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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늪, 지구를 살리는 자연의 콩팥

2022-05-10

신경용
신경용 (사회복지법인 금화 복지재단 이사장)

한국의 허파라 불리는 우포늪을 최근 다녀왔다. 보호종 식물과 멸종위기 동물이 사는 이곳은 생태계보고다. 거대한 자연사박물관이라 불리는 창녕 우포늪은 긴 세월의 역사를 이겨낸 생명들이 초여름을 맞아 새롭게 탄생하는 생명체들로 한데 어우러져 약동하는 힘으로 넘쳐 있었다.

우포늪 곳곳에 자운영 꽃들이 피어 평화와 사랑을 선포하는 듯하다. 우포늪 입구 토평천 일대에 가장 아름다운 군락을 만날 수 있었다.

늪 주변의 땅은 물기를 머금어 푹신하고 부드럽다. 몸을 낮추어 살펴보면 작은 생물들의 세계가 펼쳐진다. 자운영 꽃들 사이에서 사랑을 나누는 작은 벌떼들, 풀 밭 길을 쭉 따라 걸어가 수초가 어루어진 곳에 다달았다. 늪은 인간의 생명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파충류, 어류 등 생물의 생명의 터전이기도 하다. 토평천 주변에서 가장 아름다운 군락지를 우포늪 입구에서 만날 수 있었다.

늪 주변 땅은 촉촉하고 부드럽고 푹신하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작은 생물들의 세계가 보인다.

늪 기능은 다양한 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생물 유전자원으로의 이용가치가 높다. 홍수를 막아주는 기능이 있어 비가 오면, 뻘이 스펀지처럼 물을 빨아들여 저장하고, 많은 양의 빗물이 한꺼번에 흘러가는 것을 막아준다. 비가 그치면, 저장했던 물을 천천히 땅속과 주변으로 다시 흘려보낸다.

정수 기능도 있다. 창포나 생이가래를 비롯한 물에서 잘 자라는 식물들은 물을 썩게 만드는 영양분을 먹고, 늪 안에 물을 맑게 유지시켜 준다. 당연히 늪에는 지구 온난화 예방효과가 있다. 습지에서 자라는 풀과 나무들은 늪 바닥에서 올라오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광합성 작용을 하고 산소를 공기 중으로 내보낸다. 늪은 사람들의 식량 공급도 한다.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늪에는 자연과학적 연구조사와 자라나는 세대에게 환경교육을 할 수 있어 그 효과가 크다.

늪이란 한마디로 물에 젖어 있는 땅, 물이 주변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식물의 생태를 조절하는 주된 역할을 하는 곳으로 '물도 아니고 뭍(땅)도 아닌 지역'을 의미한다.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자연늪이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광활한 늪지에는 수많은 동·식물들이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포늪의 생성시기와 명칭은 약 1억4천만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다. 우포늪 주변을 이루고 있는 퇴적암층에서 약 1억1천~2천만년전에 살았던 공룡의 발자국 화석과 빗방울 무늬 화석, 곤충 화석이 발견되어 우포늪이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고 알려지게 되었다. 약 6천년 전인 B.C 4천년 경이라는 설도 있다. 기원전 4천년 경 지구의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육지에 얼어있던 빙하가 녹은 물로 지금의 한반도와 해안선이 구분되었다. 이 때 우포늪이 낙동강과 더불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소벌 우포늪은 소목 부근의 지세가 소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소목 뒤편의 우항산(牛項山)은 소의 목 부분에 해당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비롯된 명칭이라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여름철에 분답해야(시끄러워야) 먹을 것이 있다"는 말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여름철에 소가 일하느라고 울음 소리가 많이 나야 농사도 잘되고 사는 것이 나아진다는 믿음을 표현한 것이다. 나무벌 목포늪은 나무벌을 둘러싼 장재마을, 노동마을, 토평마을 일대에는 예부터 소나무들이 많았으며, 한국전쟁 전에는 배를 타고 건너가서 땔감으로 쓸 나무를 가져오는 지역이었다. 나무 땔감을 많이 모을 수 있는 곳이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신경용 (사회복지법인 금화 복지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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