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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과 책상사이] 질문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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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현〈시인·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대표〉

연초에 한 학생이 찾아왔다. 수능 국어 성적이 잘 나와 감사 인사를 하러 왔다고 했다. 국어 성적과 내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물었다. 지난해 수능시험 직전 나를 찾았을 때 문제 풀이 방법과 위기 대처법을 가르쳐주었다고 했다. 기억이 났다. 문제가 어려워 잘 안 풀리면 "여기서 주저앉을래? 끝까지 악착같이 달라붙어 볼래?" 이렇게 자문해보라고 했다. 국어가 어려워 잠시 답답했지만, 자신에게 물어보니 내가 말해준 "결과에 신경 쓰지 말고 침착하게 지문을 읽고, 질문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자"라는 조언이 떠올라 자신을 다독이며 집중했더니 오히려 평소보다 좋은 등급이 나왔다고 했다. 대화 중에 '질문'이라는 말이 여러 번 오갔다.

우리는 토머스 에디슨이 선생님을 난처하게 하는 엉뚱한 질문을 많이 해서 학교에서 쫓겨났다는 이야기는 잘 알고 있다. 전구 발명을 위해 1천200번이나 실패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1천200번의 실패를 했다는 말은 1천200번에 달하는 다양한 질문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어째서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어떤 가설이 잘못되었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와 같은 질문이 없었다면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여러 번 실패하고 나서 "내 능력의 한계인가 보다. 그만둘까?"라고 부정적인 질문을 했다면 전구 발명을 포기했을 것이다. '질문의 7가지 힘'을 쓴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도로시 리즈의 말이다. 그녀는 "우리는 질문을 통해 생각할 기회를 얻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게 되며, 생각을 자극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에게 질문함으로써 자칫 감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문제를 통제해주고, 더 나은 해결책을 마련해 준다"라고 했다.

부모님의 질문 방식은 아이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 "이게 제대로 나온 점수냐? 넌 왜 매번 계산 실수를 하니?" 비난하는 질문을 많이 하면 아이는 자신을 변명하고 방어하는 데 힘을 소진하게 된다. 자질과 능력을 의심하는 질문을 자주 받으면 개선책을 찾으려는 의지와 자신감을 상실하게 된다. 화가 나고 못마땅하더라도 말하기 전에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이 상처받고 마음 상하지 않을까?"라고 물어본다면 사람을 힘 빠지게 하는 많은 질문을 피할 수 있다. 실수와 실패의 순간에 "이 경험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자.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질문에 답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무엇을,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를 알면 어떤 일에서든 결국은 성공하게 될 것이다. 올해는 힘들 때마다 이런 질문을 자주 해 보자. "너무 걱정하지 마라. 시간이 지나면 더 좋아질 거야 우리 같이 힘내지 않을래?" "좀 더 즐겁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나?"

윤일현〈시인·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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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현 시인·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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