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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 대통령 당선인의 추천도서

2022-03-25

당선인이 추천한 세권의 책
정책운용 방향에 영향줄 듯
이념은 국리민복 실현 수단
사회불평등 양극화 해소는
차기정부 최우선 국정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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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업 객원논설위원

대선 직전 3월3일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요청한 '인생의 책 또는 젊은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세 권에 대해 윤석열 당선인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과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 공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추천했다. 이들은 보수층을 겨냥한 선거용일 수도 있지만 당선인이 말하는 추천사유를 보면 10대 시절 이후 당선인의 사고체계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음도 사실인 것 같다. 대통령이 가진 국가관이나 경제관은 국정 전반에 걸친 정책운용 방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개인 자유의 개념을 확립한 사회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위대한 고전 중 하나다. 밀은 권력을 행사하는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는 것을 비판함과 동시에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를 바탕으로 소수자를 억압하는 "다수의 횡포"의 위험도 통찰했다.

'선택할 자유'의 저자 밀턴 프리드먼은 개인의 자유에 바탕을 둔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했던 경제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미국 정책을 지배해온 케인스경제학이 70년대 석유파동 때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자 신자유주의에 기초한 작은 정부론과 통화주의를 제창했다. 그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줄이고 정부는 통화가치 조절 등 최소한의 기능만 하고 모든 경제활동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국가의 번영과 쇠퇴, 국가 간 경제적 불평등의 기원을 간단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저자들은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은 지리적, 역사적, 인종적 조건이 아니라 바로 '제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히 남한과 북한을 사례로 두 국가가 걸어온 전혀 다른 운명의 길을 분석하였다. "한 나라의 정치제도는 시민이 정치인을 통제하고 그들의 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결정한다"라는 명제를 제시한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저자들은 번영하는 국가들의 공통점은 바로 '포용적 제도'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포용적 정치제도'는 '포용적 경제제도'를 지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포용적 경제제도는 사유재산을 보장하고, 법체제가 공정하게 시행되며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경쟁 환경을 보장한 결과, 생산 활동을 자극하는 인센티브 제공과 끊임없는 창조적 파괴를 통해 경제적 번영을 이룰 수 있게 한다.

이 세 권의 책을 통해서 바라본 당선인의 이념적 기조는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주의, 국가개입을 축소하는 작은 정부, 네가지로, 사회주의나 국가주의(statism)적 관점과는 일관성 있게 대척점에 놓여있다.

'거대한 불평등'의 저자 조셉 스티글리츠는 1%를 위한 시장근본주의는 시장경제의 기반 자체를 붕괴시킨다고 비판한다. 그는 노벨상을 받은 주류 경제학자이지만 시장의 자기조절 기능에 회의적이며, "간섭받지 않는 시장은 재앙"이기 때문에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장한다. 좋은 정책은 '국리민복'을 불변의 가치로 두고 정확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한 문제해결의 최적의 방법이 되어야 한다. 이념은 국리민복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프리드먼의 시카고학파와 케인스학파의 논쟁은 단순한 이론논쟁이 아니라 위기상황에서 미국경제를 개선하기 위한 현실 적합성 논쟁이었다. 공산주의와 시장경제를 함께 안고 갔던 덩샤오핑의 고민과 해법에는 탈출구 없는 중국이란 현실이 있었다. 국민은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차기정부 최우선 국정과제로 요구하고 있다. 특히 MZ세대가 그렇다.
권 업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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