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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맘상담실] 초등생이 즐거워하는 음악교육 "악기든 음악감상이든 아이가 선택하게 하라"

202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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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태전초등 학생들이 지난해 10월 대구시립예술단 'DAC플러스 스테이지 찾아가는 공연'의 하나로 진행된 국악 프로젝트팀 '나봄'의 공연을 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모씨(47)의 고민 중 하나는 자녀들의 음악교육이다. 아내가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자녀들은 엄마에게 피아노를 배우지 않고 있다. 가르치려고 하면 서로 목소리만 높아져 모녀 모두 스트레스를 받아서다. 김씨는 "피아노 연주는 기본이고, 다른 관악기나 현악기 하나 정도는 취미로 연주할 정도까지만 배웠으면 좋겠는데 그게 마음처럼 안된다"면서 "악기를 배우는게 도저히 안될 경우 적어도 음악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김씨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학부모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이유에서 음악교육을 하고 싶지만, 이것이 아이들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 우리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진정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

피아노·기타 등 악기만 고집말고
다양한 예술활동 통해 감성길러야

일방적인 악기교육 강요는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
아이의 취향도 존중해줘야

지역의 문화 인프라 적극 활용
창의성 계발 음악 안목 키워줘


Q: 다른 집 아이들은 다 악기를 배우는 것 같은데.

A: 부모의 일방적인 악기 교육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대부분의 아이들이 피아노 학원을 가게 됩니다. 요즘은 피아노 학원은 기본이고 더 나아가 플루트, 바이올린, 기타 등을 추가적으로 배우게 하는 가정도 많다고 하는데요. 이때 아이가 배우는 악기를 누가 선택했느냐가 중요합니다. 부모가 선택해서 일방적으로 배우라고 한 악기가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배우고 싶어 하는 악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충분한 탐색기회를 제공한 뒤 배우게 된다면 훨씬 효과적입니다.

어른들도 흥미와 관심사가 다 다르듯 아이가 좋아하고 관심 있어 하는 악기도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아이가 스스로 좋아하는 악기를 찾아보게 하고, 그 악기를 배우게 해주면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한 악기'에 훨씬 쉽게 빠져들게 될 겁니다.

만약 아이가 악기를 배우기 싫어한다면 굳이 억지로 시키지 않으시길 권장합니다. 그 시간에 아이가 좋아하는 다른 예술 활동을 통해 감성을 기르게 하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요즘은 부모님 어린 시절에 비해 예술의 영역도 정말 다양합니다. 악기만 정답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예술 활동을 경험하게 하는 부모님의 열린 사고가 어느 때 보다 요구됩니다. 아이가 악기보다는 음악 감상에 관심이 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들으며 감수성을 키우도록 해 주세요. 항상 '아이의 의견'을 배움의 중심에 두십시오. 그래야 행복한 배움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Q: 음악편식이 너무 심해요.

A: 스마트폰의 보급과 더불어 우리 아이들의 일상에서 미디어 안의 삶의 비중이 너무나 높아졌고 '유튜브'는 우리 아이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화두가 됐습니다. 코로나19로 사실상 외출활동의 자제를 받다 보니 우리 아이들은 스마트폰에서 마주하는 아이돌 가수의 현란한 몸짓과 자극적인 가사에 더 열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음악을 아이들이 즐겨 듣고 행복을 느낀다면 굳이 말릴 이유는 없습니다.

요즘 우리 아이가 즐겨 듣는 음악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함께 들어보는 것도 권장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아이의 생각과 취향도 알 수 있고, 자연스럽게 가족 간의 따뜻한 대화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가 가요를 좋아한다면 억지로 클래식, 동요, 국악 등 아이의 취향과 무관한 음악을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음악은 따분하고 졸린 음악일 테니까요. 아이가 가요를 좋아한다면 억지로 다른 음악을 강요하지 마시고 아이의 취향을 존중해주세요. 단 노래에 욕설이나 선정적인 내용이나 장면이 있다면 부모님이 거름장치 역할을 제대로 해주시면 됩니다.

2020년 기성세대가 미스트롯에 열광하고 위로를 받았듯이 우리 아이들은 방탄소년단과 같은 아이돌 가수의 음악에 위로를 받습니다. 아이돌 가수의 노래가 우리 아이들에게는 중요한 또래 집단에 속할 수 있는 문화적 열쇠이기도 하니까요.

Q: 음악을 삶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아이로 자라게 하고 싶은데.

A: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음악과의 성격을 다양한 음악 활동을 통해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음악성과 창의성을 계발하며, 음악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안목을 키움으로써 음악을 삶 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교과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공교육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이유가 바로 우리 아이들이 삶 속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음악적 자극이 많은 환경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음악적 발달과 음악 능력에 관한 여러 가지 측정에서 일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보인다고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 어떤 공연장이 있고 어떤 공연들이 열리는지 아이들과 함께 자료를 찾아보고 공연을 예매하고 관람하는 일련의 과정을 체험함으로써 음악 경험을 풍부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음악 창의도시 대구'에 걸맞게 지역 사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예술·문화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여 아이들에게 다양한 음악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세요. 문화공연은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대구학생문화센터,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오페라하우스, 수성아트피아, 국립대구박물관, 방짜유기박물관 등 지역의 문화·예술 시설에서 운영하는 양질의 무료 공연을 부지런히 활용하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부모님의 부지런함이 우리 아이들의 감성을 기를 수 있는 열쇠입니다.

지역의 문화·예술 시설 홈페이지에 가입을 하게 되면 공연과 문화예술행사에 대한 안내문자가 수시로 옵니다. 이런 다양한 문화공연 중 자녀에게 도움이 될 만한 공연을 선정해 무료로 즐기시면 됩니다. 부모님과 함께한 우리 아이들의 작은 문화체험들이 더 큰 문화를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이영미 대구태전초등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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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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