든 게 끝장"이라고 경고했지만, 끝장은커녕 제1야당의 대선후보로 우뚝 섰다.


후보경선에 이어 본선 캠프를 꾸리는 과정에서 김종인이 또 등장했다. 이번엔 그를 멘토로 섬기는 이준석 당 대표를 통한 '셀프 추대' 형식을 띠었다. 이준석은 아예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예약 카드를 대선 후보가 된 윤석열에게 내밀었다. 그 사이 정치판 생리까지 터득한 윤석열은 이를 단번에 물리치지 않고 받을 수도 있는 것처럼 같이 밀고 당기기를 했다. 당 내에 이준석을 포함한 김종인 라인 사람들이 있는 만큼 갈등을 서서히 완화하기 위한 의도된 행동으로 보였다. 그 사이를 본선에서의 '김종인 효과' 점검 기간으로 삼았다.


그러다 '김종인 피로감'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자 "그 양반 일은 나에게 묻지 말라"며 간격을 벌렸다. 다만 '결별' 표현은 안 나오도록 상황관리를 하고 있다. 대신 김병준 상임위원장에게 사실상 선대위의 '원 톱'을 맡기는 것으로 김종인의 존재감을 대체 중이다. 선대위 출범 후 첫 지방 일정인 충청유세에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서 세종시를 설계한 김병준을 대동한 건 대단한 정치 감각이다.


이준석에 대한 의존도 역시 더욱 낮추고 있다. 전격 입당할 때 당 대표 패싱 논란이 있었지만 이후 이준석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당헌에 규정된 당무우선권자로서 당을 상당 부분 장악한 이후론 마이웨이다. 이준석이 공개 반대했던 이수정 경기대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전격 영입한 일이 대표적이다.


정가에선 윤석열의 직진이 위험하다는 견해도 있다. 김종인-이준석 라인을 적으로 만들면 부정적 효과를 낼 거란 지적이다. 하지만 적당한 선에서 둘을 멀리하는 윤석열의 전략이 더 현실적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독자판단에 따라 김종인의 권유를 뿌리치고 이준석을 패싱하며 당에 입당해 지금의 위치에 선 인물이 윤석열이기 때문이다. 만일 여의도의 정치 고수들의 입맛대로 움직였다면 윤석열도 제2의 고건, 반기문이 됐을지 모른다.

<서울본부장 song@yeongnam.com>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