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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칼럼] 무능은 숫자로 노정된다

2022-01-13

문재인 정부 성적표 낙제점
부동산 폭등 국가부채 급증
연금개혁 뒷전 공공만 비대
멀쩡한 정권에 피박 씌울까
통계는 팩트 진실 말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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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논설위원

불변의 법칙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정립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수 이론의 창시자'로 불린다. 피타고라스는 고대 이집트와 바빌로니아에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수학적 체계와 공식을 도출했다. 더 나아가 수를 통해 초월적 진리를 발견하고자 했다. 전설의 수학자답게 피타고라스는 "수는 만물의 근원"이란 철언(哲言)을 남겼다. 피타고라스의 말대로 과연 숫자는 우리 일상을 관통한다. 만물과 만사(萬事)가 숫자로 꿰어진다. 심지어 사유(思惟)까지.

#숫자는 역사다

3·1 독립운동, 8·15 광복, 6·25 전쟁, 3·15 부정선거, 4·19 혁명, 5·16 쿠데타, 10·26 대통령 시해, 12·12 군사반란,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은 한국 근대사의 궤적이다. 민족의 질곡과 정치 부침(浮沈)이 오롯이 숫자에 꽂혀 있다. 왕조시대도 다르지 않다. 계유정난, 무오사화, 갑자사화, 임진왜란, 병자호란, 병인양요, 임오군란, 갑신정변 따위도 기실은 숫자다.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의 조합 육십갑자는 사변(事變)이 일어난 연도를 가리킨다. 무오사화는 1498년 무오년, 임오군란은 1882년 임오년에 발발했다.

숫자는 경제다. 경기·고용·물가·통화·내수·수출·금리·세수·재정·GDP(국내총생산)·GNI(국민총소득)…. 거시지표든 미시지표든 숫자로 노정(露呈)된다. 숫자는 경제의 총합이자 가늠자다.

숫자는 권력이다. 여당의 독선과 입법독재는 180석이란 숫자의 힘이다. 다수가 소수를 핍박하는 의회민주주의의 함정이기도 하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2017년 대선 득표율은 41.1%. 하지만 국정 전체를 장악했다. 권력을 무한 증폭시키는 득표 1위의 마법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 24.0%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21.4%는 단 1%의 권력도 얻지 못한 채 허공으로 날아갔다.

#숫자는 국정의 가늠자다

기업의 경영실적이 재무제표에 투영되듯 국정 성패도 숫자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의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SNS에 나도는 '부동산 악몽 정권'이란 비아냥은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가감 없이 웅변한다. 일단 너무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문 정부 출범 때 6억708만원에서 지난해 12억1천639만원으로 급등했다. 서울의 주택 중간가격 또한 중간 가구소득의 10.9배에서 18.5배로 높아졌다. 근로자들의 내집 마련에 훨씬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뜻이다. 다주택자를 경원했던 문 정부에서 다주택자가 20만명 늘어난 것도 아이러니다.

국가부채 급증도 문재인 정부의 죄업이다. 올해 국가부채는 956조원에 이른다. 문 정부 5년간 400조원 폭증하는 셈이다. 역대 정부 중 200조원 이상 늘어난 정부는 없다. 신기록을 세우는 거다. 가계부채인들 온전할까.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GDP의 104.2%. 2020년보다 6%포인트 높아졌다. 세계 주요 37개국 중 규모와 증가속도 2관왕이다. 국민연금·고용보험·건강보험 등 8대 사회보험 재정도 급격히 악화됐다. 이뿐이랴. 공무원 수는 11만명이나 늘었다. 11만명은 문 정부 이전 20년간 증가분에 해당한다. 업적은 보잘것없이 공공부문만 비대해진 것이다.

부동산 폭등시키고 재정 거덜내고 연금개혁은 애써 외면하고. 멀쩡한 정부에 괜히 '무능' 피박을 씌우자는 게 아니다. 통계는 팩트다. 숫자는 진실을 말할 뿐이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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