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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우리 역사 속 전염병…현대와 닮은꼴 '조선시대 방역수칙'

2022-04-22

미신에 기대기도 했지만 사회적 격리하고 발생지역 국가 지원
철저한 고증과 사실적 기록에 주목…역사 속 대응방법 등 조명

59쪽 2-8서울 광혜원 정측면
서울에 있던 옛 광혜원 정측면 모습. 조선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제중원'의 처음 명칭은 '광혜원'이었다. 광혜원이라는 명칭은 2주일 만에 제중원으로 바뀌었다. <출처: 규장각한국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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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주 지음/매경출판/ 388쪽/1만7천500원
'홍역을 치렀다' '학을 뗐다' '에이, 염병할 놈' 등 옛날 전염병의 지긋지긋한 기억을 담은 말들은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전염병은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팬데믹은 과거에도 있었고,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크고 작은 전염병을 극복하며 끈질기게 삶을 이어나갔다.

이 책은 철저한 고증과 사실적 기록에 입각해 조선시대 전염병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한 권에 담았다. 역사 속 전염병의 유행과 대응이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통찰력을 줄 수 있는지를 제시해 준다.

'향약집성방' '동의보감' '마과회통' 등 조선시대 대표적인 의서를 넘어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 객관적인 기록서, '양아록' '미암일기' '이향견문록' 등 개인적인 삶이 묻어 있는 다양한 일기와 문집까지 우리 역사 곳곳에 전염병의 흔적이 있다. 책은 전염병의 유행과 대응에 대해 이 같은 역사적인 기록을 바탕으로 저술해 신뢰성을 준다. 특히 전염병을 극복해 나가는 방법이 사회적 격리, 의학적인 방법의 동원, 의료인 양성, 전염병 발생 지역에 대한 국가적 지원 등 현재의 모습과 매우 닮아 있어 놀랍기도 하다.

조선시대에도 전염병이 유행하면 기본적으로 격리 조치를 취했다. 한양에 전염병이 발생하면 일단 환자나 시체를 도성 밖으로 추방했다. 성 밖에서 전염병에 걸린 환자를 전담하던 곳은 활인서였고 의원과 무당을 배치했다. 이때 무당은 '의무'라고 해 의술을 행하는 무당이었다. 활인서에서는 약물 치료보다는 죽 등의 음식물을 공급해 죽음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귀신을 겁주어서 쫓아내는 방법도 동원됐다. 무당이 나서 굿을 통해 몸에 악귀가 붙지 않도록 부채와 방울도 흔들고 장구도 치곤 했다. 전염병을 예방하고자 하는 역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여제가 상시적 또는 임시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전염병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당시 미신에 기댔던 것이기도 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의학적 치료를 넘어 백성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방편이었다.

책은 1~10부로 나뉘어 있다.

1부 '조선시대에 전염병은 무엇이었을까'에서는 역사 속 전염병에 대한 기록과 전염병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다룬다.

2부는 왕실의 의료기관 내의원, 백성들의 의료를 담당한 혜민서, 전염병 치료를 전담한 활인서, 조선 최초 근대식 병원인 제중원 등 전염병에 맞섰던 의료기관들에 대해 조명한다.

3부는 의녀들의 활동이 담겨 있다. 의녀라면 기본적인 의학 지식 이외에도 진맥, 침과 뜸, 약 등 각각의 전문 분야를 가지고 있었던 점은 흥미롭다.

이어 4부 허준과 '동의보감', 5부 정약용과 '마과회통', 6부 종두법을 보급한 지석영 등 드라마와 각종 서적을 통해 접했던 인물들이 실제 역사 속에서 어떤 활약을 했는지 만나볼 수 있다.

다음으로 7부 '작은 마마, 홍역', 8부 '조선 후기 최대의 전염병, 천연두', 9부 '19세기 조선을 휩쓴 전염병, 콜레라', 10부 '시기별 전염병의 유행'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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